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文史哲/李白詩歌

14. 南陵別兒童入京

마장골서생 2009. 9. 7. 11:19

南陵別兒童入京1)

남릉에서 아이와 작별하고 경사로 가기 전에



白酒新熟山中歸,   막걸리가 새로 익을 즈음 산 속에서 돌아오니,

黃雞啄黍秋正肥.2)   누런 닭이 기장을 쪼는 가을이라 살이 올랐네.

呼童烹雞酌白酒,   아이 불러 닭 잡아 삶게 하고 막걸리를 마시니,

兒女嬉笑牽人衣.3)   아이들은 즐거워 웃으며 내 옷자락을 잡아끄네.

高歌取醉欲自慰,   노래하고 술 취하는 것 스스로 진정하고자 하나,

起舞落日爭光輝.4)   일어나 춤을 추니 붉은 빛을 다투던 해도 졌네.

游說萬乘苦不早,   천자에게 내 뜻을 설득함이 늦은 것 괴로워하여,

著鞭跨馬涉遠道5).   채찍 휘두르며 말에 올라 먼 길 떠나려고 하네.

會稽愚婦輕買臣,   회계의 어리석은 여자가 남편 주매신을 버렸다니,

余亦辭家西入秦.6)   나 역시 집을 떠나 서쪽 장안으로 가려고 하네.

仰天大笑出門去,   하늘을 우러러 크게 웃으며 문을 나서 떠나니,

我輩豈是蓬蒿人.7)   나 같은 사람이 어찌 초야에만 묻혀 살다 가랴?


1) 南陵別兒童入京(남릉별아동입경): 天寶 원년(742) 가을에 이백은 천자의 명을 받아 장안으로 갈 준비를 하였다. 그는 은거하고 있었던 徂徠山에서 내려와 東魯 任城(지금의 山東 濟寧)에 두었던 아이들과 작별을 하게된다. 이 시가 바로 이를 위해 지은 것이다. 이 시의 原題는《古意》이다. 南陵:위치에 대하여 두 가지 주장이 있다. 하나는 東魯에 있다는 설이 있다. “곡부현 남쪽에 능성촌이 있는데 사람들은 남릉이라고 하였다.(曲阜縣南有陵城村, 人称南陵.)” 다른 하나는 지금의 安徽 南陵縣에 있다는 것이다. 詹鍈 主編《李白全集校注匯釋集評》本詩의 題解를 참고하였다.


2) 白酒新熟山中歸, 黃雞啄黍秋正肥(백주신숙산중귀, 황계탁서추정비): 이 두 구는 은거했던 ‘山中’인 徂徠山에서 돌아오니 때마침 막걸리인 ‘白酒’가 익고 닭이 살찌는 가을이라는 의미이다.


3) 呼童烹雞酌白酒, 兒女嬉笑牽人衣(호동팽계작백주, 아녀희소견인의): 앞의 구는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바로 아이를 불러 닭을 잡아 요리하게 하고 기분 좋게 술을 마시는 이백 자신의 심정을 묘사한 것이고, 뒤의 구는 오랜만에 만난 아버지를 보고 기뻐서 옷자락을 잡아끄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4) 高歌取醉欲自慰, 起舞落日爭光輝(고가취취욕자위, 기무락일쟁광휘): 앞의 구는 이백 자신이 장안으로 가게 된 것을 기뻐하며 소리 높여 노래도 부르고 취하도록 술을 마시고도 싶었지만 스스로 마음을 진정시키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이곳의 ‘自慰’는 ‘위로’의 뜻이 아니라 ‘축하’의 의미라고 하겠다. 뒤의 구는 들뜬 심정을 진정하고자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손과 발이 움직이면서 검을 빼어들고 춤을 추게 되었을 때 태양도 부끄러워 서산으로 자취를 감춘다는 이백의 기분을 묘사한 것이다.


5) 游說萬乘苦不早, 著鞭跨馬涉遠道(유설만승고불조, 저편과마섭원도): 이 두 구는 이백 자신의 숙원을 표현한 것이다. 游說萬乘: 수레 하나에 말이 네 필인 것을 일 승이라고 하니 ‘만승’이면 ‘만 대의 수레’를 말한다. 周나라의 제도에 의하면 천자의 직할지는 사방 천리였는데, 수레가 만승이었다고 한다. 후세에 이를 따라 만승을 천자로 지칭하였다. 遊說: 戰國 때 언변으로 제후들을 설득하던 일. 이 시에서는 이번에 천자의 부름을 받고 장안으로 가면 玄宗이 자신의 治國安邦의 책략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것을 가리킨다. 苦不早:일찍이 가지 못한 것을 한스러워하다.


6) 會稽愚婦輕買臣, 余亦辭家西入秦(회계우부경매신, 여역사가서입진): 앞의 구는 漢나라 때 朱買臣의 고사를 빌어 자신에 대한 세인들의 경시를 조롱하며 공을 세우려는 호방한 감정과 신념을 드러내고 있다. 뒤의 구는 이백 자신에 대한 아내의 말을 표현한 것으로 나 역시 한나라 때의 주매신처럼 공을 세우기 위해 장안으로 가니 어리석은 주매신의 아내가 남편을 무시하다 후회한 것처럼 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會稽愚婦: 西漢 때 朱買臣이라는 사람은 젊어서 무척 빈궁했는데, 그의 아내가 늘 그를 무시하다가 결국 떠나버린다. 후에 주매신이 漢 武帝에게 중용되어 會稽太守에 임명된다. 그래서 시에서 주매신의 아내를 ‘회계태수의 옛날 어리석은 아내’라는 의미의 ‘회계우부’라고 했던 것이다.(《漢書·朱買臣傳》참조) 入秦: ‘秦’은 ‘長安’을 가리킨다.


7) 仰天大笑出門去, 我輩豈是蓬蒿人(앙천대소출문거, 아배기시봉호인): 앞의 구는 현종의 부름을 받고 장안으로 가는 이백의 기쁜 마음을 드러낸 것이다. 뒷구의 우리 같은 사람이 어떻게 평생 초야에 묻혀 살겠느냐 라고 한 호언장담은 바로 자신을 무시하는 세인들에게 발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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