八 佾 第 三
(凡十六章)
3․1
孔子谓季氏1, “八佾舞於庭2, 是可忍也3, 孰不可忍也4?”
공자께서 계씨에 대해 말씀하셨다. “계씨가 64명이 추는 팔일무를 뜰에서 추게 했는데, 이 일이 용인될 수 있다면 무슨 일인들 용인될 수 없겠는가?”
[주석]
1) 季氏 -- 魯나라 대부 季孫氏, 여기서는 季平子를 가리킨다.
2) 八佾舞於庭 -- 八佾: 고대의 주악무도이다. 佾은 행렬의 의미이다. 一佾이 8명이니 八佾이면 64명이다. 周禮의 규정에 의하면 天子는 八佾을, 諸侯는 六佾을, 大夫는 四佾을 士는 二佾을 사용한다고 하였다. 계씨는 대부이기 때문에 규정에 따르면 기껏해야 四佾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는 八佾을 사용했기 때문에 공자는 이를 용인할 수 없는 僭禮행위로 여겼다. 庭: 옛날 宮室이나 宗廟 正堂의 앞마당. 여기서는 계손씨 家廟의 앞마당을 가리킨다.
3) 是可忍也 -- 是: 此와 같은 뜻이다. 계손씨의 참례행위를 가리킨다. 忍: 容認하다, 참다, 용납하다.
4) 孰 -- 무슨, 무엇.
3․2
三家者以≪雍≫彻1. 子曰: “‘相维辟公, 天子穆穆’2, 奚取於三家之堂3?”
孟孫․叔孫․季孫 이라는 세 대부의 집에서 조상에게 제사를 마친 후 ≪옹≫ 노래를 부르며 제수를 물렸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옹≫시에 ‘제사를 돕는 사람은 제후이고, 천자는 엄숙하고 장엄하게 제사를 주관하시네.’ 이 두 구절의 시를 어떻게 세 대부의 사당에서 사용한단 말인가?”
[주석]
1) 三家者以≪雍≫彻 -- 三家: 노나라의 대부 孟孫氏․叔孫氏․季孫氏를 말한다. ≪雍≫은 ≪詩經≫ 중 ≪周頌≫의 한 편이다. 이 시는 고대 천자가 종묘에 제사를 마친 후 제물을 철시할 때 특별히 부르던 것이다. 徹은 “거두다(撤)”와 같은데, 여기서는 제사 후에 제수를 물리는 것을 뜻한다.
2) 相维辟公, 天子穆穆 -- ≪詩經․周頌․雍≫에 보인다. 相은 제사를 돕는 사람. 維는 語助辭로 실사적인 의미는 없다. 辟公은 諸侯. 穆穆은 엄숙하고 장엄하다.
3) 奚取於三家之堂: 奚는 “어떻게(何)”의 뜻. 取: ≪옹≫시 두 구의 뜻을 취하는 것. 堂은 사당의 중앙으로 제사 드리는 곳.
3․3
子曰: “人而不仁, 如禮何1? 人而不仁, 如乐何?”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되어 어질지 못하면 예를 어떻게 쓰겠느냐? 사람이 되어 어질지 못하면 음악을 어떻게 쓰겠느냐?”
[주석]
1) 如禮何 -- 비록 예를 사용하려고 해도 예가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뜻. 如…何는 현대 중국어의 “把…怎么样”과 같고 “…을 어떻게 하랴”로 해석한다.
3․4
林放问禮之本1. 子曰: “大哉问! 禮, 與其奢也, 寧俭2; 丧, 與其易也3, 寧戚.”
임방이 예의 근본을 물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질문이 참으로 크도다! 예의란 사치스러운 것보다는 검소한 것이 낫다. 장례의식이란 주도면밀하게 치르는 것보다는 진심으로 슬퍼하는 것이 낫다.”
[주석]
1) 林放问禮之本 -- 林放은 魯나라 사람. 本은 본질, 본원, 근본.
2) 與其~寧~ -- 비교와 선택의 접속사. ~하기 보다는 차라리 ~하는 것이 낫다.
