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學雜談/大學故事

전문가들 “논문 가치없고 학위수여 어불성설”

마장골서생 2009. 3. 7. 17:19

[무용계 석박사 논문 요지경 실태]

전문가들 “논문 가치없고 학위수여 어불성설”

국민일보 2008.04.14

 

무용이라는 장르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교수가 자신을 평가한 제자의 논문에 대해 학위를 주는 관행은 학문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무용학과 이론 담당 교수는 14 "생존해 있는 무용 관련 대학 교수 가운데 학문적 연구 대상이 될 만한 인물은 거의 없다"면서 "인물에 대한 평가는 사후에 이뤄지는 것이 올바르며, 그 주체도 지도받고 있는 학생이 아닌 평단에 의해 종합적으로 판단돼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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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몸에서 몸으로 전승되는 무용은 그 어느 예술보다 제자와 스승간 유대가 중요하다" "그러나 학문의 영역에서는 스승을 찬미하는 접근 방식의 논문은 전혀 가치 없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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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교수가 자신을 극도로 미화한 제자의 논문에 학위를 수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를 견제할 장치가 없는 무용계 현실이 부끄럽다"고 개탄했다. 무용비평가 장광렬씨도 "이런 유의 논문은 학계를 불문하고 그 존재 자체가 난센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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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이 낯뜨거운 학위 논문들이 양산되는 이유는 대학을 중심으로 형성된 파벌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숙명여대에서 무용을 전공한 A(25) "한쪽 파벌에서 버림받으면 받아주는 곳이 없어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무용계를 떠나야 한다" "인정받기 위해선 교수가 죽으라면 죽는 시늉이라도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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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의 한 교수도 "대학별로 무용가에 대한 평가 기준이 제각각일 정도로 파벌이 공고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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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 교수 위주의 교육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교수는 실기를 가르칠 수 없는 나이가 되면 이론쪽으로 방향을 돌리게 된다. 결국 해당 교수의 무용세계 위주로 이론교육이 이뤄지고 학생들은 폭 넓은 이론교육을 받을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장광렬씨는 "이론에 관한 논문 중 약 80%가 이미 다뤘던 내용이거나 특정 인물에 관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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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십수년째 이론을 강의하고 있는 B(55) "외국에서는 주로 이론을 공부한 사람이 강단에 서고, 실기는 주로 젊고 유능한 무용인을 초빙해 교육한다"면서 "학문이 건강하게 발전하려면 이론적 토대도 간과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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