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文史哲/中國小說

볼세비키 형제들(13)

마장골서생 2009. 8. 14. 14:23

 제 13 장


보잉 여객기가 햇빛 찬란한 바이윈(白雲) 공항에 착륙한다.

류웨이는 활기차게 짐을 들고 여행객의 대오를 따라 공항을 나오다 갑자기 친 국장이 마중 나온 인파 속에 서서 자기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것을 보고 류웨이는 좀 의외라고 느꼈다.

“친 국장님! 어떻게 국장님이 친히 나오셨습니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겁니까?”

친 국장은 류웨이의 어깨를 툭 친다. “차에 타고 보세! 어떻던가? 이번 총국에서 한달 남짓 연수했으니 수확도 적지 않았겠지?!”

“수확이 꽤 컸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국가계량법규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은 어떻던가?”

“전국 각지에서 국가계량법규를 반년동안 실시한 상황에서 보자면 문제도 많고 어려운 점도 적지 않았습니다! 모든 일이 처음엔 다 어려운 법이라고 어쨌든 과정이라는 것이 있겠지요. 들리는 바로는 동북쪽의 어떤 도시에서 계량법을 집행하던 요원을 구타한 심각한 사건도 발생했다고 합니다......”

키가 크고 뚱뚱한 친 국장은 느닷없이 앞뒤가 없는 말을 한마디한다. “그래! 우리 쪽에서도 곧 시작해야겠군......출발!”

그들은 산타나 승용차 한 대에 올라 공항을 떠났다.

달리는 차안에서 친 국장은 근심이 가득하다.

류웨이는 참지 못하고 묻는다. “국장님,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겁니까?”

친 국장은 그에게 신문 한 장을 건네준다. “자네 이 걸 좀 보게!”

류웨이가 최근에 발행된 《산청완빠오(山城晩報)》를 받았는데, 제1면 하단부에 눈에 띄는 고딕체의 큰글자의 뉴스제목《신화과학계기공장의 3급 천칭의 품질검사합격으로 대량생산 재개》과 부제목 “공장장 류얼의 과감한 품질관리로 효과를 얻다”라는 글만 눈에 띄었다. 류웨이는 약간 놀란 듯 고개를 들었다.

“허! 이렇게 빨리 생산을 재개한 겁니까? 큰형님은 정말 대단하시네!”

친 국장은 냉랭하게 말한다. “대단하고 말고! 하지만 그들은 계량국에 전혀 알리지도 않고 전자국에서 파견 나온 품질검사팀이 일방적으로 감정하고 검수를 했다네! 계량감독과 품질검사라는 이런 과정을 공공연히 무시한 행위는 그야말로 놀라운 일이지!”

“예? 계량국의 검정도 거지지 않았다고요?!” 류웨이도 몹시 놀랐다. “왜죠? 왜 그렇게 해야 했죠?”

친 국장은 무겁게 머리를 가로젓는다. “어쨌든 무슨 이유가 있겠지! 내가 이미 왕 시장에게 이 사건을 보고했네. 왕 시장도 대단히 중요하게 여겨 자네가 나서 국가계량국을 대신하여 기관과 기업을 관리하고 교섭과 협상을 진행시키며, 아울러 처리상황을 수시로 보고하도록 지명 파견하였네. 류얼은 자네의 큰형이니까 잘 설득해보게......”

“정말 말도 안돼요! 제가 바로 과학계기공장으로 가겠습니다!” 류웨이는 흥분하였다. “큰형님은 자기 식으로 일하는 것을 좋아해서 그러니 큰형님께 충고를 해야겠습니다!”

산타나 승용차가 시정부 기관의 마당으로 들어갔다.

친 국장이 차에서 내리기 전에 류웨이에게 말한다. “자! 이 차는 자네 전용으로 쓰게. 자네는 먼저 원 국장을 만나서 되도록 빨리 전자국의 품질검사팀과 계량국의 품질검사 감정팀이 같이 신화과학계기공장으로 들어가서 3급 천칭 제품에 대해 샘플시험검사를 진행하도록 안배해 달라고 청하도록 하게......”

“걱정 마십시오! 문제없습니다!”

친 국장이 차에서 내린 뒤 또 친근하게 한 마디 묻는다. “집에 가봐야지? 애가 막 백 일이 되었잖아! ......”

“괜찮습니다! 샤오천(小陳) 출발하지!” 류웨이는 손을 흔들며 말한다.

차가 그 자리에서 되돌아 기관의 정문 밖으로 나갔다.

산타나 승용차는 곧바로 전자국 기관 정문으로 들어갔다.

류웨이는 차에서 뛰어 내려 단숨에 계단을 올라가 곧장 전자국 회의실로 뛰어 들어가자 방안에는 담배 연기가 자욱하니 회의가 한참 진행중인 것이 보였다. 입구 쪽에 서서 회의를 주관하고 있던 원 국장에게 손을 흔들었다.

원 국장의 얼굴에 한줄기 불쾌감이 스쳤지만 일어나 문 밖으로 나왔다.

류웨이는 복도에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원 국장님! 신화과학계기공장은 정부계량관리기관의 품질검사와 검수를 거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생산을 재개하셨는데,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하실 지 묻고 싶습니다!”

백면서생 같은 원 국장은 류웨이의 어투가 완강한 것을 보자 마른 얼굴을 차갑게 하고 관료적인 말투로 내뱉는다.

“신화과학계기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의 3급 천칭은 결단코 이 공장에서 생산 해본 적이 없는 계량기구 신제품에 속하는 것으로 이전에 일정 기간동안 제품의 품질 문제로 잠시 생산을 중단하고 정비하고 있을 뿐입니다. 업종주관 부서에 품질 정비 후 샘플에 대한 품질 검사와 검수를 할 권한이 있고, 품질검사에 합격해서 정상적으로 재생산 할 권한도 있는 것입니다......”

류웨이는 어조가 더욱 강경해졌다. “3급 천칭은 국가가 감정 업무를 강제하는 계량기구 제품에 속하기 때문에 국가계량행정부서에 제품 품질에 대해 감독하고 검측할 권한이 있습니다. 업종주관 부서가 일방적으로 품질을 검사하고 검수하는 것은 무효입니다! 국장님께서 신화과학계기공장에 통지하셔서 우리 국의 품질 검사팀이 공장에 들어가 제품의 샘플검사를 받아들이게 해주십시오!”

“내게 명령하는 건가?” 원 국장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류웨이는 조리에도 맞고 강경한 태도도 잃지 않는 자세로 웃었다.

“아닙니다. 저는 국장님께서 계량관리기관이 법에 따라 자신의 직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전자국의 품질검사팀은 이미 외곽지에 있는 무선전신 2공장에 가서 업무를 검사하고 지도하고 있어서 하루 이틀 안에는 시간을 조정하기가 어렵네. 자네들이 직접 공장으로 가보라고!” 원 국장은 냉랭하게 말을 마치자 회의실로 발걸음을 옮겨간다.