3) 易(이) -- 일을 주도면밀하게 처리하다. 여기서는 장례의 예의를 다하는 것을 가리킨다.
3․5
子曰: “夷狄之有君1, 不如诸夏之亡也2.”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변경지역의 민족들도 군주가 있으니, 중원 화하족의 각 제후국에 군주가 없는 것만 하겠느냐.”
[주석]
1) 夷狄 -- 고대에 동방과 북방의 민족들에 대한 비칭인데 여기서는 당시 변경지역의 민족들을 가리킨다.
2) 诸夏之亡 -- 諸夏는 중국 민족의 제후국. 亡은 “없다(無)”라는 뜻이다.
3․6
季氏旅於泰山1. 子谓冉有曰2: “女弗能救與3?” 对曰: “不能.” 子曰: “呜呼! 曾谓泰山不如林放乎4?”
계씨가 태산에 제사를 지내려고 하였다. 공자가 염유에게 “네가 그를 막을 수 없겠는가?”라고 하자 “제 힘으로는 막을 수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공자가 “아아! 그래 태산의 신이 임방만도 못하단 말인가?”라고 하였다.
[주석]
1) 旅於泰山 -- 旅는 산에 올리는 제사를 말하는데 여기서는 동사로 쓰였다. 당시의 규정에 의하면 천자만이 명산대천에 제사를 지낼 자격이 있었다고 한다. 季氏는 魯의 대부였음에도 불구하고 태산에 제를 올리려고 하였다. 공자는 계씨의 이런 행위에 대해 상궤를 벗어난 행위라고 여겼다. 泰山은 山東省 泰安縣 경내에 있다.
2) 冉有 -- 공자의 학생으로, 성은 冉, 이름은 求, 자는 子有이다. 이 당시 계시의 가신이었다.
3) 女弗能救與 -- 女는 너, 당신. “汝”자와 같다. 弗은 아니다. “不”자와 같다. 救는 어떤 일이나 활동을 하지 말라고 충고하다. 그만두도록 설득하다. 관두게 하다. 與는 의문어기사. “歟”자와 같다.
4) 曾谓泰山不如林放乎 -- 曾은 뜻밖에, 설마. “乃, 竟”자와 같다. 이 구절은 뜻은 “계씨가 이처럼 상궤를 벗어나 태산에 제사를 지낸다는 것은 태산의 신이 설마 임방이 예를 아는 것만도 못하다는 것인가? 결국 예에 맞지도 않는 계씨의 제사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인가?”이다.
3․7
子曰: “君子無所争, 必也射乎1! 揖让而升2, 下而饮3. 其争也君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다툴 일이 없다. 만약 있다면 활쏘기 시합 때일 것이다! [바로 활쏘기 시합을 할 때] 서로 인사하고 양보하며 당에 올라서 시합을 한다. [시합을 마친 후] 당 아래로 내려와 술을 마시며 서로 축하한다. 이 경쟁하는 모습도 군자답다.”
[주석]
1) 射 -- 활쏘기. 여기서는 활쏘기 시합을 가리킨다.
2) 揖让而升 -- 揖은 고대의 인사법으로 손을 맞잡고 고개를 숙인다. 이 구는 활쏘기 시합 때에도 예의 있는데, 먼저 서로 읍을 하며 예를 행하고 피차 양보해가며 당에 올라 시합을 한다는 것을 말한다.
3) 下而饮 -- 飮은 음주. 여기서는 활을 다 쏘고 난 후 당에서 내려와 함께 술을 마시며 축하하는 것이다.
3․8
子夏问曰: “‘巧笑倩兮, 美目盼兮1, 素以为绚兮2, 何谓也?” 子曰: “绘事後素3.” 曰: “禮後乎?” 子曰: “起予者商也4, 始可與言≪诗≫已矣.”
