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스승찬양 논문 해당교수는 심사·인준… 주요大 무용학과 석박사 논문 분석
국민일보 2008.04.14 21:07
국내 무용학과 학생들이 자기 지도교수의 생애와 업적을 주제로 학위논문을 쓰고, 그 교수의 논문지도 및 인준을 거쳐 학위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자가 스승의 생애와 업적에 관해 비판 없는 찬양일색의 논문을 쓰고, 해당 스승이 그 논문을 직접 심사하는 어처구니없는 관행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이다.
본보가 2000년 이후 주요 대학 무용학과 석·박사 학위 논문을 검토한 결과, 인준된 논문 상당수가 지도교수의 생애와 위상을 '위인전' 수준으로 찬양하는 내용인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숙명여대 무용전공 서모씨가 2006년 작성한 석사학위 논문 '정재만류 승무 춤사위 연구분석, 굿거리과장을 중심으로'의 표지를 보면 지도교수와 심사위원란에 정재만이라는 이름이 적시돼 있다. 게다가 이 논문을 심사한 3명의 심사위원 중 한 명인 차수정 교수는 논문 대상인 정 교수의 직계 제자이다.
미사여구로 나열된 이 논문 7페이지에는"(정 교수가) 매서운 카리스마와는 달리 제자들과 라면을 끓여 먹고, 새벽에 일어나 승무와 살풀이로 하루를 여는 절제된 생활을 하는 것을 보며 놀랐다"고 서술하고 있다. 또한 "그의 승무를 보면 하얀 구름 위의 신선의 놀음 같이 느껴지며, 천상에서 지상으로 내려온 예술이라고 할 정도"라고 극찬했다. 정 교수 한 사람에 대해서만 7∼8건의 비슷한 논문이 확인됐다.
한양대 최모씨의 2002년 논문 '김복희 작품세계에 나타난 한국적 현대무용에 관한 연구' 역시 논문 대상인 김복희 교수가 논문지도와 인준을 맡았다. 저자는 "(김복희는) 주제의식이 돋보이는 창작 작품으로 독자적인 활동영역을 구축했다"고 치켜세웠다.
이런 사례는 올해 발표된 논문에서도 나타났다. 경희대 홍모씨의 논문 '현대무용 안무법 고찰을 통한 안무요소의 다양성'의 두 번째 장은 지도교수인 박명숙 교수와, 박 교수의 직계 스승이었던 육완순씨를 대상으로 삼고 있다. 논문 전체 124쪽 중 저자가 스승들을 다룬 분량만 38쪽 정도이며 역시 찬양 일색이다.
한 유명 무용 평론가는 "춤을 전승해 주는 스승들을 중심으로 파벌이 형성돼 제자들이 과잉충성할 수밖에 없는 게 무용계 구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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