류웨이는 앞으로 가서 원 국장을 가로막고 자기 주장을 고수한다. “죄송합니다! 국장님께서 류 공장장에게 전화 한 통 하셔서 그더러 저희 업무에 협조하라고 해주십시오. 우리는 공장 측이 국 검사팀의 감정 증서를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원 국장은 화가 나는 듯이 시계를 보고는 말한다. “난 여기서 지금 국의 당위원회 회의를 하고 있는 중이네! 회의를 끝내고 전화해도 되잖아? 류 과장 자네 너무 진지하군!”

“국장님! 지금 바로 공장에 알려 주십시오. 우리가 바로 공장에 가서 샘플을 채취하겠습니다!” 류웨이는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는다.

원 국장은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한참동안 류웨이를 노려보다가 갑자기 몸을 돌려 빠른 걸음으로 국장 사무실로 가버린다. 류웨이는 국장의 뒤를 바짝 따른다.

원 국장은 사무실로 들어가자 바로 수화기를 들고 번호를 돌린다. “......여보세요......샤오류인가? 나 라오원일세. 계량국에서 곧 공장으로 사람을 보내 3급 천칭에 대해 샘플 감정을 할거니까 자네들이 알아서 하게. 그럼!”

원 국장은 간결하게 명령하고 힘껏 수화기를 놓는다.

“감사합니다 국장님! 안녕히 계십시오!” 류웨이는 앞으로 다가가 원 국장과 악수를 하고 몸을 돌려 문 밖으로 급히 나간다.

원 국장은 활짝 열린 문을 바라보다 잠시 멍해졌지만 차츰 냉정함을 되찾자 담배 한 개피에 불을 붙이고는 다시 수화기를 든다.

“류얼 동지? 알려줄 게 있는데 자네의 동생 류웨이가 샘플을 감정하러 공장으로 갈 것이니까 협력해 주게. 그와 충돌해서는 안되네! 어쨌건 우리측 업무상 누락된 점이 있는 것이니까 그들과 맞서지 말고 별일 아닌 것처럼 만들어버리면 되는 거야. 자네가 그의 업무를 좀 해주게......젊은 친구잖아! 한창 때여서 혈기 왕성한 거야. 다시 말해 그쪽이 《계량법》을 쥐고 있지 않은가! 자네가 꼭 참아야 하네 화내지 말고! 이상이야! 그럼!”

남안 대로에 위치한 신화과학계기공장의 정문이 활짝 열려져 있고, 문 위에는 오색깃발이 나부끼고 붉은 바탕에 흰 글씨로 “경축 품질 개선 효과로 재생산 돌입”라고 쓴 큰 현수막이 공중에 걸려있다.

산타나 승용차가 공장 안으로 들어가자 기계소리 요란한 가운데 방송 스피커에서 《해방의 노래(翻身道情)》소리만 들린다.

류웨이는 품질검사팀의 기술요원 세 명을 데리고 공장 안의 보잘것없는 사무동으로 들어가 2층 공장장실에 도착하자 젊은 여공 몇 명이 붉은 천으로 큼지막한 붉은 꽃과 술을 만들어 회의용 탁자에 두르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온통 명절 분위기였다. 하지만 공장장 류얼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공장장은 어디 가셨죠?” 류웨이가 물었다.

몇 명의 젊은 아가씨들은 서로 쳐다볼 뿐 아무 반응이 없다. 그 중 담이 좀 큰 여공이 한마디한다. “공장장님은 나가셨는데요......”

“어디 가셨습니까? 우리가 오늘 오후에 온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당신들 그분을 찾아오세요!” 류웨이는 약간 화가 치밀었다.

노련하고 수완 좋은 공장의 기술과장이 난데없이 나타나 류웨이 일행에게 고개를 까딱하며 인사하고는 말한다. “류 과장! 만나서 반갑네! 공장장님은 일이 있어 잠시 나가셨네. 내게 손님들을 접대하도록 부탁했다네. 미안하이! 미안하이......”

류웨이는 화를 꾹 참으며 잠깐 생각하더니 말한다. “사오(邵) 과장님! 그렇다면 과장님께서 저희들이 샘플을 채취할 수 있도록 창고로 안내해 주시죠! 부탁합니다!”

사오 과장은 겸손하게 말했다. “가지! 류 과장 가자고! ......”

생산기술과장은 계량국 관원들을 공장의 외진 곳의 제품 창고로 안내해 가서 보관원에게 문을 열게 하였다. 창고 안에는 이미 밀봉 포장된 3급 천칭제품들이 잔뜩 쌓여 있고 또 수시로 어떤 사람이 작은 지게차를 몰고 화물을 들기도 하고 옮기는 것만이 보인다.

류웨이는 품질검사팀 요원을 지휘하여 완제품 포장 박스 3개를 골라 봉인을 붙이고 돌아서서 사오 과장에게 말한다.

“사오 과장님! 저녁 8시에 정식으로 박스를 개봉하여 검사할 것이니 과장님께서 반드시 참석하셔서 현장을 지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오 과장은 불에 덴 듯 뒤로 물러난다. “안 돼. 못해! 내가 어떻게 국가에서 하는 감정에 끼어 들 자격이 되겠는가! 게다가 나는 저녁에 병원에 병 문안도 가야하고......안 돼! 안 된다고!......”

“그렇다면 전자국 품질검사팀의 감정증서를 우리에게 가져다 보여 주시겠습니까? 고약한 며느리 언젠가는 시부모를 만나게 될 거라고 했듯이 결국 알게 되겠지요! 그렇죠?” 류웨이는 한 손을 내밀며 싱글벙글 웃는다.

“그건......좀 곤란하네. 공장장님께서 이 일을 내게 분부한 적이 없어서......” 사오 과장은 눈을 두리번거리며 애매한 태도로 말한다. “류 과장. 날 난처하게 하지 마시게!”

류웨이는 그의 어깨를 살짝 건드리고는 “과장님. 기왕에 감정 검수에 합격했다면 무엇 때문에 감정증서를 사람들에게 공개하려 하지 않는 겁니까? 사오 선생님. 선생님은 진실한 지식인이시고 또 제게 인생의 선배이시자 학교 선배이시기도 하시니 저에게 사실대로 말씀해주십시오. 검수에 정말 합격한 겁니까?”

사오 과장은 눈을 감으며 나지막이 말한다. “자네가 직접 보게!”

사오 과장은 사무실의 금고에서 감정증서를 꺼내어 류웨이에게 건네준다. 류웨이는 받아 한번 훑어보더니 순간 얼굴색이 변한다.