자하가 물었다. “≪시경≫에 ‘미소 지을 때의 보조개 예쁘고, 또렷한 눈매 촉촉하니 아리땁구나. 하얀 바탕에 곱게 화장하였네.‘라고 했는데, 무슨 뜻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먼저 하얀 종이를 마련한 후에 한다.”는 뜻이다. 자하가 또 물었다. “그렇다면 예악은 인의 뒤에 생긴 것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를 일깨워주는 사람은 바로 상이로구나. 이제 비로소 더불어 ≪詩≫를 토론할 수 있겠구나.”
[주석]
1) 巧笑倩兮, 美目盼兮 -- 이 두 구의 시는 ≪詩經․衛風․碩人≫에 보인다. 倩은 웃을 때 얼굴에 보조개를 띤 예쁜 모습을 형용한다. 兮는 조사로 현대 중국어의 “啊”와 같은데, 구절 끝에 쓰이면 어기를 도와 놀람, 찬양, 원망, 조급함, 참을 수 없음 등을 나타낸다. 盼은 까만 눈동자와 흰자위가 분명한 물기어린 눈매를 가리킨다.
2) 素以为绚兮 -- 이 구는 ≪詩經≫에 보이지 않는데, 아마도 없어진 구절인 것 같다. 해석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素는 흰 분. 绚은 화려한 색채.
3) 绘事後素 -- 繪는 그림을 그리다. 素는 흰 바탕. 後素는 後於素의 뜻으로 ‘흰 바탕을 마련한 후에’라고 해석한다.
4) 起予者商也 -- 起는 일깨우다. 깨닫게 하다. 商은 卜商으로, 자하의 이름이다.
3․9
子曰: “夏禮, 吾能言之, 杞不足徵也1; 殷禮, 吾能言之, 宋不足徵也2. 文献不足故也3. 足, 则吾能徵之矣.”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하 왕조의 예는 내가 말 할 수 있지만 후대인 기나라는 증명하기에 충분치 않다. 은 왕조의 예는 내가 말 할 수 있지만 후대인 송나라는 증명하기에 충분치 않다. 이는 그 나라들의 역사문헌과 현자들이 부족한 원인이다. 만약 문건과 현자들이 충분하다면 나는 증명할 수 있다.”
[주석]
1) 杞不足徵也 -- 杞는 고대의 나라 이름으로 옛날 성터는 지금의 하남 杞縣에 남아있다. 전설에 의하면 夏禹 후대의 封國이라고 한다. 徵은 증명하다.
2) 宋 -- 옛 나라 이름. 옛날 성터는 지금의 하남 商丘市 일대에 남아있다. 商朝의 후대의 封國.
3) 文獻 -- 文은 역사전적. 獻은 당시의 賢者를 가리킨다.
3․10
子曰: “禘自既灌而往者1, 吾不欲观之矣2.”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체(禘)제사의 예로 첫 술을 올리는 것 이후로 나는 보고 싶지 않았다.”
[주석]
1) 禘自既灌而往者 -- 禘: 고대에 천자가 5년마다 거행하는 종묘제례이다. 그래서 이 제례를 행할 수 있는 자격은 천자에게만 있다. 灌: 제사가 시작될 때 처음 술을 올리는 것. 而往은 ‘이후’의 뜻.
2) 不欲观 -- 보고 싶지 않다. 魯에 봉해졌던 周公 旦은 成王을 보좌하여 주나라의 기틀을 다지는 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훗날 성왕은 주공의 크나큰 공덕을 기려 노나라가 비록 제후국이기는 하나 예외적으로 일부 천자의 예악을 행할 수 있도록 특사하였다. 그래서 주공의 후손들이 천자의 제사의식인 체례(禘禮)로 주공을 모시는 것도 허락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후로 노나라의 군주들은 천자의 제사의식인 체례를 사용하자 이를 본 공자는 일종의 越禮행위로 여겨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고 했던 것이다.
3․11
或问禘之说. 子曰: “不知也1. 知其说者之於天下也, 其如示诸斯乎2!” 指其掌.
어떤 이가 공자에게 체례의 의미에 대해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모르겠소. 그 의미를 잘 아는 사람이 천하를 다스린다면 그것은 마치 물건을 여기에 두는 것처럼 쉽겠지요!” 공자 자신의 손바닥을 가리켰다.
