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文史哲/中國小說

볼세비키 형제들(9)

마장골서생 2009. 5. 20. 20:53

제 9 장
 

겨울의 태양이 무수한 배들이 왔다 갔다 하는 강을 비추고 있다.
강물을 거슬러 항해하는 여객선 한 척이 기적을 울리며 맞은편으로 운행하고 있다.
류웨이는 배 후미로 밀려나 난간에 기대 있었고, 물보라가 그의 옷과 바지에 튀어 올랐다. 그는 고개를 들어 티엔롱먼 부두의 먼 모습을 바라보며 다소 초초한 듯 손목을 반복적으로 들며 시계를 쳐다 있었다.
배가 남쪽언덕에 정박하자, 부두에 잔교로 쓰이는 배위에 시커먼 사람들의 무리들 가득 차 있는 것이 보였다. 류웨이는 “살코기”가 잔교로 쓰이는 배에서 그를 향해 손을 흔드는 것을 보았다.
“살코기”는 사람들을 밀치며 가까스로 류웨이 앞까지 와서 먼발치에서 담배를 건네주며, 아주 다정하게 “류 형, 류 형”하며 소리를 쳤다.
류웨이는 소란스런 사람들의 무리를 바라보며 물었다. “니들 오후인데도 출근 안 했어?”
“출근은 무슨 출근이오, 류 형. 작업 중지 됐어 정비한다고! 반년동안 보너스 한번 못 받았수다!” “살코기”가 큰소리로 고초를 하소연하기 시작했다. “전 작업장 위나 아래나 노형이 잘 봐주쇼. 3급 저울 안 나가요, 본부에서는 3개월 내에 품질을 정돈하라고 했어요, 검수해서 합격하면 조업을 개시한다고 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전체 직원 월급 30%를 제한다고 했어요! 류 형,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나 ‘살코기’를 위해서라도 생각 좀 해줘요, 저 겨우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었는데, 돈 받아서 결혼해야 된다구요!”
류웨이는 해죽이 웃으며 말했다. “정돈해서 시간을 정한 것은 전자의표국의 결정이야, 어떻게 내가 잘 봐줄 수 있겠어? 우린 그저 계량제품의 감독을 집행할 뿐이야, 누가 너희 작업장에서 품질을 통과하지 못하라고 그랬어?”
“살코기”는 마음대로 욕을 하기 시작했다. “제기랄! 모두 그 낡아빠진 조우따한(周大漢) 그 자식 때문이야, 기술이니 관리니 아는 게 없어, 자기실속 챙기기 바빠, 400여 전 직원들 밥그릇 다 망쳐났어! 류 형, 좋은 일 하나 해주셔, 위에 능력 있는 공장장 하나 보내주게 해주셔!”
“본부에서 공장장 한 명 초빙하려고 하지 않아?”
“살코기”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누가 저런 똥 묻은 궁둥이 닦으로 오길 바래?”
류웨이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공장장 한 명 추천해줄게, 분명히 너희들이 환영할거야!”
“살코기”와 청년 직원들은 일제히 소리치며 갈채를 보냈다. “좋지! 류 형이 보낸 사람이라면 우리가 절대 믿지!”
 강이 탁 뜨이기 시작 하면서 여객선은 속도를 올리고 앞으로 나아갔다.
“살코기”는 류웨이 바짝 다가서서 다정하게 물었다: “류 형, 형수님 일자리 해결됐나요? 국수는 언제 먹나요?”
류웨이는 그를 밀치며 말했다: “결혼증도 없는데, ‘형수, 형수’ 하지 마! 꾸오옌은 공부하고 싶어 해!”
“에이, 류 형! 어디 이렇게 딱딱해? 벌써 80년대야. 정말 해결 안 되었소?”
류웨이는 상세하게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고 있잖아.”
“살코기”는 마른 가슴을 한번 치며 진지하게 말했다: “류 형은 정말 사람 앞에선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네, 모두가 친구라니깐. 만일 나 이 ‘살코기’를 잘 봐주셨다면 형수님 일 문제는 나에게 맡겨두셔!”
“너에게 무슨 좋은 방법이 있다구?” 류웨이는 반신반의하며 웃으며 말했다.
“류 형에게 어찌 감히 허풍을 치려고! 나 ‘살코기’ 다른 재주는 없어도 사람들의 일을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만 내가 잘하오! 제 고모가 시 중구 노동국 과장이오, 류 형이 형수님을 잠시 동안 나 ‘살코기’의 여자친구로 사칭하도록 한 마디 넣어주면, 헤이! 全民集體든 가고 싶은 직장 고르기만 하면 되요.” 
“살코기”는 침을 튀기고, 가슴을 “당당”하며 울리도록 쳤다.
류웨이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너에게 맡겨볼게, 형제!”
“살코기”는 체면을 지켜서, 사람을 도와주었다는 쾌감을 가지고 있었고,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여 노래하기 시작했다.

모르겠네요 무엇을 위한지?