“엉터리야! 이것이 계량기 제품의 품질검사 감증서입니까? 완전히 쓰레기지!” 류웨이는 갑자기 탁자를 치고 일어나며 분노로 얼굴이 온통 벌개져서 큰 소리로 고함을 친다. “공장장은 이 일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법규를 잘 모른다고 쳐도 과장님은 너무 잘 아시는 계량기기 전문가시고 생산기술 과장이시면서 최소한의 법규도 모르신단 말씀입니까?! 계량기 제품의 성능시험은 필히 국가표준에 의거하여 세 대의 샘플에 규정된 40여가지 시험항목을 전부 실시해야 하고, 또 항목별 시험은 반드시 모두 합격해야만 대량생산에 투입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뭘 한 겁니까? 주관 국의 품질검사팀은 예상외로 6세트의 샘플을 각각 항목별로 시험감정을 실시해서 데이터가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누락부분도 너무 많아서 계량기 제품의 품질검사와 검수 요구에 전혀 부합하지 않고, 완전히 한 데 모아 눈감고 아옹하는 식으로 ‘합격’시킨 겁니다. 이것은 허위로 날조한 겁니다! 여러분들은 비참한 대가를 지불해야할 겁니다!......”

사오 과장은 계량국 관원의 훈계를 듣고 억울하다는 듯이 고개를 들더니 낮은 소리로 변명한다. “류 과장. 나는 감정과 검수에 참여하지 않았네! 이것은 모두 공장장 혼자서 한 일이야. 나 기술과장은 애초에 귀머거리 취급을 받아 정말이지 손을 쓸 수가 없었네! 국에서 바짝 조이는 데다 우리도 과학계기공장의 이미지 개선에 쫓겼기 때문에 품질검사 표준을 낮출 수밖에 없었지!”

류웨이는 식식거리며 그 감정증명서를 책상 위에 내던지고 냉랭하게 묻는다. “고객들에게 몇 대나 팔았습니까?”

“아마......아마 백 여 대(臺) 정도 될 걸세. 계약한 회사들은 납품만을 기다리고 있고, 더군다나 공장에서는 자금 회전도 아주 곤란하다네......” 사오 과장이 대답했다.

류웨이 분노하였다. “이것은 사람을 함정에 빠뜨리는 아닙니까?! 여러분들은 간이 너무 큰 것 아닙니까? 안됩니다! 즉시 생산을 중단하십시오! 판매된 불합격 제품은 모조리 회수하십시오!”

사무실 입구와 복도에는 이미 소식이 듣고 달려와 구경하는 간부와 직원들로 가득 찼다. 그들의 눈은 벌써 걱정들이 그득하였다.

“서우로우(瘦肉)”가 사람들 틈을 비집고 나와 사정하듯이 말한다. “류형! 높으신 분이 좀 관대하게 봐주시오. 모두들 다 아는 처지고, 여기 일자리도 쉽지 않아요. 전 공장 400여명이 70일이 넘도록 밤낮으로 작업해서 가까스로 검수에 합격해서 생산을 재개했는데 다시 하라고 하다니요! ......정말이지 다시 할 수는 없어요. 류형! 중을 보지말고 부처의 얼굴을 보라고 했듯이 공장장님도 쓰러질 정도로 힘들어하셨고 사실 흰머리가 더 늘었어요! 그분은 언제나 우리들의 큰형님 아닙니까! ......”

“당신 이따위 원칙 없는 어리석은 말 마시오!” 류웨이는 식식거리며 그의 말을 자르고 큰 소리로 말한다. “우리가 제조생산하여 판매하는 것은 계량기 제품입니다. 동지 여러분! 시장에서 장을 볼 때 저울이 정확하지 않다면 마음 편하겠습니까? 더군다나 이것은 정밀계기입니다! 아주 미세한 차이라도 그 파급 효과는 엄청나서 국가와 사회에 메울 수 없는 어마어마한 손실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류 공장장님의 머리가 어떻게 되기라도 한 겁니까?!”

“됐어! 모두들 수십 년을 헛살아왔고 너 혼자 잘났구나!” 문 밖에서 한 마디 호통소리와 함께 류얼이 어두운 표정으로 들어온다.

류웨이는 “큰 형님! ......”하고 외쳤다.

“여기에 너의 큰형 없어!” 류얼은 싸늘하게 동생의 말을 자르며 말한다. “류 과장! 우리 공장의 3급 천칭 샘플은 주관 국 품질검사팀 전문가의 감정과 검수를 거쳐 합격하였고 아울러 국에서 대량생산 재개에 동의하는 정식 통지를 얻어냈는데 우리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는 거야?! 나는 계량국이 일방적으로 기업의 생산을 중단 명령하는 것은 이유 없는 것이고 무효한 것이라고 선언한다. 류 과장 착각하지 마. 명령을 하는 사람은 나지 자네가 아니야! 물론 내가 제품품질을 책임질 것이고 또 전 공장의 직공과 전 공장의 생산을 책임지지! 100여 대의 천칭은 다 팔려나갔는데, 그걸 산 고객들이 다 바본 줄 알아?! 헛소리 그만하시지. 해야할 일 하면 되는 거야! 동지들, 갑시다!”

“큰 형님! 서두르면 그르치게 됩니다! 품질은 기업의 생명입니다! 저우따한(周大漢)의 교훈을 잊었습니까? 형님은 절대로 실패해선 안됩니다!” 류웨이의 말도 날카롭고 격렬하게 변하였다.

자존심과 자신감으로 뭉친 류얼은 피가 순간 얼굴로 솟구치는 듯 냉혹하면서도 오만하게 되돌아 와 동생을 쳐다보며 말을 극단적으로 한다. “너의 충고 고맙다! 나 류얼 아직 너의 훈계를 들을 만큼 살지 않았어. 마음대로 해봐!”

말을 마치자 고개를 획 돌리며 직공들을 이끌고 계단 쪽으로 걸어간다.

류웨이의 두 눈에 불이 뿜어져 나올 것처럼 화가 치밀어 말이 나오지 않았다.

석양이 기울 무렵 류웨이는 계량국 품질검사감정팀을 이끌고 신화과학계기공장을 떠났다.

산타나 승용차가 췌이지앤(崔健)의 《무소유(一無所有)》라는 노래 소리가 방송으로 나오는 가운데 공장 문을 나선다. 류웨이는 머리를 돌려 천천히 닫히는 부채식 철대문을 원망스럽게 바라보다 자기도 모르게 말이 나온다. “철저하게 실패하지 않으면 형님은 정신 못 차릴 겁니다!”


시당위원회 안마당 녹음이 드리워진 화원식 작은 건물 문 앞에 승용차들이 가득 주차되어있고 위층에서 이따금씩 유쾌한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넓고 쾌적한 회의실 안에 좌담회에 초청되어 온 몇 명의 고급 지식인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시당위원회 제1서기 사원신(沙文心)과 시장 왕뤠이(王銳) 등 시의 지도자들이 회의실로 들어서 자리하고 있는 과학자, 교수들과 일일이 안부 인사를 한다. 사원신은 특별히 백발이 성성한 노과학자 앞으로 다가가 몸을 숙이고 그와 친근하게 얘기를 건넨다......