[주석]
1) 不知也 -- 모른다. 공자는 노나라의 군주가 체례를 함부로 사용하는 것에 불만스러워했기 때문에 일부로 “모른다”고 말했던 것이다.
2) 其如示诸斯乎 -- 示: “置”의 假借字로, 벌이다. 놓다의 뜻. 诸: …에. 斯: 이곳. 여기.
3․12
祭如在, 祭神如神在1. 子曰: “吾不與祭, 如不祭2.”
조상에게 제사를 지낼 때 마치 조상이 앞에 계시는 듯이 하고, 신에게 제사를 올릴 때는 신이 앞에 있는 듯이 한다고 하였느니 공자께서 “내가 직접 제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것과 같다”고 하셨다.
[주석]
1) 祭如在, 祭神如神在 -- 이 두 구절은 옛 경전 속에 있는 말로, 공자가 이를 빌어 자신의 생각을 피력한 것이다. 程子는 “제란 선조를 제사지내는 것이다. 제신이란 밖의 신을 제사지내는 것(祭, 祭先祖也. 祭神, 祭外神也.)”이라고 하였다. 앞의 祭는 人鬼를, 뒤의 祭는 百神을 가리킨다.
2) 吾不與祭, 如不祭 -- 與: 참여하다. 이 두 구절은 내가 참여하지 않고 남이 대신 제사를 지낸다는 것은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3․13
王孙贾问曰1: “‘與其媚於奥, 寧媚於灶2.’ 何谓也?” 子曰: “不然! 获罪於天, 無所祷也3.”
왕손가가 물었다. “‘방안 귀신에게 아부하느니 차라리 부뚜막 귀신에게 잘 보이는 것이 낫다.’고 하는데 무슨 말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지 않소이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는 법이라오!”
[주석]
1) 王孙贾 -- 衛나라 靈公 때의 대부로, 성은 王孫, 이름이 賈이다.
2) 與其媚於奥, 寧媚於竈 -- 이 두 구는 당시의 속어였던 것 같은데, 여기서는 비유로 사용되었다. 奥: 집의 서남방의 신, 방안 귀신을 가리킨다. 竈(조): 부뚜막신을 가리킨다. 고대 사람들은 방안 귀신이 부뚜막 귀신의 지위보다 존귀하지만 부뚜막 귀신은 음식을 관장하므로 실속이 있다고 여겼다고 한다. 與其…寧: …하느니 차라리 …하는 것이 낫다.=(與其…不如)
3) 获罪於天, 無所祷也 -- 이 두 구는 왕손가의 야심을 공자가 질책하는 내용이다. 왕손가는 당시에 위 영공의 중신으로 군사권을 장악한 실력자였다. 공자가 위 영공을 만나러 왔는데 실권자였던 왕손가가 속담을 들어 영공을 만나 아첨하느니 실력자인 자신에게 잘 보이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빈정대었다. 공자는 그의 야망을 눈치 채고는 위에 하늘이 있으니 인간은 천리에 따라야 한다고 하며 당신 같은 소인배와 야합할 수 없다고 하였다.
3․14
子曰: “周监於二代1, 郁郁乎文哉2! 吾从周.”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周朝의 禮制는 夏․商 양대의 예제에 근거해 정했으니 풍부하고 다채롭구나! 나는 周朝의 예제를 따르겠다.”
[주석]
1) 周监於二代 -- 监: 視(본받다)의 뜻. 이 구에서 근거하다, 본보기로 삼는다는 의미로 쓰였다. 周는 二代, 즉 夏․商의 예악제도를 따랐다는 의미이다.
2) 郁郁乎文哉 -- 郁郁: 원래는 文辞나 文艺방면의 재능을 말하는 것인데, 여기서는 문물제도가 성대한 모습을 일컫는다. 文: 예악제도의 성대함을 가리킨다. 乎: 然과 같은 형용사형 어미.