형제들은 즉시 흥에 겨워 맞장구쳤다:

마음속의 사람 나를 만나주지 않네요!
나는 매일 그리워하고 있어요,
사랑의 적막을 참으면서요……
                  
류웨이와 주위의 승객들은 웃었다.

조선소 임직원들이 작은 식당에서 연회를 열어,《과기정보연구》잡지 부 편집인으로 승진한 호우예밍을 환송하고 있다. 사람들은 차례차례 술을 권하였고, 장내는 웃음소리로 떠들썩하였으며, 돈이 들지 않는 치켜세우는 말을 하며 분위기가 후끈거렸다.
호우예밍은 양복을 입고 가죽 신발을 신고, 득의만만하였으며, 마르고 긴 얼굴은 술을 마셔 벌게져 있었고, 끊임없이 술을 권하는 사람들에게 두 손을 맞잡으며 사과했다……
꾸야펀은 엄숙한 표정을 짓고 느닷없이 문으로 들어와, 차갑게 떠들썩한 분위를 보더니, 한 차례 호통 쳤다: 호우예밍! 나와!
식당 안이 순간 조용해졌다.
호우예밍은 잔뜩 긴장하며, 술잔을 받쳐 든 채 잠깐 머뭇거린 뒤, 아주 순하게 꾸야펀의 뒤를 따라 머리를 숙이고 식당을 나갔다.
꾸야펀은 노기등등하게 문밖계단에 서서 먼 곳의 끊임없이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얼굴은 빨갛게 부풀러 올라있었다.
호우예밍은 개처럼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약간 뛰면서 그녀 곁에 와서, 계면쩍은 얼굴을 하며 물었다: “야펀! 무슨 일이야?”   
꾸야펀은 몸을 확 돌리며, 분노하고 증오하며 말했다: “무슨 일 이라고? 당신 자신이 가장 잘 알잖아! 비열한 사기수단으로 모든 것을 손에 넣고, 아첨이나 하며 인사조차 안하고 빠질려고 했어. 류얼과 나에게 한 약속은? 이 사기꾼!”
호우예밍은 당황하며 주변을 둘러보고는 급히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 소리를 낮추며 저주하듯 맹세하며 말했다: “소리 좀 낮춰, 야펀!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했다구! 하마터면 그 양씨하고 틀어질 뻔 했어! 간부로 승진하는 문화시험은 류얼이 보지 않았어? 넌 알잖아, 양 서기가 류얼에게 큰 선입관 갖고 있는 거 말이야! 류얼이 예전에 투서를 해서, 그 양씨 복잡한 남녀관계를 폭로해서 그 사람 하마터면 옷 벗어야할 뻔 했잖아! 너 한번 생각해봐, 그 양씨가 그를 놓아줄 것 같아? 류얼이 공장에서 일등을 하였지만 그 사람 손에 자료가 있어, ‘원칙을 고수’하고, 절대로 ‘정책을 위반하려’하지 않을 거야. 내가 그 양씨하고 며칠 동안이나 얘기해봤어, 그 사람 모자를 탁자 쪽으로 내던지더니, 호우예밍 당신 류얼에게 얼마받았어? 당신이 서기하쇼, 난 물러날 테니? 나 이 양 모씨가 하루라도 이 자리에 있는 한 류얼 그 사람 꿈도 꾸지 말라고 그래!……라고 하더군. 제기랄, 당시 달려들어 그의 주둥이를 한대 갈겨주고 싶었지 뭐야, 아펀!”
꾸야펀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고, 떨리는 소리로 말했다: “호우예밍, 당신 너무 하군요! 당신은 우리가 당신의 이러한 더러운 교역을 문제 삼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아래 위를 속이고, 약육강식, 사적인 일에 권한을 사용하고, 심지어 자신의 뜻대로 한 환자의 정신노동의 성과를 뺏어 자신이 승진하고 돈을 벌고 명예를 사는 도구가 되게 했어요! 당신 그래도 공산당원이라고,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아요? 무치한 사람!”
꾸아펀은 욕을 다하고 몸을 돌려 가버렸다.
몇몇 길 가던 군중들이 쌀쌀한 눈으로 둘러보며 낮은 소리로 수근 거렸다.
호우예밍은 울그락 불그락 하며 꾸야펀이 멀리 간 것을 보고, 요란하기만 하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채 주위 군중들에게 쓴 웃음을 지으며 자조하며 말했다: “헤이! 여자들은 정말 붙여서는 안 된다니까, 달라붙으면 뗄래야 뗄 수 없다니깐! 헤이!……”
공장 임직원들과 간부들은 호우예밍을 공장문 밖에 배웅하였고, 어떤 사람은 “필리팔라” 연발식 폭죽 한 타래를 놓았다.
한차례의 작별하는 소리 중에 자동차는 강변도로를 달렸다.
자동차는 요동치며 운행하며 점점 조선소를 떠났다.