두 시 정각에 회의가 시작되었다. 시장 왕뤠이가 회의를 주재한다.

“우리 계속 회의합시다. 오늘 우리 시에서 저명하신 과학자와 교수님들을 이 고위층 좌담회에 초청한 것은 사 서기께서 친히 제의하시고 주재하신 것으로 과학에 대해, 지식에 대해, 인재에 대한 시당위원회 시정부의 존중을 표합니다. 오전에 이미 여러분의 훌륭한 의견과 건의를 청취하였고, 사 서기께서 점심 때 우리 시의 몇 분의 책임자 동지를 찾아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지금 사 서기님을 청해 몇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말을 마치자 앞장서 박수를 친다. 회의실 안에 박수소리가 울려 퍼진다.

사원신은 연신 손을 흔들며 간절하게 모두에게 말한다. “오늘은 제가 주인이고, 과학자 교수님들은 우리가 특별히 청한 귀하신 손님들이신데 어디에 손님들이 주인에게 박수를 치는 경우가 있습니까? 저는 이후로 지도자 동지들이 출석하는 회의가 있을 때 모두 무원칙한 박수는 요구하지 말기 바랍니다. 아직 말도 하지 않았는데 무슨 근거로 박수를 칩니까? 말을 잘해야 박수를 치고, 못했으면 박수를 치지 말아야 하는 데, 그래도 박수를 칩니까?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은 모두 대과학자 대교수님들이신데 여러분에게 박수를 청하는 건 우리가 정말로 견딜 수 없습니다.”

과학자와 교수들은 모두 웃으며 또 한차례 박수를 친다.

사원신의 친근하면서도 자유로운 개막사는 회의장의 분위기를 활기 있게 만들었다. 그는 주제를 시작하였다.

“7년여 전에 제1차 전국과학대회에서 등샤오핑(鄧小平) 동지에게 중요한 한 편의 연설이 있었는데, 주로 시대의의를 긋는 두 가지 관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과학기술은 생산력’이라고 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중국의 지식인은 이미 노동자 계급의 일부분’이라는 것입니다. 당시에 무엇 때문에 이 두 마디를 강조해야 했을까요? 논쟁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현재 7년여가 지났고 논쟁도 벌써 종결되었습니다. 결론은 누가 했냐는 것입니다. 그것은 개혁개방의 위대한 실천이고, 인민대중의 절실한 체험입니다. 현재 산골짜기에 사는 늙은 농민도 과학기술이 강력한 생산력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이 생산을 발전시킬 수 있고 인민의 생활을 부유하게 만들기 때문이지요. ‘실천은 진리를 시험하는 유일한 표준’입니다. 제가 보기에 바보만이 이 점을 부인할 것입니다!”

사원신은 잠깐 시계를 보고 나서 계속 발언한다.

“여러분께서는 오전에 과학기술체제개혁의 문제를 토론했는데, 왜냐하면 과학기술계는 경제건설 쪽으로 향해야 하고 개혁개방의 대세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경제체제를 개혁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도 인재이고, 과학기술체제를 개혁하는 데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산청으로 와 일한 시간이 길지 않지만 약간의 조사와 연구 업무를 했고, 과학계, 교육계, 지식계의 많은 전문가들과 사귀게 되었습니다. 저와 왕 시장님도 여러 차례 이 방면의 문제를 거론한 적이 있는데, 우리는 초보적이지만 이렇게 몇 가지의 계획이 있어 여러분에게 제기하여 의견을 구하고자 합니다. 첫째, 매년 과학자와 전문 교수님들에 의해 약간의 실제적인 문제가 해결되도록 보증하고 모두를 위해 약간의 좋은 일 혹은 실제적인 일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지식을 존중하고 인재를 존중하는 사회환경을 만들어 출중한 인재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재는 여러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만능인이 아니라고 해서, 당원이 아니라고 해서, 학력 혹은 경력이 없다고 해서, 심지어 이런 저런 결점이 있다고 해서 진정한 인재를 매장시켜버릴 수는 없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갖추길 바란다면 진정한 재능이나 학식은 없고, 권력자에게 빌붙는 용재(庸才)와 바보(蠢才)들이 물을 만난 고기처럼 출세할겁니다! 셋째, 적당한 시기에 두드러진 공헌을 한 우수 과학기술 전문가와 지식인들이 있으면 포상을 할 것입니다. 그들에게 당연히 있을 사회적 명예와 지위 이외에도 그들의 물질적 생활도 부유해지게 해야 합니다. 과학자와 교수는 무엇 때문에 백만장자 아니 억만장자가 되어서는 안됩니까? 우리는 떳떳하게 그들이 부자가 되도록 조건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

과학자와 교수들은 다시 뜨거운 박수로 시당위원회 제1서기의 옹호와 환영을 표시하였다.

바로 이때 호우예밍(侯也鳴)이 양복차림에 큰 가방을 끼고 바삐 회의실로 들어서며 일 처리에 바쁜 것처럼 군다. 그는 모두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며 연신 미안하다고 말한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늦었습니다! 방금 홍콩화예(華業)그룹의 한 합자회사 개업식과 연회에 참석했다가 몸을 뺄 수가 없어서......”

회의가 중단되었고 모두 차가운 눈길로 지각한 사람을 쳐다본다.

왕뤠이는 원만히 수습하기 위해 소개한다. “소개하겠습니다. 이쪽은 시과학위원회 호우 부주임이자 《과학기술정보연구》잡지의 주 편집인이기도 합니다.”

“호우예밍, 호우예밍!” 호우예밍이 막 자리에 앉으려다 다시 일어나 시당위원회 제1서기를 향해 우렁차게 자신의 이름을 대고 보충한다. “전임 부시장 겸 과학위원회 주임 챠오디(喬迪) 동지가 베이징에 머물며 국가과학위원회 부주임을 맡게 되셔서 현재 제가 잠시 과학위원회의 일상적인 업무를 주재하느라 업무가 약간은 복잡합니다......”

시당위원회 제1서기는 냉랭하게 그의 고백을 자르고 천천히 말한다. “내가 보기에 당신 초청에 좀 적게 가고, 주제넘게 나서는 것 좀 줄였으면 하는데? 이렇게 많은 과학자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잖소. 당신 같은 과학위원회 부주임의 기세가 그렇게 큽니까? 업무가 그렇게 바쁩니까?! 당신은 11분이나 지각했어! 모두의 시간은 황금으로 계산한다면 당신 배상할 수 있어?! 내가 보기에 당신은 이 좌담회에 참석할 필요가 없는 것 같으니 나가 주시오!”

호우예밍은 하얗고 마른 얼굴이 금방 새빨개져서 난처한 듯 왕뤠이을 바라보며 간청하듯 말한다. “아이고, 이건 ...... 제가 반성하겠습니다! 반성합니다! 여러 지도자와 선생님들께 용서를 구합니다! ......”