3․15
子入太庙1, 每事问. 或曰: “孰谓鄹人之子知禮乎2? 入太庙, 每事问.” 子闻之曰: “是禮也.”
공자께서 노나라의 태묘에 들어가 일일이 물으셨다. 어떤 사람이 말했다. “누가 저런 추읍 대부의 아들을 두고 예를 안다고 했는가? 태묘에 들어가 일일이 다 묻고 있으니 말이야.” 공자께서 이 말을 듣고는 “[이해가 안 되면 묻는 것이] 예이니라.”라고 하셨다.
[주석]
1) 太庙 -- 고대 개국 군주의 사당. 여기서는 노나라에서 최초로 봉지를 받은 군주 周公 旦의 사당을 가리킨다.
2) 鄹人之子(추인지자) -- 鄹: “郰”라고 된 판본도 있다. 노나라의 지명으로 지금의 산동 曲阜縣 일대이다. 鄹人: 공자의 아버지 叔梁紇을 가리킨다.
3․16
子曰: “射不主皮1, 为力不同科2, 古之道也3.”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활쏘기는 과녁의 관통을 위주로 하지 않고 [적중하면 되었던 것은] 사람들의 힘이 다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고대에 사례를 행했던 규칙이었다.”
[주석]
1) 射不主皮 -- 皮: 가죽. 여기서는 과녁을 대신한다. 과녁을 고대에는 侯라고도 했는데, 천이나 짐승의 가죽으로 만들었으며, 과녁의 중심을 鵠이라고 하였다. 여기서는 과녁을 관통하다로 해석. 射不主皮: 활쏘기 시합에서 과녁 맞추기를 위주로 했지 과녁을 관통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를 위주로 하진 않는 것을 가리킨다. 여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고대에 예악을 연습할 때의 활쏘기는 軍中의 武射(궁수의 활쏘기)가 아니다. 소위 “활쏘기를 통해 덕행을 관찰한다(以射觀德)”는 적중하면 되는 것이지 반드시 과녁을 관통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2) 为力不同科 -- 爲: …때문에. 科: 등급. 힘이 같은 등급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3) 道 -- 규칙. 법칙. 표준.
3․17
子贡欲去告朔之餼羊1. 子曰: “赐也! 尔爱其羊, 我爱其禮2.”
자공이 고삭례(매월 초하루 조묘에서 지내는 제사)에 바치는 산양을 없애려고 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야! 너는 그 양이 아까우냐? 나는 그 예가 아깝구나!”
[주석]
1) 去告朔之餼羊(거고삭지희양) -- 去: 없애다. 朔: 음력으로 매월 초하루를 가리킨다. 餼羊: 제사 때 사용하는 살아있는 양. 告朔餼羊: 고대에 가을과 겨울에 주의 천자가 제후들에게 다음해의 역서를 공포하면 제후들은 역서를 받은 후 그것을 조상의 사당에 보관하였다. 매월 초하루에 양을 잡아 사당에 제사한 후 조정에 들어 정무를 보았다. 이런 의식을 “고삭(告朔)”이라 하였고, 이런 의식에 사용되었던 양을 “희양(餼羊)”이라고 하였다. 당시에 노나라 군주는 직접 고삭을 행하지도 정무를 보지도 않고 단지 관련 부서로 하여금 양을 잡는 것으로 끝내었다. 子貢은 이런 유명무실한 형식과 양을 잡는 일을 없애고자 하였다. 공자는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형식을 보류하는 것이 없애는 것보다는 낫다고 여겼다.
2) 赐也! 尔爱其羊, 我爱其禮 -- 赐: 子貢의 이름. 尔: 2인칭. 당신. 너. 爱: 아깝다. 아쉽다. 애석하다. 섭섭하다. 이 구절은 예가 폐지되었더라도 양을 바치는 것이라도 남아 있으면 사람들이 고대의 제례를 복원할 수도 있지만 만약 희생양을 바치는 것마저 없애버린다면 “고삭”의 예는 완전히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공자는 그 예를 아까워했다는 의미이다.
