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商千*權容浩*姜秉喆 共譯 <孫子兵法譯注>
포항동양문학예술연구회(POLAS)의 두 번째 역서
제1편~제5편 姜秉喆 譯 / 제6편~제9편 權容浩 譯 / 제10편~제13편 李商千 譯
제7편 군쟁(軍爭)
[1]
<원문> 孫子曰:凡用兵之法,將受命于君,合軍聚衆,交和1)而舍2),莫難于軍爭3)。軍爭之難者,以迂爲直,以患爲利。故迂其途,而誘之以利,后人發,先人至,此知迂直之計者也。
<직역> 孫子 曰: 凡 用兵의 法은 將이 君에게 命을 受하여, 軍을 合하고 衆을 聚하며, 和를 交하여 舍하는 것이니, 軍爭보다 難한 것은 莫하다. 軍爭이 難한 者는은 迂를 直으로 삼고, 患을 利로 삼기 때문이다. 故로 其 途를 迂하여 利로 之를 誘하며, 人보다 後에 發해도 人보다 먼저 至하게 된다. 此가 迂直의 計를 知하는 者이다.
<의역> 손자가 말했다. 일반적으로 용병하는 원칙은 장수가 임금에게서 명을 받아 사람들을 모으고 군대를 조직해서 적과 대치하며 주둔하는 것인데, 이중 승리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을 선점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없다. 승리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을 선점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우회해야 하는 길을 바로 가는 길로 만들어야 하고, 걱정스러운 부분을 이로운 부분으로 바꾸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이 우회해서 길을 가도록 하고 이로움으로 적을 유인한다면, 적보다 뒤에 출발했다하더라도 적보다 먼저 요충지에 도착할 것이다. 이것이 우회해야 하는 길을 바로 가는 길로 바꾸는 계책을 아는 것이다.
[2]
<원문> 故軍爭爲利,軍爭爲危。擧軍4)而爭利,則不及;委軍5)而爭利,則輜重6)捐。是故卷甲而趨,日夜不處7),倍道兼行8),百里而爭利,則擒三將軍9);勁者先,疲者后,其法10)十一11)而至;五十里而爭利,則蹶12)上將軍13),其法半至;三十里而爭利,則三分之二至。是故軍無輜重則亡,無粮食則亡,無委積14)則亡。
<직역> 故로 軍爭에는 利도 있고, 軍爭에는 危도 있다. 軍이 擧하여 利를 爭한 則 不及한다. 軍이 委하여 利를 爭한 則 輜重이 捐한다. 是故로 甲을 卷하여 趨하여, 日夜로 不處하고 道를 倍하고 行을 兼해 百里를 가서 利를 爭한 則 三將軍이 擒하고, 勁한 者가 先하고 疲한 者가 後하여, 其 法대로라면 十의 一이 至한다. 五十里를 가서 利를 爭한 則 上將軍이 蹶하여 其 法대로라면 半이 至한다. 三十里를 가서 利를 爭한 則 三分의 二가 至한다. 是故로 軍에 輜重이 無하면 亡하고, 粮食이 無하면 亡하며, 委積이 無하면 亡한다.
<의역> 그래서 승리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을 선점하면 유리한 점도 있고, 위험한 점도 있다. 전군이 군수물자를 다 갖추고 유리한 환경을 선점하려 한다면, 발이 느려져 원하는 지점까지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것이다. 전군이 모든 군수물자를 버리고 유리한 환경을 선점하려 한다면, 군수물자는 손실될 것이다. 이 때문에 갑옷을 말아 가벼운 차림으로 원하는 지점으로 빨리 나아가며, 밤낮으로 멈추지 않고 속도를 높여 행군해서 백 리를 가서 적과 유리한 환경을 다툰다면, 삼군의 대장이 사로잡히고, 건장한 병사들은 먼저 도착하고 나약한 병사들은 뒤에 도착하며, 그 이치대로라면 십분의 일에 해당하는 병사들만 원하는 지점에 도착할 것이다. 오 십리를 가서 이로움을 다툰다면 선봉에선 장수는 패배할 것이고, 그 이치대로라면 반에 해당하는 병사들만 원하는 지점에 도착할 것이다. 삼 십리를 가서 이로움을 다툰다면 삼분의 이에 해당하는 병사들만 원하는 지점에 도착할 것이다. 이 때문에 군대는 군수품、식량과 비축된 물자가 없으면 전멸할 수 있다.