경사가 완만한 구간에 오자 도로 가운데 한 크고 훤칠한 작업복을 입은 남자가 서서 손을 들어 차를 세우라고 신호를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호우예밍은 그 남자가 누구인지 알고, 자신도 모르게 놀라 얼이 빠져, 낮은 소리로 기사에게 말했다: “차를 타려고 하는 사람일세, 상관 말고, 지나가버리게!”
젊은 기사는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붕붕 한번 소리를 내더니 앞으로 지나가려하자 그 남자는 태산 같이 꿈쩍도 하지 않았고, 온 몸에서 어찌할 수 없게 하는 위협적인 힘이 느껴졌다.
자동차는 남자 앞까지 몰아오다 급히 차를 세워야만 했다.
호우예밍은 낯가죽 두껍게 주동적으로 안사하며 말했다: “류군! 타고 시내 갈 거야? 타지!”
류얼은 자신 있게 차 앞에 서서 명령하며 말했다: “내리시지!”
호우예밍은 어찌할 수 없어, 하는 수 없이 차에 내리며 “무슨 일인가?”
류얼은 망치 같은 눈빛으로 차갑게 찔러보며 순간 쇠 같은 주먹을 휘둘러 호우예밍을 땅에 쓰러뜨렸다.
기사는 순간 멍해지며 감히 차에서 내릴 수 없었고, 눈을 휘둥그레 뜨며 류얼이 손수건을 꺼내 손등을 닦고 조용히 떠나가는 것을 보고 있었다.
호우예밍에 땅바닥에 엎어져 있었고, 입과 코에 피를 흘리며 작은 눈을 가늘게 뜨고 손을 펴서 여기저기 안경을 더듬고 있었다. 기사가 달려와 안경을 찾아 그에게 씌워주고 그를 부축해서 천천히 일어났다.
호우예밍은 코와 얼굴이 부었고,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고, 그는 얼굴의 혈적을 닦고, 떨리는 소리로 계속해서 꾸며대며 말했다: “……젠장! 이런 인사 일은 사람이 할 짓이 못된다니까! 맨 날 소수 나쁜 사람들에게 죄를 얻는 다니까……페이!”
기사는 화를 내며 말했다: “호우 선생님, 고발하십시오! 백주대낮에 폭력을 행사하고 사람을 치니, 이거, 이거 정말 계급복수잖습니까!”
호우예밍은 슨 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됐네! 큰 사람은 소인들의 잘못을 기억하지 않는 법이네, 내가 혁명과오를 위해 대가를 치른 걸로 치지! 치아 군, 돌아가서 이 일을 임직원들이나 동료들에게 말하지 말게, 만일 사람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 조선소와 소송을 벌여야 되지 않겠나. 얼마나 번거롭겠는가!”
“옙!” 기사는 대답하고 호우예밍을 차안으로 부축했다.
베이징지프차가 붕붕하며 움직이며 고개 마루를 넘자 연기 사라지듯 내리막길로 몰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무의식중에 농담을 했는데,
세상 사람들 모두 울고 있네요;
내가 울 때,
세상들은 모두 웃긴다고 놀렸지!
나는 모르겠네,
전 세계 사람들이 미친 건지?
아니면 내 자신이 너무 가소로운지!……

이 전 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거듭하고 있는 유행가곡 소리 중에 미커는 홍색 “라다”택시를 몰고 도시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타인의 삶을 위해 분주히 뛰어다니고 있었다.
두 명의 외지로 출장 온 간부가 뒤 좌석에 앉아 미터기를 바짝 주시하며 기사가 “바가지”를 씌울까 몹시 두려워하였다. 그러나 그들이 내릴 때 미커는 도리어 아예 그들의 돈을 받지 않고, 빈차를 몰고 빠른 속도로 가버렸고, 두 명의 간부는 전혀 이해가 되질 않았다.
길가에 갑자기 중병이 발작해서 혼미상태에서 있던 노부인이 누워있자, 행인들은 냉담하게 수군거리며 도와주는 사람 하나 없었다. 미커는 차를 몰고 지나갈 때 내려 잠자코 노인을 안고 차에 태워 병원 응급실에 바로 보내주고 돈 한 뭉치를 두고 떠났다.
내달리는 차안에 촌스럽고 여위고 누런 홍콩손님 한 명이 두 명의 대륙 모던한 아가씨를 안고 마음대로 조소를 하며, 손의 알록달록한 홍콩동전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들이 차에서 내릴 때 미커는 자리에 던져진 홍콩 소액지폐들을 천천히 갈기갈기 찢어 빠르게 달리고 있는 차장 너머로 던져버렸고, 알록달록한 지폐조각들은 온 하늘에 흩날리고 있었다.
공항청사 밖에선 막 비행기에서 내린 시아린이 미커의 택시의 탔다. 자동차는 시내로 진입하는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시아린은 자주 백미러를 통해 과묵하고 말이 없는 젊은 기사를 홅어 보며, 어렴풋이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고 느꼈다.