호우예밍은 아주 불쌍하게 작은 두 눈을 내리깐다. 땀이 비 오듯이 한다.

왕뤠이는 얼굴을 한 쪽으로 돌리고 무표정하게 담배를 피운다.

호우예밍은 도저히 어쩔 수 없어 가방을 끼고 낙심한 채 머리를 숙이고 회의실을 나갈 수밖에 없었다. 과학자들은 숙연해졌다.


한밤중이다. 뿌얼스웨이커 형제들의 작은 옥탑방 안에 부드러운 등불이 밝혀져 있다.

쇠약하고 병든 쓰웨이는 병상에 반쯤 누운 채 얼굴색은 창백하고 두 뺨에 붉게 물들었으며, 그치지 않고 간간이 기침을 해대며 심지어 칵 하고 피를 토해낸다. 류뿌는 눈물을 글썽이며 수건으로 입가의 피를 닦아주고 그를 부축하여 몸을 일으키고는 한 모금 한 모금씩 그에게 약을 먹여준다.

누군가 가볍게 문을 두드린다. 아주 예의 있게 두드린다.

류뿌는 다가가 문을 열고는 어디선가 낯이 익은 듯하고 생각한다.

“저......누굴 찾으세요?”

호우예밍은 다정하게 부른다. “형수, 날 잊었어요? 호우예요! 호우예밍이라고요! 쓰웨이의 옛친구......”

“아......들어오세요. 쓰웨이는 병이 들었어요.”

호우예밍은 과일통조림과 보약 같은 것이 든 바구니를 들고 방안으로 들어와 곧장 쓰웨이의 앞으로 간다.

“야, 친구! 어떻게 또 병으로 누운 건가? 빨리 누우시게!”

쓰웨이는 억지로 웃으며 침대 앞의 의자를 가리킨다.

“이보게, 자네는 정말 귀한 손님일세. 앉게, 내 가까이는 오지 말게, 전염되지 않게 조심하게......”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전염이 두려웠으면 오지도 않았을 걸세! 우리는 수십 년 친구일세. 어째서 이렇게 남 대하듯 하는가?”

호우예밍은 입으로는 이렇게 큰 소리로 말하지만 여전히 조심스럽게 의자로 물러나 앉으며 병자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류뿌는 뜨거운 물 한잔을 따르고 마지못해 응대한다. “뭘 이렇게 많은 사오세요? 쓰웨이도 먹을 수도 없는데, 괜히 돈만 쓰게 했네요......”

호우예밍은 언짢은 모양을 하고 여주인을 보며 말한다. “형수의 이 말은 남 대하듯 하는 것 아닌가요? 나는 오늘에야 우연히 친구가 병이 들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밥도 먹지 않고 급히 거리로 나가 먹을 것 좀 사서 보러 온 건데 어떻게 돈을 썼다고 하십니까? 당연한 것이지요!”

류뿌는 말없이 그저 고개를 숙이고 한 쪽으로 물러났다.

“어떤가? 좀 좋아졌는가? 아니면 지병이 도진 건가?” 호우예밍은 친절하게 물으며 바구니에서 먹을 것을 하나 하나 꺼내어 작은 탁자에 한 가득히 내어놓는다.

쓰웨이는 숨을 몰아 쉬었지만 눈에 즐거운 듯한 빛을 발한다. “듣기에 자네 또 승진했다며? 자네는 관운이 형통일세! ......”

호우예밍은 연신 손을 흔든다. “에이! 우리 같은 사람을 자네가 아직 모른단 말인가? 몇 년 정도 하는 거야! 연령, 학력, 자격, 재능......말이야 바른 말이지 자네가 이런 병 때문만 아니라면 아마 벌써 중앙의 부장이 되었을 거네! 그렇지 않나요, 형수?”

류뿌는 억지로 웃고는 묻는다. “라오 호우 오늘 일이 있어 오신 거죠?”

“아이고! 내 정신 좀 봐, 정말로 일이 있어 왔습니다!” 호우예밍의 얼굴 색이 정중한 빛을 띠고 온후하면서도 정성스런 모양을 한다. “나는 일간 아마도 성위원회당간부학교의 고급간부반에 입교할 겁니다. 이번에 가면 3개월은 못 돌아 올 거예요. 떠가기 전에 직원을 모집할 기회를 있어 친구가 바라던 수년간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어요! 이 일은 내가 말하면 그만이고, 직장도 그런 대로 괜찮은 것 같은데, 시과학위원회 예하의 과학기술출판사로 새 부서예요. 먼저 노동자 명의로 노동국을 통과해 파견되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편집업무를 하는 것이거든요. 나중에 다시 천천히 간부 대우 문제를 해결하면 됩니다......보세요! 내가 모집원서를 가져왔으니까 작성하고 나서 바로 처리하도록 합시다! 내게 맡겨요! 형수, 어때요?”

류뿌는 전혀 흥분되는 것 같지 않았고, 푹 끓인 버섯탕을 가져와 남편 옆에 앉아 아무 생각 없이 얼버무리듯이 말한다. “호우 부주임이 마음을 쓰셨네요. 관직에 있으면서 옛친구를 걱정해 주시니 고맙네요......”

쓰웨이는 웃으며 직원모집원서를 받아들고 훑어보더니 아무 말이 없다.

“또 봐요! 형수 또 사양한다는 말 한 것 아니죠? 나 같은 사람은 다른 장점은 하나도 없지만, ‘물 한 방울의 은혜에 샘물로 갚는 거죠’ 바로 감정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거지요!” 호우예밍은 감정을 움직일 것처럼 말하였다.

류뿌는 남편을 부축하며 버섯탕을 먹이며 자신도 모르게 웃으며 묻는다.

“예? 쓰웨이가 당신에게 무슨 도움을 주었다는 거죠? 내가 어떻게 모른 거죠?”

“그건 말예요......우리 남자들끼리의 일이니 말씀드리지 못하는 것 이해해 주세요! 하하......” 호우 부주임은 웃음을 터트린다.

쓰웨이는 웃음을 지으며 호우예밍을 쳐다보고는 잠깐 침묵을 지키다가 말한다. “이보게, 자네의 호의는 내 마음으로 받겠네. 대단히 고마워. 정말이네! 일 자리 문제는 내가 오랫동안 생각했던 거였지. 한평생 집에서 밥이나 축내고 잇을 순 없지 않은가? 하지만 내 몸은 내가 잘 알아, 이미 더 이상 사회의 일에 참여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네......”

류뿌는 남편의 말을 받아 솔직하게 말한다. “쓰웨이의 일생은 이렇게 지낼 거예요! 내가 저이랑 결혼할 때도 저이더러 나가 일 할거라고는 생각 안 했어요. 이렇게 지내는 것이 아주 좋아요! 먹을 것도 입을 것도 크게 부족한 것 없이 편하게 집에 있을 수 있고, 저이한테서 정신적으로나 건강상으로도 스트레스가 없어요. 아내로서 저는 기꺼이 원하는 거예요! 모집원서는 호우 부주임께서 거두어 주시고 젊은이들의 문제나 해결해 주세요! 사회에 취업을 기다리는 젊은이들이 일거리를 찾고 있잖아요......”