[3]
<원문> 故不知諸侯之謀者,不能豫交15); 不知山林、險阻16)、沮澤之形者,不能行軍;不用鄕導17)者,不能得地利。故兵以詐立,以利動,以分合18)爲變者也。故其疾如風,其徐如林,侵掠如火,不動如山,難知如陰19), 動如雷霆。掠鄕20)分衆,廓21)地分利,懸權22)而動。先知迂直之計者胜,此軍爭之法也。
<직역> 故로 諸侯의 謀를 不知한 者는 交에 豫할 수 없고, 山林、險阻、沮澤의 形에 不知한 者는 行軍할 수 없고, 鄕導를 不用하는 者는 地利를 得할 수 없다. 故로 兵은 詐로 立하고, 利로 動하며, 分合으로 變하는 것이다. 故로 風처럼 疾하며, 林처럼 徐하며, 火처럼 侵掠하며, 山처럼 不動하고, 陰처럼 難知하게 하고, 雷霆처럼 動한다. 鄕을 掠하고 衆을 分하며, 地를 廓하고 利를 分하는데, 權으로 懸하고 動한다. 先 迂直의 計를 知하는 者는 勝한다. 此는 軍爭의 法이다.
<의역> 때문에 제후의 계책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그들과 교류를 하는데 참여해서는 안되고, 산림지대、험준한 지대、늪지대의 지형을 모르는 사람은 행군해서는 안되며, 길을 안내하는 사람을 쓰지 않는 사람은 지형의 이로움을 얻을 수 없다. 그래서 군사를 부리는 것은 계책으로 적을 속여, 유리한 상황에서 움직이며, 상황에 따라 병사들을 분산하고 집중하며 변화한다. 때문에 군대는 빨라야 할 때는 바람처럼, 느려야 할 때는 숲처럼 고요하게 움직여야 하며, 적지를 공격하고 물자를 탈취할 때는 타오르는 불처럼 맹렬하게 공격해야 한다. 공격하지 않을 때는 산처럼 꿈쩍도 하지 말아야 하며, 적이 아군의 실정을 구름이 해를 가리듯 보지 못하게 하고, 공격할 때에는 벼락이 치듯 신속하게 움직인다. 적의 땅을 공격할 때에는 병사를 여러 갈래로 나누고, 영토를 넓힐 때에는 거두어들인 이익을 나누며, 이러한 것들은 적의 형세를 잘 판단하여 움직인다. 먼저 우회하는 길을 바로 가는 길로 바꾸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승리를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유리한 환경을 차지하는 원칙이다.
[4]
<원문>《軍政》23)曰:“言不相聞,故爲24)金鼓; 視不相見,故爲旌旗。” 夫金鼓、旌旗者,所以一25)人之耳目也; 人旣專一,則勇者不得獨進,怯者不得獨退,此用衆之法也。故夜戰多火鼓,晝戰多旌旗,所以變人之耳目也。
<직역>《軍政》에서 曰: “言은 서로 聞할 수 없어, 故로 金鼓로 爲하고, 視는 서로 見할 수 없어, 故로 旌旗로 爲한다.” 夫 金鼓、旌旗라는 者는 人의 耳目을 一하는데 以하는 所이다. 人이 이미 一로 專한 則 勇者는 혼자 進을 得할 수 없고, 怯者는 혼자 退를 得할 수 없는데, 此가 衆을 用하는 法이다. 故로 夜戰에는 火와 鼓가 多하고, 晝戰에는 旌旗가 多하여, 所以 人의 耳目을 變하게 해준다.