시아린은 한 호텔에 문 앞에서 하차하며 미커에게 감사를 전하였지만 미커는 돈을 받자 바로 차를 몰고 가버렸고, 그녀를 그곳에 멍하게 만들었다.
어둠의 장막이 서서히 내려오고 있다. 들쑥날쑥 기복이 있는 건축물 군이 조금씩 등불을 밝히고 있다.
허웨이는 마침 아주 비좁은 주방에서 긴장하며 일을 하고 있고, 부뚜막에는 白■鷄․■牛肉․凉拌三■․切粉■ 등의 냉채가 놓여져 있고, 도마위에는 이미 다 싸서 찌려고 하는 면발과 만두가 있었다. 거실의 TV에서는 본 시 뉴스를 방송하고 있었다. 허웨이는 냉채와 맥주를 식탁위에 놓고, TV 뉴스에 매료되었다.
여자 아나운서 왕창의 말에 따라 화면에는 송이푸와 왕루이 등의 지도자들의 모습이 나타났다: “……본 방송국 최근 소식입니다: 성위원회 제1서기 송이푸 동지께서 오늘 오후 창지앙자동차 그룹의 어셈블리생산라인을 참관하고 시찰할 때 개혁개방․외자유치와 간부의 ‘사화(四化)’ 등의 문제에 대해 현장의 시위부서기 겸 시장대리 왕루이 등의 동지들에게 중요한 연설을 하고, 동시에 직접 창지앙에서 제조한 소형자동차를 운전해보았습니다……”
전화벨이 울렸다. 허웨이는 차 테이블에서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누구 찾으세요?……실례하지만 어디신가요?……”
수화기에는 침묵만 흘렀고, 한참이 지나도 대답이 없었다.
허웨이는 이상하게 물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말씀하세요?……”
수화기에서 마침내 한 젊은 여자의 머뭇거리는 소리가 났다: “여보세요, 실례합니다만 류스 동지 집인가요? 류스 바꿔주세요……”
허웨이는 상대방의 소리가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으나 순간 누구인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류스 지금 집에 없어요, 실례합니다만 누구신가요? 전해드릴 말씀 있으십니까?……”
허웨이는 순간 불안해하며, 천천히 의자에 앉았다.
왕창은 여전히 본 시 뉴스를 보도 하고 있었고, 소리는 다정하면서도 간드러졌다.
허웨이는 여자 아나운서의 청아하고 수려한 모습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그녀는 순간 여자 아나운서와 수화기의 여자와 목소리가 아주 닮았다는 것을 느끼고, 자신도 모르게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문밖 복도에서 발걸음 소리와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허웨이는 깊은 생각에서 깨어나, 급히 앞치마를 두르고 손을 닦고 다시 책상위의 냉채를 놓고 웃으며 방문을 열었다.
류스는 시아린을 먼저 방에 들도록 하며, 소개하며 말했다: “이쪽은 우리 집사람 허웨이야. 웨이웨이, 이쪽은 내 학우 시아린……”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허웨이와 시아린이 막 악수를 하자, 두 사람은 동시에 우두커니 쳐다보며 이구동성으로 “으응?”하는 소리를 냈다.
“왜, 아는 사이야?” 류스가 민감하게 물었다.
“어엉, 아니! 낯이 좀 익어서……” 허웨이는 놀랍고 의아스러운 표정을 감추며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얼굴이 빨게 졌다.
시아린은 이미 순식간의 의아스러움에서 마음의 진정을 되찾고, 열정적으로 허웨이의 두 손을 당기며 옛 친구와 같이 친해지며 우렁찬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이야, 과연 현모양처 모습이네요! 스토우, 내가 일찍이 네 명 중에 여복이 있다고 그랬지! 하하……아들은?”
“유치원에 있어……앉아!” 류스는 아내를 대신해서 말하며 손닿는 대로 오디오를 켰다. 방안에 발라드풍의 음악이 흘렀다.
시아린은 마음대로 방안의 장식을 홅터 보며, 얼굴에는 미소를 머금었다.
허웨이가 신선한 과일 한 접시를 들고 와서 시아린 앞에 놓았다.
두 사람의 눈빛이 부딪치자 다소 부자연스럽게 웃었다.
“난 너의 서정시를 아주 좋아해, 정말이야!” 허웨이는 얼굴이 빨게 지며 진실되게 말했다. “난 당신 시집을 산 적이 있어!”
“나는 중명하지. 충실한 숭배자지.” 류스가 웃으며 보충하며 말했다.
시아린의 깊고도 날카로운 눈빛이 한번 번뜩이더니 순간 알 수 없게 복잡하게 뒤섞이게 변했다: “그래? 아주 기쁘네! 하지만 나의 그러한 시들은 늘 문제를 불러일으키지, 나처럼 말이야. 나는 원고를 의뢰하는 편집인이야, 작가들을 성공시켜주는 사람이지.”
시아린은 말하며 담배를 꺼내 류스와 함께 연기를 내뿜었다.