3․18
子曰: “事君尽禮, 人以为谄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주를 섬김에 나는 신하의 예를 다했는데, 사람들은 아부한다고 여기는구나.”
3․19
定公问1: “君使臣, 臣事君, 如之何?” 孔子对曰: “君使臣以禮, 臣事君以忠.”
정공이 물었다. “군주가 신하를 부리고, 신하가 군주를 섬기는 것은 어떠해야 합니까?”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군주는 예로써 신하를 부리고, 신하는 충심으로 군주를 섬기면 됩니다.”
[주석]
1) 定公 -- 노나라의 군주로 성은 姬, 이름은 宋이다. “定”은 시호이다. 기원전 509년부터 495년까지 재위하였다.
3․20
子曰: “<关雎>, 乐而不淫1, 哀而不伤2.”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시경≫의 <관저>편은 즐거우나 음란하지 않고, 애처로우나 마음을 상하게 하지는 않는다.”
[주석]
1) <关雎>, 乐而不淫 -- <关雎>: ≪诗经≫의 첫머리이다. 淫: 과도함. 여기서는 즐거움이 지나쳐 문란하게 되는 것.
2) 伤 -- 슬픔이 지나쳐 성정의 조화를 잃는 것.
3․21
哀公问社於宰我1. 宰我对曰: “夏侯氏以松, 殷人以柏, 周人以栗2, 曰, 使民战栗3.” 子闻之曰: “成事不说, 遂事不谏4, 既往不咎5.”
애공이 재아에게 토지신의 神主를 어떤 나무로 하는지를 물었다. 재아가 대답하였다. “하후씨는 소나무를 썼고, 은나라 사람은 잣나무를 썼으며, 주대는 밤나무를 썼는데, 그 의미는 백성들로 하여금 두려워 떨게 하기 위함입니다.” 공자께서 이 말을 듣고는 재아를 꾸짖으며 “이미 한 일이니 왈가왈부하지 않겠고, 이미 끝난 일이니 탓하지 않겠으며, 이미 과거의 일이니 추궁하지 않겠다.”라고 하셨다.
[주석]
1) 哀公问社於宰我 -- 社: 土地神. 宰我: 공자의 제자로 이름은 予, 자는 宰我이다.
2) 夏后氏以松, 殷人以柏, 周人以栗 -- 夏后氏: 禹가 세운 夏 왕조. 夏后 혹은 夏氏로 불린다. 以松: 소나무로 社主(토지신의 신주)로 삼은 것을 말한다. 社主라는 것은 土地神을 대신해 만든 목제 위패이다. 고대인들은 신을 대신해 위패를 세우면 신이 위패에 깃들어 올린 제사를 즐긴다고 여겼다. 이 구는 당시 三桓氏의 전횡에 무력했던 애공에게 위압적인 정치를 하라고 부추기는 경솔한 재아를 공자가 꾸짖는 내용이다. 역자가 보기에 재아는 왕조별 신주 나무, 즉 松(sōng)은 悚(sǒng), 柏(bò)은 怕(pà), 栗(lì)는 慄(lì)와 발음이 유사하거나 같고 모두 ‘두려워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을 교묘하게 이용했던 것이다.
3) 战粟 -- 몸을 떨다. 두려워하다.
4) 遂事不谏 -- 遂: 이미 끝내다. 谏: 잘못을 바로잡다. 잘잘못을 따지다.
5) 咎 -- 조사하다. 따지다. 추궁하다.
3․22
子曰: “管仲之器小哉1!” 或曰: “管仲俭乎?” 曰: “管氏有三归2, 官事不摄3, 焉得俭?” “然则管仲知理乎?” 曰: “邦君树塞门4, 管氏亦树塞门. 邦君为两君之好5, 有反坫6, 管氏亦有反坫. 管氏而知禮, 孰不知禮?”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관중의 그릇은 참으로 작도다!” 어떤 사람이 물었다. “관중은 검소했습니까? 관씨는 세 곳에 화려한 집이 있었고 집사들도 겸직하지 않았으니 어떻게 검소했다고 말할 수 있겠소!” “그렇다면 관중은 예를 이해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주의 문 앞에야 낮은 담을 세우는데, 관중의 문 앞에도 똑같이 낮은 담을 세웠소. 군주가 다른 나라의 군주와 연회를 가질 때라야 빈 술잔을 두는 토대를 설치했는데, 관중도 똑같이 토대를 설치하였소. 관중이 예를 알았다고 한다면 누군들 예를 모르겠소?”
