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文史哲/唐國史補

11. 바둑 두는 소리를 들은 왕적신

마장골서생 2009. 12. 1. 10:32

[당] 이조 지음 / 이상천 옮김 《당국사보(唐國史補)》, 학고방출판사, 2006.

 

11. 바둑 두는 소리를 들은 왕적신(王積薪聞棋)


왕적신은 바둑의 변화를 터득하고서 스스로 천하에 적수가 없다고 말하였다. 한 번은 서울로 나들이를 가다가 어느 객사에서 묵게 되었다. 등잔을 끄고 자려다가 주인 할머니가 벽을 사이에 두고 며느리를 부르며 소곤거리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이렇게 좋은 밤을 그냥 보내기 아쉬우니 바둑이나 한 판 두자꾸나?” 며느리가 대답하며 “그럴까요”라고 한다. 주인 할머니가 “몇 번째 줄에 두었다”라고 하면 며느리도 “몇 번째 줄에 두었어요”라고 하였다. 두 사람은 이렇게 수십 번을 주고받더니 어느 순간 주인 할머니가 “네가 졌구나!”라고 하자 며느리는 “제가 졌네요”라고 하였다. 왕적신은 몰래 두 사람의 말을 다 기록해 두었다. 이튿날 고부간에 둔 바둑의 형세를 복기해 보고 나서 자신은 두 사람의 의도와 생각에 미칠 수 없음을 깨달았다.

(王積薪1)棋術功成, 自謂天下無敵. 將遊京師, 宿于逆旅. 旣滅燭, 聞主人媼隔壁呼其婦曰: “良宵難遣, 可棋一局乎?” 曰: “諾.” 媼曰: “第幾道下子矣.” 婦曰: “第幾道下子矣.” 各言數十. 媼曰: “爾敗矣!” 婦曰: “伏局.” 積薪暗記. 明日復其勢, 意思皆所不及也.)



1) 왕적신(王積薪): 현종 때 시종(侍從) 관원을 지냈고 바둑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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