허웨이는 조금 나처해서 사과하고 살그머니 주방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뻘겋게 튀겨진 땅콩알갱이들을 쟁반위에서 천천히 밀치며 식히면서, 거실 쪽에서 시아린이 간간이 내는 아주 감염력이 풍부한 웃음소리를 듣고,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움직이면서 허웨이는 눈을 감았다.
지나간 일이 연기와 같다.
십 몇 년 전이었다. 가슴에 학교 휘장을 달고 다소 어린 듯한 얼굴을 한 군의대학 학생 허웨이는 한 지방병원에서 실습을 하고 있었다. 꿈처럼 그윽하고 깊은 병원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복도 끝 벽에는 “정숙”이라는 아주 큰 글자가 쓰여 져 있다.
허웨이의 가녀린 모습이 복도에서 경쾌하게 나왔다.
한 노 간호사의 뒷모습이 황급히 앞으로 와 그녀를 막았다.
“웨이웨이! 도와줘, 수술 하나 해줘……”
“언니, 난……”허웨이는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 “난 그저 실습생이예요, 무슨 수술을 할 수 있다구?”
노 간호사는 난처한 얼굴을 하고, “간단한 수술일 뿐이야, 일이 알려져서는 안 되기 때문에 번거롭겠지만 도와줘, 얘 낳는 거야.”
“누구” 세상물정 모르는 허웨이가 놀라 의아한 듯 물었다.
노 간호사는 그녀는 한족으로 당기고 급박하게 낮은 소리로 말했다: “응, 내 친구의 아이야……부탁이야, 웨이웨이! 몰래 수술해줘! 아가씨 이제 겨우 20살 초반이야, 어려서부터 황무지인 동북 땅에 갔었어, 그들의 나쁜 상사에게 유린당했지……가엽잖아! 그녀의 아빠는 감옥에 있고, 어머니는 핍박받아 죽고, 외롭고 처량한……”
노 간호사는 끊임없이 눈물을 닦고 있었다.
허웨이는 묵묵히 듣고 있다 눈시울을 적시며 작고 가는 소리로 말했다: “언니, 시간 정해요, 제가 몰래 해드리는 건……”
몇 일후의 저녁, 달은 흐리고 바람은 차갑다.          
노 간호사는 군용 외투를 입고 큰 마스크를 한 젊은 아가씨를 데리고 텅 빈 대청과 복도를 지나 위층의 검은 천으로 창문을 가린 수술실에 왔다.
어두침침한 등불아래 그 아가씨는 더욱더 허약하고 초췌하였으며, 얼굴색은 창백하여 조금의 생기도 없었고, 단지 맑고 투명한 큰 눈만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얘는 처음 낳아요?” 허웨이가 나지막한 소리로 물었다.
아가씨는 그녀를 고정하게 바라보며 “한번이면 충분해요!……”
허웨이는 깊은 충격을 받고, 천천히 얼굴을 들었다.
동갑내기 두 소녀의 눈빛이 서로 마주 치며, 소리 없이 교류했다.
수술하는 중에 아가씨는 소리 한번 지르지 않았다. 아이가 나왔고, 아주 예쁘장하게 생긴 사내아이였다. 허웨이는 아이를 안고 아가씨 침상에 가서 웃으며 말했다: “아주 잘 생긴 총각이네요.” 아가씨는 응아응아 우는 어린 아이를 보며 두 손으로 필사적으로 몸 아래의 침대시트를 잡았고, 눈은 공하하면서도 창백했다. 허웨이는 그녀의 눈빛에 크게 놀랐다. 오래지 않아 그녀는 이 실습하던 병원을 떠났지만 그 두 눈은 줄곧 그녀의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웨이웨이!” 류스의 소리가 거실에서 들려왔다.
허웨이는 기억에서 깨어나 급히 음식을 들고 거실로 갔다.
시아린은 담배 피고 맥주 마시며 부드럽고 낭만적인 고전음악이 흘러나는 가운데 장황되게 일장연설을 하고 있다: “왜 우리 작가들은 인생을 바로 대하는 용기가 부족한걸까? 거짓 문학의 진창구덩이에 물을 묻혀 고기를 잡고 자신의 영달을 구한다든지 세속을 초월하는 문학의 열반 속에 이른바 문학의 ‘영원한 가치’를 추구하며 자신을 고결한 인격자로 생각한다든지……작가의 사회적 책임감․인격과 존엄은 어디에 있는가 말이야? 넌 이러한 정신귀족들이 시대를 위해서 인민을 위해서 글을 쓸 수 있다고 믿나? 이것들은 뭐 하는 놈들인지 몰라?!……아, 허웨이 빨리 와서 좀 쉬어. 늘 귀찮게만 하네, 정말 미안해……”
“무슨 말 하는 거야!” 허웨이는 시아린 곁에 앉으면서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성실하고 진지하게 말했다: “넌 스토우의 학우이자 친구니까, 당연히 내 친구지! 설마 내가 극력 너를 위해 뭘 좀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니?……”
류스는 그녀들이 알 수 없는 은어 같은 말로 하는 대화를 들으며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응, 아니, 둘이 무슨 비밀이 있는 게 분명해. 두 사람 분명히 초면이 아니지. 어때? 공개할 거야? 나에게 비밀로 할 거야?”