“아이고, 정말 의외네요! 부부 두 사람이 이 문제를 이렇게 대단한 걸로 보다니! 내가 정말이지 소인의 마음으로 군자의 속을 헤아리려고 한 것이었네요......” 호우예밍은 탄식하듯이 말하지만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묻는다. “정말 더 이상 받아들일 여지가 없는 건가요?

부부는 그를 바라보며 천천히 그리고 완강하게 고개를 젓는다.

호우예밍은 가볍게 그 “모집원서”를 톡톡 치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아이고, 아깝네, 아까워......”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이 묻는다. “참? 자네 집안의 넷째 동생 류웨이의 부인이 구에서 설립한 집단소유제 공장에서 일한다고 하지 않았나? 뭣하면 이 모집원서를 그 부인에게 주자고! 어쨌든 평생직업을 움켜잡는 것이고 더군다나 부서도 정말 괜찮으니 말야! 그래, 그렇게 하자고!”

호우예밍은 흥분되는 듯이 말하며 또 모집원서를 건넨다.

류뿌는 고개를 저으며 정중하게 말한다. “호우 부주임님,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집안의 일은 우리 집안 스스로 해결합니다. 더군다나 궈옌은 공장 안에서 일도 아주 잘하고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두 사람이 먼저 궈옌과 상의 좀 해보죠?” 호우예밍은 당사자 보다 더 다급해 한다. “쉽지 않은 기회야!”

류뿌는 단호하면서도 부드럽게 말한다. “상의할 필요 없습니다. 이 일은 내가 큰 언니로서 올케 대신 결정하겠어요. 호우 부주임님의 호의는 고맙습니다. 올케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과학위원회에 취직하지 않을 거예요.”

호우예밍은 재차 완곡한 거절에 부딪히자 더 이상 권할 수도 없어 그 모집원서를 거두어들이면서 씁쓸하게 웃으며 말한다.

“아이고, 큰언니는 정말로 사람됨이 너무 진지합니다! 우리 같은 범부들은 문제를 보는 것이 그렇게 실제적이어서 말입니다......”

쓰웨이가 탕을 다 마시자 아내는 부축하여 천천히 눕힌다.

“이보게, 정말 미안하이, 난 좀 누워야겠네......”

호우예밍은 황급히 손을 내저으며 말한다. “누우시게, 누워! ......참! 떠나기 전에 옛친구를 봤으니 나도 안심이 되는군!”

말을 하며 몸을 일으키며 작별을 고하는 모양이더니 갑자기 또 아무 생각 없이 되는 대로 말하는 듯이 한마디 묻는다. “사 서기님이 최근에 오시지 않았지요?”

류뿌는 조금은 의아하게 그를 쳐다보며 “아뇨! ......”

호우예밍은 빙긋 웃더니 하얗고 마른 얼굴이 붉어졌고 남에게 도움을 바라는 모양을 한다. “아, 그렇군요. 내가 듣기로 사 서기님이 한 폭의 훌륭한 글자를 쓰셨다고 하던데, 마오쩌뚱(毛澤東)의 서법과 같은 초서기풍이 있어 서예계 유명인사들의 추앙을 받는다고 합디다. 아시죠, 나도 ‘아마추어’ 서예가인 셈이지만 글자는 형편없어요. 그래서 그런 서예가들을 특히 존경하지요. 이 집안하고 사 서기님의 관계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형수에게 도움을 좀 청하려고 하는데, 사 서기님께 몇 글자 좀 부탁드려 주셨으면 하는데요......”

“작품을 호우예밍 선생께서 지도를 부탁하시려고요?” 류뿌는 조소하듯이 묻는다.

“감히, 어떻게 감히! 사 서기님의 서예작품을 얻을 수 있다면 나 호우예밍에게는 크나큰 행운인 셈이죠! 고맙고 감사하죠!” 호우예밍의 알랑거리는 말은 여태껏 가치 있은 적이 없었다. 흡사 류뿌가 사원신인 것처럼 군다.

쓰웨이는 웃으며 소리 없이 호우의 행동을 감상하듯 한다.

류뿌의 낯빛이 갑자기 냉담하게 변하더니 정색을 하고 말한다. “호우 부주임님! 정말 미안합니다만 호우 선생님의 요구에 우리는 대답할 수 없어요. 우리는 사 서기님과 아무런 관계도 없어요. 그분과 무슨 관계 같은 것 기대하지 않아요! 우리는 서민이라서 부주임님 같은 관리사회의 밀고 당기는 그런 것 모르고, 또 혐오해요! 부주임님이 병자에게 관심을 가져 주신 것에 감사 드립니다. 쓰웨이도 쉬어야 됩니다......”

분명히 손님을 내쫓는 것이었다. 호우예밍의 얼굴을 붉으락푸르락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두꺼운 얼굴로 작별한다.

“아이고, 이거......말씀이 과분하십니다. 과분합니다! 거문고 바둑 서예 그림은 순수하게 개인적 취미에 속하는 것으로 관계 같은 문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오해하지 마세요!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쓰웨이 자네 요양 잘 하시게. 빠른 시일 안에 건강을 회복하시게. 성청(省城(省會); 성정부의 소재지)에 처리할 일이 있으면 마음놓고 말해 주시게! 형수 나오지 마세요, 나오지 마세요......”

손을 흔들며 뒷걸음으로 문을 나선다. 발걸음이 급하고 어지럽다.

잠시 후 건물 아래에서 자동차의 부릉거리는 소리가 울리더니 점점 사라진다.

류뿌는 방문을 닫고 돌아서서 말없이 남편을 바라본다.

쓰웨이는 활달하게 웃으며 그녀를 위로하듯 말한다. “화내지 말아요. 그 친구 같은 사람이 쉽게 출세하는 거니까 당신이 화를 내도 소용없어......”

류뿌는 고개를 저으며 탄식한다.

작은 옥탑방 안에 정적이 감돈다.

흐리고 어두운 하늘에 회색 구름이 가득하다. 이따금씩 천둥소리가 은은하게 울리며 머리 위를 스치고 찬바람이 울부짖는다.

사원신이 조용하고 편안한 사무실에서 진지하게 책상 위의 서민들에게서 온 편지를 처리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한 통의 편지가 그의 주의를 끌었고, 편지에 이렇게 적혀있다.

