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연예인 교수 임용’ 득과 실은?
연예인들의 교수 임용은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다. 시간강사보다는 소속감이 강하게 느껴지는 겸임교수라는 직함으로 여기저기 이름을 올렸다. 연기자와 가수들 중에는 대학의 겸임교수 타이틀을 가진 사람들이 꽤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20대의 젊은 연예인들도 잇따라 대학교수로 임용되고 있다. 명세빈(경남대)과 임성민(백제예술대) 등 30대 연예인들이 임용될 때도 젊은 감이 없지 않았다. 올해에는 옥주현(동서울대학), 이인혜(한국방송예술종합학교), 장윤정(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 등이 연예인 교수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학생들과 별로 나이 차이도 없을 정도로 훨씬 젊어졌다.
대학이 연예인을 겸임교수로 발령내는 것은 이들의 실제 경험(배우나 가수)에서 나온 실전 전략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도록 하겠다는 실용적인 의도가 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예 일정을 소화하기에도 바쁜 연예인을 대학교수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얼굴마담 내지는 홍보도구용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젊은 연예인이라고 대학교수를 못하란 법은 없다. 이인혜는 일반인과 똑같은 조건으로 고려대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재원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대학교수라는 직업은 결코 녹록지 않다는 점이 감안돼야 한다. 박사 학위를 따고도 수업을 준비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많이 아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20대 연예인 교수는 생생한 노하우 전수는 가능할지 모르나 적어도 교수로서의 실력과 경험이 검증되지 않았다. 특히 장윤정처럼 일년내내 행사와 방송 출연으로 눈코 뜰 새 없는 연예인이 어느 정도 수업을 준비하고 교단에 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굳이 연예인을 교수로 초빙하려면 이순재(세종대)나 노주현(백제예술대)처럼 풍부한 실전 경험을 더 갖춘 연예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연기생활이 50년을 넘긴 이순재는 학생들과 워크숍을 열고 연기를 지도하면서 화법, 대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임용되는 연예인 교수들을 보면 점점 젊어지고 있고 여성 연예인이 많다는 점에서 홍보용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장윤정이 강의한다더라”는 입소문에 의해 수강신청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자칫 수업의 질이 떨어져 비싼 등록금을 낸 대학생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대학은 ‘~하는 기술’이나 노하우만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학문하는 전당이며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준비하는 공간이다. 테크닉만 가르쳐 기능인만 양성한다면 대학이 아니라 학원이다. 그러니까 연기하는 기술과 노래 부르는 테크닉만 가르쳐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물론 20대 연예인 교수들이 연기와 노래 기술만 가르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생 경험이 부족하고 공부할 시간이 많지 않았던 이들이 대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을지 의문을 표시하는 네티즌들도 있다. 차제에 대학강단에 서고 싶은 연예인들은 공개강의를 열어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어쨌든 대중적인 인지도를 지닌 젊은 연예인 교수들이 대학을 학원처럼 만드는 데 일조하지 않기를 바란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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