두 여인은 서로 보며 웃고 나서, 친한 친구 같이 서로를 껴안았다.
“엉터리 추측. 자, 밥 먹으시다!” 허웨이가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리며 말했다.
“비밀이 있어도 너에겐 알려줄 수 없어. 이건 나와 허웨이 간의 일이라고.” 시아린이 류스에게 씁쓸하게 한번 웃어보였다.
허웨이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면과 찐만두를 들고 왔다.
“야, 허웨이 만세!” 시아린이 바로 아이처럼 환호하기 시작했다. “너무 좋다! 너 내가 면과 찐만두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았어?”
허웨이는 웃으며 남편을 힐끗 한번 쳐다보고 “스토우에게 들었지!”
세 사람은 면과 찐만두를 둘러싸고 웃으며 말하며 먹기 시작했다.

새로 지어진 고층아파트 한 채가 등불이 찬란한 빌딩군에 자리 잡고 있다. 왕래하는 사람이 적었기 때문에 전 동은 어둠의 천지였다.
류웨이는 꾸오옌의 손을 잡고 칠흑같이 어두운 복도로 걸어 들어가 한 걸음 한 걸음 계단을 밟고 올라갔다. 한 층을 지나서 복도의 등을 켰다.
방의 등이 밝아졌다. 그들은 손을 잡고 텅빈 방 두개에 거실이 하나인 방으로 들어갔다. 류웨이는 충실한 하인처럼 일일이 각 방의 방문과 전등을 켜고, 미혼 처에게 소개하며 말했다:
“친애하는 여주인님! 제가 당신과 함께 당신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참관해주실 허락해주십시오: 이곳은 당신의 거실로, 당신은 이곳에서 당신의 친구와 손님들을 접대할 것입니다. 이곳은 당신의 침실로 당신과 함께 무수한 아름다운 저녁을 지내게 될 것입니다. 이곳은 당신의 서재로, 아마도 장래 당신의 아기 방이 될 것이며 당신은 이곳에 인생의 낙을 맛보실 것입니다. 이곳은 당신의 목욕실이자 화장실로, 당신이 매일 일의 피로를 풀어드리고 당신으로 하여금 영원히 아름답고 젊게 해줄 것입니다. 이곳은 당신의 주방과 식사를 하는 곳으로, 당신은 이곳에서 당신의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온정을 전하고 함께 천륜을 누릴 수 있게 해줍니다. 절 따라 오십시오. 이곳은 당신의 베란다이자 대자연을 만나게 해주는 연결고리로, 대낮에 당신은 이곳에서 꽃을 심고 새를 기르며 멀리 바라 볼 수 있으며 또한 이곳에서 여유롭게 바람을 쐬며 산성의 모든 가정의 등불을 관상할 수 있습니다……어떻습니까? 친애하는 여주인님, 만족스럽습니까?”
꾸오옌은 벌써 뜨거운 눈물이 눈에 그득하였고 감정을 주체할 길이 없어 자신도 모르게 류웨이의 품안에 안기며 흐느끼며 말했다: “난 여태까지 이렇게 좋은 집에 산 적이 없어요, 생각조차도 감히 생각할 수 없었어요……오빠, 이 집이 정말 우리 둘의 것인가요? 여원이 우리들 것인가요?”
류웨이는 미혼부의 수척한 어깨를 안고 머리를 끄덕였다.
꾸오옌은 얼굴을 류웨이의 넓고 두꺼운 가슴에 묻고 나지막한 소리로 물었다: “왜? 왜 저에게 이렇게 잘 해주시는 거죠, 오빠? 난 가난한 집안 딸 이예요, 교육도 제대로 못 받고, 생긴 것도 별로고, 정식 직장도 없는데……왜죠?” 
“첫 눈에 반했어. 계속 널 기다릴게.”
“믿을 수 있어요?”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가지.” 류웨이는 열렬하고 간절하게 말하며 미혼 처를 꼬옥 껴안았다. “당신은 나의 지고무상한 군주야, 자기야.”
꾸오옌이 중얼중얼 거리며 물었다: “이게 꿈은 아니지, 오빠?”
“사실이야! 옌쯔 넌 행복해야 돼.”
꾸오옌은 얼굴을 들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옌쯔!”
“응, ……”
“정말 날 사랑해?”
“사랑해, 정말 사랑해!”
“어딜 사랑해, 알고 싶어?”
“마음속, 못 믿겠으며 한번 만져봐, 쿵쿵 뛸 정도로 사랑하잖아.”
류웨이는 아주 탄력적인 가슴에 손을 가볍게 대고, 뜨겁게 말했다: “옌쯔, 느꼈어, 정말 느꼈어! ……”
“오빠, ……” 꾸오옌은 은근한 정을 품고 나지막하게 한번 부르고, 부드럽고 뜨겁게 요동치는 몸을 그에게 바짝 붙였다.