[주석]
1) 管仲(대략 기원전 723 혹은 기원전 716 - 기원전 645) -- 성은 管, 이름은 夷吾, 春秋 시기 齐나라 사람이었다. 齐桓公의 宰相에 임명되어 정치경제방면에 개혁을 시행하여 제나라를 春秋五霸의 하나로 만들었다.
2) 三归 -- 여러 가지 견해들이 존재한다. 세 명의 아내를 취했다(娶三姓女子)라는 설이 우선한다. 何晏의 ≪論語集解≫는 包咸이 “삼귀는 세 성씨의 여자를 취했다는 것이다. 부인이 시집가는 것을 귀라고 한다.(三归, 娶三姓女也. 妇人谓嫁曰归.)”라고 한 말을 인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1)세 곳에 집이 있었다(三处家庭)라는 설이 있다. [淸] 俞樾 ≪群经平议․论语一≫: “삼귀라고 하는 것은 관중의 말을 따른 것으로 관중이 조정에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 집이 세 군데에 있었다.(所谓三归者, 即从管仲言, 谓管仲自朝而归, 其家有三处也.)” (2)지명이라는 설이다. 이는 管仲의 采邑을 가리킨다. (3)台名이라는 설도 있다. 이런 견해들과 다음 구 “官事不摄”과 연계해서 풀어보면 아내가 셋이어서 삼귀대라 불릴 정도로 화려한 집도 세 군데나 되었고 집사들도 많았지만 겸직할 일인다기능의 집사들은 없이 사치스럽고 방만하게 관리되었다는 의미이다.
3) 摄 -- 兼职하다.
4) 树塞门 -- 树: 수립하다. 세우다. 塞: 가리다. 塞门: 문 앞에 병풍을 설치하여 내외의 시선을 막는 것으로, 오늘날의 나지막한 담과 비슷하다.
5) 好 -- 우호적이다.
6) 反坫 -- 군주가 다른 나라의 군주와 연회를 열 때 술을 마신 후의 빈 술잔을 두는 土臺를 뜻한다.
3․23
子语鲁大师乐1, 曰: “乐其可知也2: 始作, 翕如也3; 从之4, 纯如也5, 皦如也6, 译如也7, 以成.”
공자께서 음악을 연주하는 이치를 노나라의 악관에게 설명하셨다. “음악을 연주하는 순서는 대략이나마 알 수 있는 것이오. 연주를 시작할 때는 음률이 서로 어우러지고, 계속 전개되면서 조화를 이루며 박자가 분명하고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악곡이 완성된다.”
[주석]
1) 子语鲁大师乐(자어노대사악) -- 语: 알리다. 大: “太”와 같다. 大师: 음악을 관장하는 관리. 鲁大师는 직접목적어이고 乐은 간접목적어이다.
2) 其 -- 어조사로 대개, 대략의 의미이다.
3) 翕如(흡여) -- 翕: 모이다. 합병하다. 如: 然과 같은 어조사로 형용사 뒤에 쓰여 ‘…한 모양’의 뜻을 나타낸다. 여러 가지 소리가 합쳐져 성대한 소리가 되는 것을 말한다.
4) 从 -- 확대하다. 넓히다. 확장하다. 전개하다.
5) 纯如(순여) -- 음절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모양.
6) 皦如(교여) -- 음절이 뚜렷하고 분명한 모양.
7) 绎如(역여) -- 음절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모양.
3․24
仪封人请见1, 曰: “君子之至於斯也, 吾未尝不得见也.” 从者见之2. 出曰: “二三子何患於丧乎3? 天下之無道也久矣, 天将以夫子为木铎4.”
