中文史哲/李白詩歌

22. 登廣武古戰場懷古

마장골서생 2011. 7. 6. 22:47

광무의 옛 전쟁터에 올라 옛 일을 회고하며

 

진나라 사슴이 들판으로 도망치자,

날리는 쑥처럼 그것을 쫓아갔다네.

항왕의 기세는 세상을 덮을만하고,

네 개의 눈동자가 빛을 뿜어내었네.

따르는 군사 팔 천 명을 지휘하여,

강동에서 일어나 천하를 누볐다네.

적제의 정령이 백제의 아들을 베고,

질타하며 함곡관 안으로 들어갔네.

두 마리 용은 함께 할 수 없는 법,

오행성과 하늘의 뜻이 일치했다네.

초왕은 웅지 펴지 못하고 사라졌고,

한왕은 제왕의 패업을 이루었다네.

검을 빼어들고 천하를 평정하고서,

귀향해 술 들며 대풍가를 부르네.

아득한 옛날 여기 광무에 이르러,

군사를 집결해 자웅을 겨루었네.

내게 국물 한 그릇을 나누어다오,

태황은 곧 너의 부친이기도 하지.

전쟁터에는 옛 자취만 남아있고,

보루는 고지에서 무너져 내렸다네.

범처럼 동굴과 계곡에서 울부짖었고,

굶주린 매처럼 가을 하늘에서 울었네.

구름이 새벽녘 진영에 늘어서고,

살기는 무지개처럼 드러났다네.

치란은 대성인만이 할 수 있는 것,

속유가 어찌 감당할 수 있으랴.

술 취해 유방을 무뢰배라 한 것은,

공정치 못한 광언에 불과하다네.

구비치는 황하 앞에서 웃노라니,

가소로워지는구나 완사종이여!

 


登廣武古戰場懷古1)

秦鹿奔野草2), 逐之若飛蓬3). 項王氣蓋世4), 紫電明雙瞳5).

呼吸八千人6), 橫行起江東. 赤精斬白帝7), 叱咤入關中8).

兩龍不並躍9), 五緯與天同10). 楚滅無英圖, 漢興有成功.

按劍淸八極11), 歸酣歌大風12). 伊昔臨廣武13), 連兵決雌雄14).

分我一杯羹, 太皇乃汝翁.15) 戰爭有古跡, 壁壘頹層穹16).

猛虎嘯洞壑, 飢鷹鳴秋空.17) 翔雲列曉陣, 殺氣赫長虹.18)

撥亂屬豪聖19), 俗儒安可通20). 沉湎呼竪子21), 狂言非至公22).

撫掌黃河曲23), 嗤嗤阮嗣宗24).


1) 登廣武古戰場懷古(등광무고전장회고): 제목이《登廣武楚漢古城》이라고 된 판본도 있다. 이 시는 天寶 3년(744) 44세 되던 해에 장안에서 관직에서 물러나 산으로 은거하기를 결심했을 때 지은 것이다. 廣武: 古城의 이름으로, 옛터는 지금의 河南省 滎陽縣 동북쪽 廣武山 위에 있다. 동쪽과 서쪽에 두 개의 성이 있다. 西漢 高祖 3년(기원 전 204)에 項羽는 東城에 주둔하였고, 劉邦은 西城에 주둔하여 서로 대치하였다. 이 시는 유방의 雄才와 智略을 빌어 이백 자신의 큰 뜻과 호방한 감정을 표현해 내고 있다.

 

2) 秦鹿奔野草(진록분야초): 秦鹿: “逐鹿”의 전고로 秦왕조의 천하를 가리킨다.《史記․淮陰侯列傳》: “진나라가 그 사슴을 잃으니, 천하가 모두 그것을 쫓아갔습니다. 이때에 있어서 키가 크고 발이 빠른 자가 먼저 얻게 되었습니다.(秦失其鹿, 天下共逐之, 於是高材疾足者先得焉.)” 張晏은 “사슴으로 황제의 지위를 비유하였다.(以鹿喩帝位也.)”라고 하였다. 이 구는 진나라의 천하가 어지러워졌다는 것을 묘사한 것이다.

 

3) 逐之若飛蓬(축지약비봉): 이 구는 천하가 어지러워지자 영웅호걸들이 들고 일어난 것을 말한다.

 

4) 項王氣蓋世(항왕기개세): 項王: 西楚의 霸王 項羽를 가리킨다. 氣蓋世: 기세가 천하를 덮는다는 의미. 이 말의 출전은 항우의《垓下歌》: “힘은 산을 뽑을만하고 기세는 세상을 덮을만하다.(力拔山兮氣蓋世)”이다.

5) 紫電明雙瞳(자전명쌍동): 紫電: 눈빛이 이글이글하고 정기가 있다. 雙瞳: 겹눈동자. 전설에 의하면 항우의 눈에 두 개의 눈동자가 있어 아주 신기하였다고 한다.