류웨이의 숨소리가 거칠어지며, 조심스럽게 꾸오옌의 꽃술같이 반쯤 벌어진 촉촉한 붉은 입술에 키스를 했다. 꾸오옌은 약간 신음하는 소리를 한번 내더니, 두 팔을 펴서 류웨이의 목을 꽉 껴안았다. 이로 억제할 수 없는 격정이 화산이 폭발하듯 분출되어 나왔고, 그들은 오래오래 함께 껴안고 키스를 하며 뜨거운 연애의 진실된 감정을 마음껏 누렸다.

강기슭 부두의 작은 술집안의 등불은 어두컴컴하고, 담배연기가 자욱했다. 일군의 젊은 직원들이 얼굴을 붉히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윽박지르며 주먹놀이를 하며 술을 먹이고 있었고, 우스개 말로 떠들썩하였다. 퇴직한 몇 명의 나이 든 직원들이 함께 모여 옆에 아무도 없다는 듯 잔을 기울이며 금을 켜고 사천희(四川戱)를 부르고 있었는데 자못 여유롭고 한가해 보였다.
류얼은 혼자서 어두컴컴한 모퉁이의 작고 네모난 탁자에서 울적하게 한 잔하고 있었고, 침울하고 삭막하면서도 외롭고 고민스러워 보여 술집의 떠들썩하고 기뻐 날뛰는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그의 얼굴색은 노랗고 초췌했으며, 눈에는 핏대로 충만했고, 머리는 마구 엉클어진 채로 의기소침해있었다.
언제 인지 모르겠지만 꾸야펀이 아무런 소리 없이 불현듯 그의 앞에 나타났다. 그녀는 눈 한번 깜빡하지 않고 류얼을 응시하며 가볍게 잔을 잡고 있는 그의 손을 눌렀고 눈에는 진실한 사랑과 온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류얼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여 엔지니어의 다소 창백하면서도 아리따운 얼굴을 바라보며 순간 마음이 떨렸고, 화끈거리는 딱딱한 것이 신속하게 결후(結喉) 되는 곳에 쏟아지며 아주 강렬한 충격을 만들어냈다. 그는 힘을 주어 그것을 넘기고는 목을 들고 잔의 남은 술을 다 비워버렸다.
꾸야펀은 눈에는 눈물 빛이 반짝였고, 부드러운 소리로 말했다: “상심하지 마!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잖아, 우리 다른 길 생각해봐……”
류얼은 술에 의해 벌게진 눈을 들고, 차갑게 반문하며 말했다: “내가 상심했어요? 날 위로하는 거예요? 제가 이미 막다른 길까지 갔다고 생각해요? ……”
꾸야펀은 나지막한 소리로 탄식했다: “생활이 너무 잔혹해……”
“나에게 훈계해요, 누님? 누난 나보다 2살 많으니까, 날 훈계할 권리가 있다는 거죠?”
류얼은 다시 차갑게 그녀의 말을 끊으며 극렬하게 말했다. “나의 일생 중에 나는 생활에 속고 우롱 당했어요, 운명에 의해 조소당하고 벌 받은 게 아직 적었단 말인가요? 나는 줄곧 운명을 믿지 않는다고요! 난 내 자신만 믿어요! 나는 그저 얻을 수 있는 성공은 사치스럽게 바라지도 않아요, 또 성공하기 치른 엄청난 대가에 대해 결코 크게 아쉬워하지 않아요! 설사 운명 앞에 몸이 망신창이가 돼도 나는 또한 결코 운명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나는 류얼이니까요! ……”
“하지만 넌 이미 젊음을 다 바쳤잖아! 왜 잔혹한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 거야?” 꾸야펀 역시 소리를 높이며 가슴 아프게 말했다. “홍위병 운동이라는 대변화속에 4년 동안 부침했지, 따빠샨(大巴山) 농촌의 진흙탕 속에서 8년을 꼬박 뒹굴었지, 또 이 낡아빠진 조선소에서 꼬박 8년 동안 분투했지! ……꼬박 20년이야! 얼마나 많은 피땀과 눈물을 흘렸니, 얼마나 많은 청춘과 생명의 대가를 지불했니. 이제 막 자리를 잡으려고 하니까, 도리어 생활의 물결이 무정하게 쳐버리니!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하자! ……사람이 사는데 20년이 몇 번 오겠니?! 너 정말 아깝지 않니? 왜 새로운 출로를 찾을 수 없니? 설마 네가 그 양가 같은 옹졸한 무리들하고 끝도 없이 투쟁해서 그가 물러난 뒤 이 조선소의 일인자가 되려고 하는 거야?! ……”
류얼은 천천히 당당히 치켜들었던 머리를 숙였고, 그의 마음에는 피가 떨어지고 있었다.
