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평생토록 관직을 사양하다
누군가 말하기를 “철학자의 생활은 일종의 예술적 유희이지 세속의 정욕생활은 아니라고” 하였다.(Josia Royce:《근대철학의 정신》) 정말로 장자의 생활은 확실히 예술성으로 가득 찬 오락적인 맛을 풍긴다. 그는 속세의 정욕생활에 탐닉하지도 않았고, 외부세계의 혼란을 느끼지도 않았고, 대천세계의 유혹을 보지도 않았다. 기록에 의하면 그는 입신출세할 기회가 있었지만 단호하게 거절하였다고 한다.
장자가 濮水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데, 楚나라의 威王이 大夫 두 사람을 먼저 보내어 자신의 뜻을 피력하였다. “장차 나라안의 일은 선생께서 맡아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오”.
장자는 낚싯대를 잡은 채 돌아보지도 않고 “내 듣기로 초나라에는 신령스러운 거북이가 있는데 이미 3천년이나 묵은 것으로, 왕께서 그것을 대나무 상자에 담아 천으로 싸 묘당에다 모셔두고 있다고 하더이다. 하나 묻겠는데, 이 거북이가 죽어서 등딱지로 남아 귀하게 되길 원했을까요? 아니면 살아서 꼬리를 끌며 진흙 속을 기어다니기를 바랐을까요?”
두 대부가 말하기를 “진흙 속에서 꼬리를 끌며 기어다니더라도 살기를 바랐겠지요”라고 하였다.
장자가 말하기를 “그럼 마음대로 하시지요! 나도 꼬리를 끌며 진흙 속을 기어다닐 거외다”라고 하였다.(《秋水》)
다른 편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어떤 사람이 장자를 초빙하고자 하였다. 장자는 자신을 찾아온 사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대는 종묘의 제사에 쓰이는 소를 본 적이 있습니까? 꽃을 수놓은 천을 걸치고 풍성한 여물을 먹지만, 사당으로 끌려가는 날이면 그저 평범한 여느 송아지처럼 되고 싶어도 그렇게 될 수 있겠습니까?”(《列御寇》)
司馬遷의《史記》에도 위에서 기술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초나라의 위왕이 장자가 아주 현명하다는 말을 듣고 두 명의 사자를 보내어 귀중한 예물로 그를 초나라의 재상으로 초빙하고자 하였다. 장자는 웃으며 초나라에서 온 사자에게 말했다. “천금이나 되는 황금은 확실히 중한 예물이고, 재상 또한 확실히 귀한 자리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대들은 천지에 제사지낼 때에 희생으로 바치는 소를 본 적이 없습니까? 그 소를 여러 해 동안 먹이다가 살이 오르면 희생으로 잡아 그 위에 무늬 고운 비단을 덮어 大廟 안에 올려놓습니다. 이때쯤 되면 그 소가 어린 돼지새끼가 되고 싶다한들 될 수 있겠습니까? 그대들은 나를 더 이상 더럽히지 말고 얼른 돌아가시오! 내 차라리 진흙 속에서 노닐지언정 벼슬하지 않고 아무 구속도 받지 않고 살 것이외다”.(《史記*老莊申韓列傳》)
장자가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결단코 차버린 이 일화는 正史의 기록을 거치면서 더욱 빛나게 되었다. 그가 고위관직에 대해 확실히 모종의 결벽증을 가지고 있었다고는 하나 의도적으로 꾸며낸 것은 아니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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