<의역>《군정》에서 말했다: “전쟁에서 장수가 말로 지휘하면 병사들이 서로 들을 수 없기 때문에 금고를 사용하며, 장수가 동작으로 지휘하면 서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정기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금고、정기라는 것은 병사들의 이목을 하나로 통일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다. 병사들이 이미 하나로 통일되어지면, 용감한 병사는 혼자 진군하지 않으며, 겁이 많은 병사는 혼자 물러나지 않는다. 이것이 병사들을 부리는 원칙이다. 그래서 야간 전투에는 불과 북을 많이 사용하고, 낮 전투에는 정기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는 병사들의 귀와 눈을 상황에 맞게 바꿔주기 위함이다.
[5]
<원문> 故三軍可奪气26),將軍可奪心。是故朝气銳,晝气惰,暮气歸27)。故善用兵者,避其銳气,擊其惰歸28),此治气者也。以治待亂,以靜待嘩29),此治心者也。以近待遠,以佚待勞,以飽待飢,此治力者也。无邀30)正正之旗31),勿擊堂堂之陳32),此治變33)者也。
<직역> 故로 三軍의 氣를 奪할 수 있고, 將軍의 心을 奪할 수 있다. 是故로 朝에 氣가 銳하고, 晝에 氣가 惰하며, 暮에 氣가 歸한다. 故로 用兵에 善한 者는 其 銳氣를 避하고, 其 惰歸를 擊하는데, 此가 氣를 治하는 者이다. 治로 亂을 待하고, 靜으로 嘩를 待하는데, 此가 心을 治하는 者이다. 近으로 遠을 待하고, 佚로 勞를 待하고, 飽로 饑를 待하는데, 此가 力을 治하는 者이다. 正正한 旗를 邀하지 말며, 堂堂한 陳을 擊하지 않는데, 此가 變을 治하는 者이다.
<의역> 그래서 적군의 사기를 꺾을 수 있고, 적장의 마음을 흔들 수 있다. 이 때문에 병사들의 사기는 전쟁이 시작될 때 가장 높고, 전쟁에 돌입하면 지쳐서 누그러지며, 전쟁이 끝날 때쯤에는 땅에 떨어져 돌아가고자 한다. 그래서 용병에 뛰어난 장수는 그들의 예기를 피하고, 그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져 돌아가고자 하는 틈을 공격하는데, 이것은 병사들의 사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잘 훈련된 군대로 혼란에 빠진 적을 대적하며, 소리 없이 조용하게 움직이는 군대로 시끄럽고 떠들썩한 적을 대적하는데, 이것은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전장에 가까이 있는 군대로 멀리서 오는 적을 기다리며, 만반의 준비를 한 군대로 지치고 곤경에 빠진 적을 기다리며, 식량이 풍족한 군대로 굶주림에 허덕이는 적을 기다리는데, 이것은 체력을 이용하는 것이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적을 막지 말며, 진영이 당당한 적을 공격하지 않는데, 이것은 적의 상황에 따른 변화를 이용하는 것이다.
[6]
<원문> 故用兵之法,高陵勿向,背丘勿逆34),佯北35)勿從,銳卒勿攻,餌兵36)勿食,歸師勿遏,圍師必閾37),窮寇勿迫,此用兵之法也。
<직역> 故로 用兵하는 法은 高陵으로 向하지 않으며, 背丘로 逆하지 않으며, 거짓으로 北해도 從하지 않으며, 銳卒을 攻하지 않으며, 餌한 兵을 食하지 않으며, 歸하는 師는 遏하지 않으며, 圍된 師는 必히 闕해주며, 窮한 寇는 迫하지 않는다. 此가 用兵의 法이다.
<의역> 그래서 용병하는 원칙은 고지를 차지하고 있는 적을 향해 공격하지 않고, 언덕을 등지고 있는 적군을 맞이하지 않으며, 거짓으로 패하고 달아나는 적을 추격하지 않으며, 정예 병사들을 공격하지 않으며, 아군을 유인하는 적의 병사들을 추격하지 않으며, 철군하는 적들을 막지 않으며, 포위된 군대에게는 반드시 퇴로를 열러줄 것이며, 곤경에 빠진 적들을 강하게 압박하지 않는다. 이것은 용병의 원칙이다.