“사 서기님. 서기님은 관료 티를 내지 않으면서 항상 평복으로 미행하며 민정을 살피시고, 보통 서민들과 교류하는 것을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만 전 믿지 않습니다. 저는 제대로 아는 것 없는 정년 퇴직한 평범한 노동자로서 평생 고생했는데도 생활은 여전히 힘들고 사는 집은 낡은데다 담배도 사 피울 수 없고 아이를 공부시키는 것도 어렵습니다. 당신께서 이 늙고 거친 저와 친구 하시기를 원하시는지요? 만일 당신께서 절 존중해 주실 수 있다면 쟝한루(江漢路) 뿨쯔샹(跛子巷) 88호 라오궈(老郭)의 집으로 왕림해 주십시오. 저는 당신께 도움을 청할 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절대로 서기님을 난처하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솔직하면서도 거칠고 난해한 이 편지가 사원신으로 하여금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는 천천히 일어나 창 밖을 바라본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의 장막 속에서 검은 색 볼가 승용차 한 대가 천천히 아무도 없는 허술한 골목길로 들어선다.

자동차의 엔진소리에 주민들이 문틈으로 머리를 내밀고 바라다본다. 이곳은 일반 자동차도 거의 오지 않는데, 자가용 승용차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관청 차량이라는 표지이기 때문이다.

비바람에 글자가 모호해진 표지 위에 희미하게 “뿨쯔샹”이라는 세 글자를 알아볼 수 있다. 차가 골목 입구에 멈춘다.

좁고 어두운 작은 골목은 끝이 보이지 않아 차가 들어갈 방법이 없다.

시당위원회 제1서기는 차에서 내려 비서의 동행을 사절하고 홀로 검은 우산을 들고서 고인 물을 밟으며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골목길 깊은 곳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오수가 흐르는 돌판 길, 낮고 낡은 문틀 집, 흔들흔들 곧 떨어질 것 같은 대나무 집들......

사원신은 가까스로 88호 문패를 찾았는데, 낮은 문 앞에 낡아빠진 인력거형 삼륜차가 놓여있고, 머리가 하얗게 쉰 건장한 사내가 작은 비를 맞으며 머리를 숙이고 인력거를 수리하고 있는 것만 보인다.

“말씀 좀 묻겠는데 여기가 궈 선생 댁입니까?”

궈린은 허리를 곧추 세우고 머리를 돌려 전혀 안면이 없는 마르고 키가 큰 면전의 노인을 쳐다본다. “그렇습니다만 저의 아버지를 찾으십니까?”

“누가 날 찾으시냐? 들어오시구려!” 어두운 방안에서 누군가 대답한다.

궈린은 세상의 단맛쓴맛 다 본 듯한 눈빛으로 이상한 노인을 짐작해 보며 머리를 흔들며 말한다. “들어가시죠.”

사원신이 허리를 굽히고 어두컴컴한 낡은 방안으로 들어가자 어렴풋한 가운데 몹시 야윈 백발 노인이 홀로 작은 탁자 앞에 앉아 마른 등나무 잔에 술을 따르고 있고, 안쪽 큰방의 빛은 더욱 침침한데 크지도 작지도 않은 몇 명의 아이들이 깔깔거리며 이리저리 뛰어 노는 것만이 보였다.

“자, 앉으시지요! 날 찾아 온 거요?” 바짝 야윈 노인이 편하게 묻는다.

사원신이 등받이가 없는 작은 의자에 앉자 점차 방안의 어두운 빛이 눈에 적응되었다. 방안의 기물들을 헤아려보면서 되는 대로 묻는다. “이 집에 사신지 얼마나 되오? 오래된 집이지요?”

“그렇소. 아마 7, 80년은 될 거요! 내가 엉덩이를 내놓고 다닐 때부터 이 거리에서 살았고 이곳이 이 늙은이의 집이었다오......”

“이런, 비가 새는구려!” 사원신은 손가는 대로 바닥의 낡은 대야를 끌어다 비를 받자 대야에 금방 똑똑똑 소리를 낸다.

“이건 그래도 나은 편이라오! 큰비라도 내리면 이 방안에는 작은 비가 내려 신발이 떠다닌다오......이보시오, 그쪽은 누구시오?”

사원신은 오른 손을 내민다. “친구 합시다. 사원신이요.”

“아, 사......예?!” 바짝 야윈 노인이 갑자기 일어나 괴물처럼 사원신을 쳐다보며 더듬더듬 묻는다. “누구라고요? 사, 사원신?! ......”

“궈오 선생, 당신이 날 더러 와달라고 하지 않았소?” 사원신이 웃으며 말했다.

야윈 노인은 화들짝 놀라며 두어 걸음 물러나 화를 내듯이 묻는다. “당신, 당신이 정말 오신 거요? ......”

“정말 진짜 온 것 아니요! 앉으시오, 앉읍시다! 궈오 선생, 우리 앉아서 얘기합시다!” 사원신은 주객이 전도된 것처럼 자리를 가리키며 말한다.

“아이고, 아이고!” 야윈 노인이 앉으려다 갑자기 흥분되는 듯 온통 벌개진 얼굴로 문밖에서 인력거를 수리하는 아들에게 소리친다. “궈린아! 좋은 담배 좀 사오너라! 제일 좋은 걸로! 빨리!”

궈린이 밖에서 대답하고는 머리를 디밀고 들어와 사원신을 힐끗 보더니 몸을 돌려 빗물을 철벅철벅 밟으며 뛰어간다.

야윈 노인은 또 안쪽을 향해 고함을 친다. “할멈! 손님 왔어! 산화(三花)차를 타 가져 와! 뜨거운 물도 가져오고!”

아내는 안에서 병으로 누워있는 듯이 기척을 내더니 황급히 일어난다.

사원신은 흥미롭게 노인이 일을 시키는 위풍당당한 모습을 지켜보며 이 노인이 상당히 귀엽게 느껴졌다.

“궈오 선생, 앉으시오! 서두르지 말고 앉으시오!”

바짝 야윈 노인은 헤헤하며 마른 웃음소리를 내며 의자를 당겨 앉으며 술을 권하고 싶어하나 술이 너무 나쁘고 위생적이지 못할까봐서 난처해하며 말한다. “헤헤! 사 서기님, 소주를 마시는 지 모르겠소이다. 집안에 무슨 좋은 술이 없어서......”

사원신은 탁자 위의 투박한 도자기 술병과 술그릇을 가리키며 묻는다. “이거 술 아니요? 고량주를 한 모금해서 몸을 덥힙시다!”

그는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술그릇을 가져와 “벌꺽!” 한 입에 쏟아 넣는다.

“햐! 통쾌합니다!” 야윈 노인은 탁자를 치며 큰소리로 외치며 갑자기 자신이 너무 주제넘었다고 느끼는지 하얀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아내가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뚜껑을 덮은 차를 사원신의 앞으로 가져와서 정중하게 인사한다. “오라버니, 차 드세요!”

크지도 작지 않은 몇 명의 아이들도 따라나와 문가를 비집느라 떠들어댄다.

영감이 눈을 부릅뜨고 할멈을 향해 호통을 친다. “함부로 부르지 마! 누가 당신 오라버니야? 이분은 시당위원회 사 서기님이야! 우리 시에서 제일 높은 분이시지!”