 

6) 呼吸八千人(호흡팔천인): 呼吸: 부르면 바로 온다는 의미로 강력한 호소력을 말한다. 八千人: 항우를 따라 봉기한 팔천 명의 강동자제를 일컫는다. 출전은《史記․項羽本紀》: “내가 강동의 자제 팔천 명을 이끌고 강을 건너 서쪽으로 향했다.(籍與江東子弟八千人渡江而西.)”이다.

 

7) 赤精斬白帝(적정참백제): 赤精: 劉邦은 赤龍이 감응하여 태어났다고 하여 자칭 赤帝의 정령이라고 하였다. 斬白帝:《史記․高祖本紀》에 이런 기록이 보인다. 유방이 亭長이었을 때 밤중에 豊땅의 서쪽 늪지대를 지나다가 길을 막고 있는 큰 白蛇를 만났다. 유방은 술에 취한 채 검을 빼들어 뱀을 두 동강내었다. 나중에 부하 하나가 뱀이 있던 곳을 지나다가 울고 있는 노파를 발견하고는 그 연유를 물었다. 그 노파는 “내 아들은 가을을 맡아보는 서쪽의 신인 백제의 자식이라오. 그 애가 뱀으로 변신하여 길을 막고 있노라니 여름을 맡는다는 남쪽의 신인 적제의 아들이 나타나서 칼로 두 동강을 내어 죽이고 말았다오. 그게 슬퍼서 우는 거라오.(吾子, 白帝子也, 化爲蛇當道, 今爲赤帝子斬之. 故哭.)” 유방은 봉기하여 赤旗를 세우고 민심을 불러모아 진나라의 군대와 싸워 이겨가는 것을 말한다.

 

8) 叱咤入關中(질타입관중): 叱咤: 노하여 꾸짖다. 關中: 函谷關 以西 지역을 가리키는데, 秦의 수도 咸陽을 중심으로 한다. 이 구는 진나라의 수도 함양으로 공격해 들어간 것을 말한다.

 

9) 兩龍不並躍(양룡불병약): 옛날 사람들은 천자가 眞龍이기 때문에 세상에는 두 마리의 용이 있을 수 없고, 그래서 이 두 마리의 용은 반드시 싸우게 되어있다고 여겼다. 이 구에서 말하는 “兩龍”은 유방과 항우를 가리킨다.

 

10) 五緯與天同(오위여천동): 五緯: 金․木․水․火․土의 五行星을 말한다. 與天同:《史記․天官書》에 “한나라가 일어날 즈음, 오성이 진나라의 영역인 동정에 모였다.(漢之興, 五星聚於東井.)”라는 구절이 있는데, “오성이 모이다(五星聚)”가 바로 한나라가 흥기할 길조로, 하늘의 뜻과 같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11) 按劍淸八極(안검청팔극): 按劍: ‘칼자루를 손으로 쓰다듬다’라는 의미인데, 여기서는 ‘검을 빼어들다’로 해석하는 것이 정복전쟁을 하는 시의 맥락과 어울린다.《莊子․雜篇․說劍》에 “천자의 검(天子之劍)”을 한 번 사용하면 “제후의 불의가 바로잡히고 천하의 만민이 모두 복종합니다.(匡諸侯, 天下服矣.)”라는 구절이 있다. 이 구는 유방이 천자의 검을 들고서 천하를 통일한 것을 말한다. 淸: 평화롭다, 태평하다는 의미의 ‘淸平’, ‘太平’과 통한다. 여기서는 ‘평정하다’라는 뜻으로 풀었다. 八極: 가장 궁벽한 곳을 형용하는데, 여기서는 ‘천하’의 의미로 쓰였다.

 

12) 歸酣歌大風(귀감가대풍): 歌大風: 漢 高祖 12년(기원 전 195)에 유방이 고향 沛縣으로 돌아가 고향의 父老들을 위해 잔치를 벌였다. 술이 거나해지자 유방은 筑을 치며 “큰바람 일고 구름이 날리는 어지러운 세상에, 위력을 온 천하에 떨치고 고향으로 돌아왔네. 어찌하면 용사를 얻어 사방을 지키게 할까?(大風起兮雲飛揚, 威加海內兮歸故鄕. 安得猛士兮守四方?)”라는 노래를 불렀다. 후세에 이를《大風歌》라고 하였다.《사기․고조본기》에 보인다.《文選》에서는 <漢高祖歌>라는 제목으로 이 노래와 서문을 소개하고 있다.

 

13) 伊昔臨廣武(이석림광무): 伊昔: 옛날, 이전. 유방과 항우의 군대가 광무에 이른 것을 말한다.