꾸야펀은 그의 손을 잡고, 부드럽고 따뜻하게 말했다: “얼뚜오, 내말 들어, 여길 떠나! 한 곳에 목 매달 필요 없잖아! ‘능력 있는 사람은 어디 가든 두각을 나타내는 법이야’ 하필이면   희망이라곤 눈곱만큼 찾아 볼 수 없는 곳에 묻히려고 그래? 많은 기관의 간부 심지어 임직원과 지식인조차도 철 밥통을 버리고 개혁개방의 물결에 투신해서 자신의 포부와 재능을 펼치잖아. 넌 이런 곳에서 썩히며 입당하고 간부가 되어 작업장 주임 같은 것이 되는 게 시간만 죽이고 너무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니?! ……”
류얼은 마음이 혼란스러워 한숨만 연달아 쉬었고, 뜻밖에도 다소 우유부단해보였으며, 자조하며 웃으며 말했다: “흥! 난 선천적으로 부족해, 아무것도 없잖아, 한평생 고생만 할 팔자라구……”
“하지만 너 동생 류스와 류웨이는 같은 형제잖아, 경력이 너와 똑 같잖아, 왜 성공했지? 너 생각해본 적 있어?” 꾸야펀이 말했다.
생각지도 않게 이 말이 류얼의 그 당당한 자존심을 깊게 건드렸다. 그의 얼굴색이 일순간  냉소적이고 잔혹무정하게 변했다. “류스와 류웨이가 나 이 형 되는 사람보다 잘나가는 것은 완전히 그들이 기회를 잘 잡고 교활하게 행동했기 때문이야. 소질과 재능으로 보면 나 류얼은 두 동생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다구. 내가 일단 정상궤도에 오르면 이러한 시대의 행운아들을 재빨리 내 뒤 아주 먼 곳에 떼어버리고, 그들로 하여금 먼발치에서 내 뒷그림자를 보게 할 거야.”
꾸야펀은 때를 놓치지 않고 상황을 유리한 방면으로 리드했다: “너 말 한번 잘했다! 기회를 잡는 게 아주 중요해, 이것은 바로 너의 약점이야! 만일 네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면 성공하는 거야! 지금 아주 얻기 힘든 기회가 하나 있어……”
류얼은 진중하게 얼굴을 들고, 담배 한 대에 불을 붙였다.
꾸야펀은 그에게 바짝 다가가 물었다: “너 남쪽 기슭에 신화과의(新華科儀)라는 공장이 있는 거 알아? 공장장이 무능해서 최근 직무해제 됐대.”
류얼의 눈빛이 반짝 빛나더니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고 들기만 했다.
“시에서 결정했어, 전자의표국과 표준계량국이 공동주관해서 사회에 공장장을 공개초빙하기로 말이야, 틀에 얽매이지 않고 인재를 뽑는대. 솔직히 말해서 류웨이가 이미 주관국 임직원에게 강력추천하고 널 대신해서 등록했어, 나도 우리 제부 왕루이에게 얘기를 좀 할까 해, 그는 시험감독장이야! 오늘 오후에 내가 웨이웨이와 온 동네 다 찾았는데 널 그림자조차 안 보이더라. 이건 웨이웨이가 나더러 너에게 전해주라고 한 신화과의 공장과 삼급천평 등의 정밀의기에 관한 기술자료 야, 준비 한번 잘 해 봐……”
꾸야펀은 한숨에 말을 다하고 자료를 류얼에게 넘겨주었다.
류얼은 아주 빨리 해보고 싶은 충동을 숨기면서 자료를 받아 한번 넘겨보며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어엉, 이렇게 많아?……”
“늦지 않아! 다음달 중순에 초빙시험이야, 내가 보기엔 기술 쪽은 어렵지 않을 거 같고, 문제는 기업관리사상인데, 이건 너에게 있어 그야말로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지……” 꾸야펀은 그를 격려하며 말했다.
“좀 보고나서 말하자!” 류얼이 담담하게 말했다.
꾸야펀이 마음 편하게 웃었다: “넌 분명히 합격할거야!”
“내가 시험 보러 간다고 말했나?” 류얼은 거드름을 피우며 정색을 하고 물었지만 끝내 웃음을 띠었다: “자! 당신과 웨이웨이가 나에 대한 마음을 위해서 건배!”
두 사람은 술잔을 들고 건배하며 한번에 다 마셨다.
류얼은 빈 잔을 바라보며 제의하며 말했다: “응, 이 술맛 괜찮네, 우리 다시 한 잔?”
꾸야펀이 그의 손을 누르고 말했다: “그만 마셔. 우리 강가에 산책하러 가자.”
“사람들이 수근수근 거리는 거 두렵지 않아?” 류얼은 응시하며 물었다.
“무슨 상관이야! 말하라면 하라지!” 꾸야펀은 단발머리를 한쪽으로 넘기며 일어서서 용감하게 류얼의 팔을 잡아 당겼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주시하는 가운데 두 사람은 연인처럼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작은 술집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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