1)교화(交和): 양군이 서로 대치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화”는 “화문(和門)”을 이르는 것으로, 군문(軍門)을 뜻한다.
2)사(舍): 군대가 주둔하는 것을 말한다.
3)군쟁(軍爭): 양군이 전쟁하기에 유리한 시기․지형․정보 등을 다투는 것을 말한다.
4)거군(擧軍): 전군이 모든 군수물자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거”는 “모든”․“전부”의 의미이다.
5)위군(委軍): 무거운 물자나 무기들을 버리고 가볍게 무장을 하고 전진한다는 의미이다. “위”는 “버리다”라는 의미이다.
6)치중(輜重): 군대에서 사용되는 무기나 식량 등의 물자를 말한다.
7)처(處): “거주하다”․“멈추다”의 의미이다.
8)배도겸행(倍道兼行): 밤낮으로 멈추지 않고 빠른 속도로 행군하는 것을 말한다.
9)삼장군(三將軍): 좌군․중군․우군(혹은 상군․중군․하군)의 장군을 말한다.
10)법(法): “이치”․“규칙”을 말한다.
11)십일(十一): 10분의 일을 나타낸다.
12)궐(蹶): “좌절하다”․“실패하다”라는 의미이다.
13)상장군(上將軍): 선두부대를 이끄는 장수를 말한다.
14)위적(委積): 비축해놓은 군수물자를 말한다.
15)예교(豫交): 교류에 참가하는 것을 말한다. “예”는 “여(與)”와 통하며, “참가하다”라는 의미이다.
16)험조(險阻): 지형이 험준하고 막혀있는 지형을 말한다.
17)향도(鄕導): 길을 안내하는 사람을 말한다.
18)분합(分合): 군사를 합치거나 분산하는 것을 말한다.
19)난지여음(難知如陰): “난지”는 아군의 실상을 적들이 알지 못하게 하는 것이고, “음”은 구름이 해를 가려 어두워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이 문장은 적들이 아군의 실상을 알지 못하도록 완전하게 가리는 것을 말한다.
20)향(鄕): “향”은 중국 고대의 지방행정단위로, 이곳에서는 적의 땅을 말한다.
21)곽(廓): “넓히다”․“개척하다”라는 의미이다.
22)현권(懸權): “권”은 “저울”이라는 의미이다. 원래 의미는 “저울을 달다”라는 의미이다. 이곳에서는 적의 형세를 저울에 달 듯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23)군정(軍政): 고대의 병법서이다. 지금은 실전되었다.
24)위(爲): “사용하다”라는 의미이다.
25)일(一): 하나로 통일시켜주는 것을 말한다.
26)탈기(奪氣): 적의 사기 내지 기세를 꺾는 것을 말한다.
27)기귀(氣歸): 적의 사기가 땅에 떨어져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을 나타낸다.
28)타귀(惰歸): 적이 지치고 힘들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함을 나타낸다.
29)화(嘩): “떠들썩하다”․“소란스럽다”라는 의미이다.
30)요(邀): “맞이하다”․“차단하다”라는 의미이다.
31)정정지기(正正之旗): 대오가 아주 정연하여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군대를 말한다.
32)당당지진(堂堂之陳): 군세가 아주 큰 군대를 말한다. “진”은 “진(陣)”과 같다.
33)치변(治變): 적의 변화에 따라 대응하는 것을 말한다.
34)역(逆): “맞이하다”의 의미이다. 적을 정면으로 맞이하여 싸우는 것을 말한다.
35)양배(佯北): 거짓으로 달아나는 것을 말한다.
36)이병(餌兵): 아군을 유인하기 위해 투입된 적의 소규모 병력을 말한다.
37)궐(闕): “빠지다”․“부족하다”라는 의미이다. 적이 달아나게 한쪽 퇴로를 열어주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