아내는 똑똑히 듣지 못했다. “어떤, 어떤 사 서기요?”

“바보 같은 할망구하고는! 사 서기가 또 있어? 바로 옌쯔(燕子) 걔들 류(劉)씨 집안의 그 사 서기시지!” 영감은 기세 등등하게 말한다.

아내는 가까스로 이해가 가는 듯 하더니 놀라며 묻는다. “그, 그 사돈이 아닌가요? ......”

바짝 야윈 노인은 득의양양하게 허벅다리를 툭 치며 “그렇지! 우리 집의 옌쯔가 류씨 집안으로 시집을 갔으니 빵빵한 사돈이시지!”

아내는 바로 반갑게 부른다. “아이고, 사돈어른! 어떻게 좀 일찍 말씀하시지, 초대하려고 해도 쉽지 않으신 분인데!”

이번에는 사원신이 멍해졌다. “사돈이라뇨! 누가 사돈이라는 겁니까? ......”

바짝 야윈 노인이 자랑스럽게 그에게 말해준다. “사 서기님, 류웨이가 저희 집 사위니까 우리는 사돈이 아닙니까? 하하......”

사원신도 가까스로







산타나 승용차가 곧장 전자국 기관의 정문으로 들어갔다.

류웨이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빠른 걸음으로 건물의 계단을 뛰어올라 기다란 복도를 지나 바로 국장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원 국장이 한창 두 중년 간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가 노크도 없이 뛰어든 류웨이를 보자 순간적으로 언짢아진 듯이 말한다. “잠깐 기다리시게, 우리는 지금 업무에 대해 토의 중이니까 20분 후에 다시 와 주시게......”

류웨이는 그의 말을 듣지 못한 듯이 앞으로 다가가 한 권의 얇은 수첩을 국장의 사무용 책상 위에 던지며 선포하듯 말한다.

“원 국장님! 이것은 금년 9월 6일 국가주석께서 친히 서명 공포한 《중화인민공화국 계량법》입니다. 국장님께서 국가 계량 행정부문이 법에 의거하여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신화과학계기공장의 ‘계량기 제조 허가증’과 불법으로 획득한 판매대금을 즉각 몰수하고, 생산과 판매에 불합격한 3급 천칭 제품을 정지시키십시오. 그리고 계량국 품질검사팀의 샘플 검사와 기술 감정을 받아들여 기한 내 제품의 품질을 재정비하는 동시에 벌금처분을 받도록 하십시오!”

대화가 중간에 잘린 그 중년 간부는 얼굴을 찌푸리며 한쪽에서 노한 눈길로 류웨이를 노려본다.

백면서생의 모습을 한 원 국장은 쓴웃음을 지으며 두 손가락으로 그 “법”을 집어들고 노기를 꾹 참으며 웃는 얼굴을 한다.

“내가 알기로는 국가에서 비록 《계량법》을 공포했다고는 하나 아직 정식으로 시행되는 것은 아니네! 여기에는 시행세칙과 운영방법은 아직 나와 있지 않아! 우리 모두 조급해 할 필요 없지 않은가! 우리의 업무상 누락된 점이 있다면 우리 검토해 보자고! 정말로 자네가 이 작고 작은 헛점들을 가지고 기업을 사지로 내몰 생각인가?! 《허가증》을 몰수하면 기업이 무엇으로 국가에서 하달한 생산액 임무와 이윤지표를 달성하겠는가? 자네는 어쨌건 전 공장 400여 명을 먹여 살려야 하겠지?! 신문에 광고를 했고 제품도 이미 팔려나갔으니 자네는 어쨌건 우리 전자계기국의 떳떳한 지도 기관을 물러나게 하는 데까지 가겠는가?! ......류군, 자네는 아직 젊고 우리 두 부서는 이후로 협력할 시간도 아직 길다네! 잘못을 우리 고쳐보면 안되겠는가? ......”

“잘못을 고치려면 행동이 있어야지요!” 류웨이는 상대방의 승낙하는 말을 붙잡고 태도를 강경하게 하고 말한다. “신화계기공장은 지금까지도 잘못을 고수하고 있으면서도 계량국 품질검사팀의 검정과 검수를 거부하고 심지어 우리를 문밖으로 내쳤습니다! 이 사건의 심각성은 제 생각에 국장님도 잘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현재 계량법 법규가 매우 불완전한 상태에서 우리는 어느 정도 타협과 양보를 바라지만 두 가지 반드시 치켜야 할 것이 있습니다. 첫째, 즉각 생산을 중단하고 계량국의 품질검사와 검수를 받아들이고 둘째, 반드시 경제적인 처벌을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류웨이의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한쪽에서 국장과의 대화를 기다리고 있던 전자국의 중년 간부 두 명을 이미 화를 돋구었다.











담 안쪽으로 진짜 구류실 철창의 작은 방안에 몇 명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때가 낀 얼굴을 한 소년들이 간절한 눈길로 미커를 바라보며 침을 삼킨다.

미커는 구류실로 이어지는 뜰과 문을 지나 파출소의 대문을 나간다.

그는 갑자기 어머니 친황이 멀지 않은 곳에 주차하고 있는 자동차 옆에서 뜨거운 눈물을 글썽이며 자기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미커는 가슴속이 순간 뜨거워졌고, 나지막하게 부른다. “어머니! ......”

“미커! ......” 심신이 다 지친 친황은 비틀거리며 다가와 아들을 품안에 꼭 안고는 실성한 듯이 통곡한다.

“어머니, ......” 미커 또한 진실한 감정을 가득 담아 불렀다.

몇 년 동안 그는 어머니를 원망했고 그리워했다. 특히 깊은 밤 인적이 없을 때 조금씩 젊은 일생을 생각하면 어머니의 그림자가 갈수록 분명해졌고, 그 눈물을 글썽이던 눈이 그를 가슴 아프게 했었다.

그 매서운 칼부림은 결국 어머니 때문에 휘둘렀던 것이다. 어머니를 보호하려는 어린 사내아이가 몇 년 감옥살이를 한 것이 대수냐? 아마도 어머니가 자신의 아들을 너무 사랑하고 너무 이해하고 있어 일종의 죄책감을 가지고 몇 번이나 노동 개조 농장에 그를 면회를 왔을 것이다. 설사 그의 냉대를 받더라도 큰 위로를 얻었으리라.

어머니는 결국 어머니였다. 그 자상한 사랑은 넓고 깊었다.

친황은 언제나 자신을 탓한다. 사랑하는 아들로 하여금 이렇게 많은 굴욕과 고통을 받게 한 이것은 정말 칼로 자신의 심장을 도려내는 것보다 견디기 어려웠다! 미커만 좋아진다면 그녀는 고생을 하건 죄를 받건 다 괜찮았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글썽이더니 아들의 얼굴 위로 떨어진다......

미커는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들고 어머니와 하늘을 쳐다본다.

하늘에 이따금씩 듣기 좋은 비둘기 울음소리가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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