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文史哲/李白詩歌

13. 烏棲曲

마장골서생 2009. 9. 7. 11:16

烏棲曲1)

갈가마귀 깃드는 황혼의 노래



姑蘇臺上烏棲時,   오왕의 유락지 고소대 위로 까마귀 깃들 제에,

吳王宮裏醉西施.2)   궁궐 안에선 오왕과 서시 이미 취해버렸다네.

吳歌楚舞歡未畢,   오가와 초무 어우러진 즐거움 끝나지 않았건만,

靑山欲銜半邊日.3)   청산은 벌써 저물어 가는 반쪽 해를 물고 있네.

銀箭金壺漏水多,   은 바늘이 달린 금 물시계 떨어진 물이 많아져,

起看秋月墜江波,   일어나 보았더니 가을달 강물 속에 떨어져 있고,

東方漸高奈樂何!4)   동쪽엔 아침이 밝아 오니 이 즐거움 어찌 하나!


1) 烏栖曲(오서곡): 樂府의 옛 제목이다.《樂府詩集》권48《淸商曲辭․西曲歌》에 들어있다. 특히《烏栖曲》의 경우 南朝 때는 西曲에 속하여 주로 남녀의 애정 이야기를 묘사하던 것이었는데, 여기서 이백은 전통적인 題材를 벗어나 懷古나 詠史를 내용으로 창작했던 것이다. 이 시는 懷古詠史詩로 이백이 대략 天寶 원년(742) 長安으로 들어오기 전인 42세 때쯤에 姑蘇를 유력하며 지은 것이다. 이백은 이 당시에 江南 지역을 유력하면서 吳越 및 六朝시기 때의 풍물을 두루 살펴보았는데, 그는 이런 유적들에서 역사상의 흥망성쇠를 엿보았던 것이다.


2) 姑蘇臺上烏棲時, 吳王宮裏醉西施(고소대상오서시, 오왕궁리취서시): 고소대 위로 갈가마귀가 둥지로 돌아간다고 한 것은 오나라 왕 夫差가 西施와 함께 하루종일 궁궐 안에서 술을 마시며 宴樂에 빠져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姑蘇臺: 춘추시대 때 吳王의 遊樂地로, 유적지는 지금의 蘇州시 서남쪽에 있다. 南朝 때의 《述異記》의 기록에 의하면 “오왕 부차가 고소에서 누대를 짓고자 하여 3년 만에 이루었다. 둘레가 구불구불하니 가로로 5리를 뻗쳐있고 토목을 고급스럽게 장식하느라 인력을 소비하였다. 천 명이나 되는 궁녀들이 각자 춘소궁 위에 세워두고서 긴긴 밤 내 술을 마셔대었다. 술을 천 석이나 빚고 또 천지를 만들었다. 못 안에 청룡주를 만들고 배 안에 기녀와 악공들을 한 가득 싣고서 날마다 서시와 수희를 즐겼다.(吳王夫差筑姑蘇之台, 三年乃成. 周旋詰屈, 橫亘五里. 崇飾土木, 殫耗人力. 宮妓千人, 上別立春宵宮, 爲長夜之飮. 造千石酒鍾. 又作天池, 池中造靑龍舟, 舟中盛陳妓樂, 日與西施爲水戱.)”라고 하였다.


3) 吳歌楚舞歡未畢, 靑山欲銜半邊日(오가초무환미필, 청산욕함반변일): 가무가 어우러지는 가운데 해가 어느덧 서산으로 반쯤 넘어가도록 주연을 즐기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구절이다. 吳歌楚舞: 吳越荊楚 지역에서 전해오던 남방의 歌舞를 말한다.


4) 銀箭金壺漏水多, 起看秋月墜江波, 東方漸高奈樂何(은전금호루수다, 기간추월추강파, 동방점고내악하): 이 세 구절의 의미는 물시계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떨어진 물이 많다는 것은 시간이 많이 흘러 새벽달빛이 강물의 물결 속에 일렁일 정도로 밤이 새었고 동녘이 틀 때까지 주연이 계속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銀箭金壺: 고대에 시간을 알리는 계기이다. 金壺는 구리로 만드는데, 병처럼 생긴 壺 속에는 물을 저장하고 있고 호의 바닥에는 작은 구멍이 있어 물이 똑똑 떨어지게 되어있다. 銀箭은 시각을 새긴 호 안의 直立浮漂인데, 수위가 점점 내려가는 것에 따라 시간을 표시한다. 漏壺 혹은 滴漏라고도 부른다. 東方漸高: ‘高’는 ‘밝다’는 의미의 ‘皜(hào)’로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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