 

14) 連兵決雌雄(연병결자웅): 連兵: ‘무기가 서로 잇닿아있다’는 뜻으로 정면으로 맞붙어 싸우는 것을 말한다. 決雌雄:《사기․고조본기》에 楚와 漢이 광무에서 대치하게 되자 項王이 속전속결을 위해 漢王에게 “한왕과 싸워 자웅을 겨루길 바라노라!(愿與漢王挑戰, 決雌雄.)”라고 말하였다. 한왕은 웃으며 사절하였다. “나는 지혜로 겨룰지언정 힘으로 겨룰 수는 없다.(吾寧鬪智, 不能鬪力.)”


15) 分我一杯羹, 太皇乃汝翁(분아일배갱, 태황내여옹): 이 구절은《史記․項羽本紀》의 일단을 인용한 것이다. 楚漢의 군대가 광무에서 수개월동안 서로 대치하게되자 항왕은 이를 근심하였다. 마침내 제물을 올려놓을 俎(조)를 높이 걸고는 인질로 잡혀있는 한왕의 부친 太公을 그 위에 올려놓고 한왕에게 외쳤다. “지금 항복하지 않으면 너의 아비를 가마솥에 삶아버리고 말 것이다(今不急下, 吾烹太公.)” 한왕이 응수하였다. “내가 너와 함께 회왕을 섬길 당시에 어명을 받아 의형제가 될 것을 서약했다. 내 아버지는 네 아버지도 될 것이다. 네 아버지를 가마솥에다 삶는다는데 할 말이 없다. 그 삶은 국물이나 한 그릇 보내주면 좋겠다.(吾與項羽俱北面受命懷王, 約爲兄弟. 吾翁卽若翁, 必欲烹而翁, 則幸分一桮羹.)” 항왕은 노하여 태공을 죽이려고 하였다. 이때 項伯이 말리면서 말했다. “천하의 일이 어떻게 될지 아직 알 수가 없는데, 지금 천하를 경영하려는 꿈을 지닌 자는 소소한 집안일 따위는 안중에도 없을 거요. 태공을 죽여봤자 아무 덕될 것은 없고 화근만을 더할 뿐이오.(天下事未可知, 且爲天下者不顧家, 雖殺之無益, 祗益禍耳.)” 太皇: 劉邦의 아비, 즉 太公를 가리킨다.


16) 壁壘頹層穹(벽루퇴층궁): 壁壘: 그 옛날 전쟁 때 사용되었던 군영의 보루를 말한다. 層穹: 고공, 높은 곳. 전쟁 때 사용되었던 보루가 높은 곳에서 무너져 내린 것을 형용한 것이다.


17) 猛虎嘯洞壑, 飢鷹鳴秋空(맹호소동학, 기응명추공): 이 두 구는 고조 유방이 전쟁을 수행하는 모습을 형용한 것이다.

 

18) 翔雲列曉陣, 殺氣赫長虹(상운열효진, 살기혁장홍): 赫: 드러나다. 長虹: 흰 무지개(白虹)를 말하는데, 햇무리 밖으로 쏟아지는 흰 빛을 가리킨다. 옛 사람들은 구름이 늘어서 진을 이루거나 흰 무지개가 나타나는 것은 모두 전쟁을 암시하는 천체현상이라고 여겼다. 이 두 구는 고조 유방의 군대가 전쟁하는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19) 撥亂屬豪聖(발란속호성): 撥亂: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잡아 다스리다. 屬: ‘속하다’의 의미인데, 역시에서는 ‘할 수 있는 일’로 은역하였다. 豪聖: 천명에 응하고 민의에 순종하여 천하를 평정할 수 있는 大聖을 가리킨다.


20) 俗儒安可通(속유안가통): 通: ‘천하를 평정할 임무를 맡다’, 즉 ‘감당하다’라는 말로 새겼다. 

 

21) 沉湎呼竪子(침면호수자): 沉湎: 술을 과음하는 것. 여기서는 阮籍을 일컫는데, 그는 술을 아주 좋아하였다. 竪子: 남을 낮추어 부르는 말.《晉書․阮籍傳》: “완적이 광무에 올라 초한의 전쟁터를 바라보며 탄식한 적이 있다. ‘세상에 영웅이 없으니 비루한 자도 이름을 날리게 되었네.’(嘗登光武, 觀楚漢戰處, 歎曰: ‘世無英雄, 使竪子成名.’)” 이 구절은 완적이 술에 취해 유방을 비루한 자라고 부른 것을 말한다.

 

22) 狂言非至公(광언비지공): 狂言: 생각이나 주장 따위가 독단적이고 과격하다. 극단적이다. 至公: 매우 공정하다. 이 구는 이백이 유방에 대한 완적의 평가가 너무 극단적이라고 비평한 것이다.


23) 撫掌黃河曲(무장황하곡): 撫掌: 기뻐서 손뼉을 치다. 이 구는 구비치는 황하를 대하며 호탕하게 웃는 이백 자신을 묘사한 것이다.

 

24) 嗤嗤阮嗣宗(치치완사종): 嗤嗤: 비웃다. 阮嗣宗: 완적의 자가 嗣宗이다. 이 구는 이백이 유방을 조롱하는 완적을 조소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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