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文史哲/中國雜技

1. 한대 궁정에서 성행한 공연

마장골서생 2011. 7. 6. 22:36

 

1. 한대 궁정에서 성행한 공연


전한 무제(武帝) 원봉(元封) 3년(기원전 108) 봄에 “각저희를 벌이자 300리 내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구경하러 왔다(作角抵戱, 三百里內皆觀)”(《한서(漢書)․무제본기(武帝本紀)》). 무제 원봉 6년(기원전 105) 여름에 “경사의 백성들이 상림의 평악관에서 각저희를 관람하였다(京師民觀角抵於上林平樂館)”. 서울에 초대되어 온 “외국” 손님들은 “파유․도로․해중․탕극․만연․어룡․각저 놀이(巴兪․都盧․海中․碭極․漫衍․魚龍․角抵之戱)”를 하였다(《한서․서역전(西域傳)》).

“파유”는《파유무(巴兪舞)》를 말하는데 서남부 지방 소수민족인 판순만(板盾蠻)의 춤이다. “도로”는 “도로심동(都盧尋橦)”이라고도 하는데, “동(橦)”은 나무장대를 말하고, “심동(尋橦)”은 높은 장대를 말한다. “도로”라는 말에 대해서는 역대로 의견이 분분하여 한 마디로 분명하게 규정하기는 어렵다. 산이나 국명일 것이라고 한 사람도 있고, 미얀마의 “감부도로(甘夫都盧)”일 것이라 하면서, 그곳은 열대지역이라 대나무 숲이 많고 그곳의 사람들 대부분은 나무를 기어오르길 좋아한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다. 또 몇 몇 사람들은 전국 시기 “난쟁이가 창 자루를 기어오르는(侏儒扶盧)” 기술이 발전한 것이라고 고증하기도 하였다. “만연”과 “어룡”은 어룡이나 금수(禽獸)로 분장한 무도를 가리키는데, 그 중에는 대형 마술을 포함하고 있다. “각저”는 “두 사람씩 서로 맞닥뜨려, 힘․기술․재능․활쏘기․수레 몰기(兩兩相當, 角力․角伎․藝․射․御)”[《사기․대원열전(大宛列傳)》문영(文穎)의 주] 등을 공연하는 선진 시기의 잡기이다.

후한 시기는 한 무제가 “외국(四夷)” 손님을 접대할 때처럼 대규모로 하는 국내외 합동공연을 한 적은 없지만 매년 정월 초하루에 여전히 잡기공연을 거행하였고, 천자가 친히 덕양전(德陽殿)으로 행차하여 조정 문무대신들의 하례를 받았다.《진서․악지(晉書․樂志)》에 의하면, 공연할 때 “사리가 서쪽에서 나와 전 앞에서 놀고, 물결이 일어 비목어로 변하여 퍼덕이며 물을 튀기자 물안개가 만들어져 해를 가렸고(舍利從西方來, 戱於殿前, 激水化成比目魚, 跳躍嗽水, 作霧翳日)” 나중에 또 “길이가 8․9장이나 되는 용으로 변해 물에서 나와 장난치며 놀았는데, 햇빛처럼 눈부시게 빛났으며(化成龍, 長八․九丈, 出水遊戱, 炫耀日光)”, 또 여자 잡기 예인 두 명이 붉은 줄을 양쪽 기둥에 매고, 수 장(丈)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며 “줄 위에서 마주보며 춤을 추다 서로 어깨를 스쳐도 중심을 잃지 않았다(對舞, 行於繩上, 相逢切肩而不傾)”라고 하였다. 후한의 장형은《서경부》에서 동한 때의 잡기공연에 대해 “천자의 수레가 평악관에 행차하시니, 비취 깃으로 장식한 천막이 처져있네. 모아놓은 보배로운 노리개들, 기이하고 사치스럽기 그지없네. 관람할 광장으로 들어갔더니, 각저희의 묘기가 펼쳐지고 있었네(大駕幸乎平樂, 張甲乙而襲翠被. 攢珍寶之玩好, 紛瑰麗以奓靡. 臨逈望之廣場, 程角抵之妙戱.)”라고 구체적으로 묘사했는데, 크게 다섯 장면으로 나눌 수 있다.

(1) 백희(百戱)

(2) 총회선창(總會仙倡)

(3) 만연지희(曼延之戱)

(4) 동해황공(東海黃公)

(5) 진동정재(侲僮程材) 

이 중에 “총회선창”과 “만연지희” 가운데 일부 내용이 순수한 가무라는 것을 제외하고 그 나머지는 거의 다 순수한 잡기들이다. 대체로 오획강정(烏獲扛鼎)․도로심동(都盧尋橦)․충협연탁(衝狹燕濯)․흉돌섬봉(胸突銛鋒)․도환(跳丸)․도검(跳劍)․주삭(走索)․도립(倒立)․골계(滑稽)공연․마희(馬戱) 등의 레퍼토리를 포함하고 있는데, 내용상에서 보면 당시의 잡기공연에 이미 비교적 완전하게 갖추어졌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