변방인 의(儀) 지역을 지키는 봉인(封人)벼슬을 하던 관리가 공자님을 알현하고 싶다고 청하며 말하였다. “군자께서 이곳으로 오시면 제가 찾아뵙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공자를 수행하던 제자가 공자를 알현하도록 해주었다. 그는 물러나오며 말하였다. “여러분은 어찌하여 선생님께서 벼슬을 잃고 천하를 주유하신다고 걱정을 하십니까? 천하가 무도한지 오래되었으니 하늘이 장차 선생님을 목탁으로 삼으실 것입니다.”
[주석]
1) 仪封人请见(의봉인청현) -- 仪: 地名인데 어디인지는 자세하지 않다. 封人: 官名으로 그 직책은 변방을 지키는 것이었다. 请见: 알현을 청하다.
2) 从者见之(종자현지) -- 从者: 공자를 수행하며 함께 주유하던 제자를 가리킨다. 见之: 见은 ‘공자에게 알현하게 하다’라는 뜻이고, 之는 ‘의봉인’을 가리킨다.
3) 二三子何患於丧乎(이삼자하환어상호) -- 二三子: 너희들. 여러분. ≪논어≫에서는 주로 공자가 제자들을 일컫거나 長者와 高官이 공자의 제자를 일컬을 때 쓰고 있다. 丧: 잃다. 공자가 노나라의 대사구 벼슬을 버리고 열국을 주유하게 된 일을 가리킨다.
4) 木铎(목탁) -- 나무 추가 달린 구리방울. 옛날 정치와 교화의 법령을 선포할 때 이를 흔들어 청중을 소집하여 듣게 하였다고 한다. 여기서는 공자가 경세의 목탁으로 그 학문과 도덕이 만세에 전해질 것이라는 의미를 비유하고 있다.
3․25
子谓≪韶≫1: “尽美矣2, 又尽善也3.” 谓≪武≫4: “尽美矣, 未尽善也.”
공자께서 순(舜)임금의 소(韶)라는 악곡을 언급하실 때 “음률이 지극히 아름답고 의미 또한 훌륭하도다.”라고 하셨지만 周武王(주무왕)의 무(武)라는 악곡을 언급하실 때 “음률은 지극히 아름답지만 의미는 완벽하다고 할 수 없다.”라고 하셨다.
[주석]
1) ≪韶≫ -- 순임금 때의 악곡명.
2) 美 -- 악곡의 선율이 아름다운 것을 가리킨다.
3) 善 -- 악곡의 의미가 완전함을 가리킨다.
4) ≪武≫ -- 周武王 때의 乐曲名이라고 전해진다. 공자는 ≪韶≫악과 ≪武≫악에 대한 평가에 같은 점도 있지만 다른 점이 있다. 이것은 순임금의 천하는 요임금이 선양한 것이고, 주무왕의 천하는 토벌로부터 온 것이기 때문에 두 악곡이 비록 “지극히 아름답기”는 하나 의미는 다르다. 그래서 하나는 “지극히 완벽하고”, 하나는 “완벽하지 않은” 것이다.
3․26
子曰: “居上不宽1, 为禮不敬2, 临丧不哀3, 吾何以观之哉4?”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윗자리에 있으면서 너그럽지 못하고, 예를 행함에 진지하지 않고, 상례에 임함에 슬퍼하지 않는다면 내가 무엇으로 그 사람됨을 살피겠느냐?”
[주석]
1) 居上不宽(거상불관) -- 높은 벼슬자리에 있으면서 백성에 대해 너그럽지 않다는 뜻.
2) 为禮不敬(위예불경) -- 为禮: 行禮, 즉 예를 행한다는 뜻. 不敬: 엄숙하거나 진지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3) 临丧(임상) -- 남의 喪事에 참여하는 것.
4) 吾何以观之哉(오하이관지재) -- 吾何以: 吾以何로 풀어야 한다. ‘내 무엇으로써’라는 뜻. 观之: 사람 됨됨이를 살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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