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文史哲/中國小說

볼세비키 형제들(8)

마장골서생 2009. 3. 7. 20:50

제 8 장

 

가을바람이 휘휘 불고, 우중충한 비가 주적주적 내린다.
인산인해를 이룬 번화가에 알록달록한 우산들은 무수한 아름다운 버섯처럼 지면에서 솟구쳐 오르고, 아래위로 밀치락달치락하며 자욱한 는개가 끝없이 흩날리는 가운데 도처에서 흔들거려 비에 흠뻑 젖고 안개 자욱한 낀 산성(山城)을 오색이 빈분하고 봄기운이 만연하도록 하였다.
스웨이는 장바구니를 끼고 통이 깊은 장화를 신고 접을 수 있는 검은 우산을 받쳐 들고 “버섯 군”속을 지나갔다. 그는 일찍 감치 가정주부를 맡는 각색에 익숙해져 있었다.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흥겹게 분주히 쫓아다니고, 창백한 얼굴에는 영원히 웃음이 가득하였다.
스웨이는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농산물시장으로 밀치고 들어가 주민 할머니처럼 채소장수와 흥정하였다.
“계란 한 근 얼마죠? 이봐요, 누구 계란이죠?”
“1.9원, 1.9원요!”
“사람 놀라게 하시네! 정말 교육장 둑 까마귀가 따로 없구먼, 날아 사람 치네! 1.3원, 1.3원해요!”
“1.3원으로 계란 자시게? 폭탄을 드쇼, 형씨 1.85원에 가져가소.”
채소장수는 선언하듯 단호히 말했다.
“팔기 싫으면 관두셔! 도처에 널린 게 계란인데……”
“오, 널렸다고! 사보셔!” 채소장수가 그의 뒤 그림자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물 오른 잉어. 스웨이는 자신도 모르게 걸음을 멈췄다.
“아저씨, 이 물고기 어떻게 팔아요? 쯧쯧, 다 죽어가네요.”
“다 죽어간다고?” 생선장수는 가치가 없다는 듯 그의 목소리를 따라하며 야유하듯 말했다. “곧 죽는 고기가 눈을 이렇게 똥글똥글 크게 떠? 한 근에 2,8원이야! 새벽에 잡은 고기라구! 다 죽어가기는……”   
“2.4원요! 큰 것 두 마리 가지고 갈게요!”
목소리를 길게 빼고 웃기 시작하며 “못 가지고 갈까 걱정되네, 형씨! 요 며칠 시세도 안 알아 봤소.”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고기는 가지고 갈수 없어도, 내가 가잖아요. 주머니안의 지폐 쓰지 못할까봐서요?” 스웨이는 일부러 안 사는 척하고 몸을 돌려 가버렸다. 한참 멀리 걸어가서야 뒤에서 생선장수가 한탄하며 부르는 소리가 들려 왔는데, 마치 노모가 방금 돌아가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들고 가소, 들고 가소! 가져가란 말이오, 형씨! 오늘 크게 인심한번 쓰지……빨리 와요!”
스웨이는 살짝 웃음을 머금으며 되돌아갔다……
스웨이가 지갑을 탁 털어 활어와 채소, 돼지고기, 계란으로 가득 찬 장바구니를 들고 농산물시장을 걸어 나왔을 때 주룩주룩 내리던 우중충한 비는 한 장의 거대한 그물을 펼친 듯 더욱 굵고 더욱 가늘게 내렸다. 하늘에는 갑자기 검은 구름들로 뒤덮이고, 광선도 순간 어두워지지 시작하여 대낮임에도 저녁 무렵 등을 켜는 시간처럼 보였으며, 많은 상점들이 전등을 켜지 않으면 안 되었다. 
거리에 오가는 사람들의 행렬은 더욱더 붐비기 시작했고 전차 역에는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 서있어 시꺼멓게 길목을 거의 막고 있었다, 스웨이는 급히 길을 재촉하는 사람들의 행렬에 의해 질펀한 대로가로 밀려나 장바구니를 든 채 행인과 차를 피해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향하는 길로 갔다.
는개 중에 비닐우의를 걸친 키 크고 야윈 한 중년의 부인이 백화점 문 앞 계단에서 4×6배판 크기의 작은 책 몇 권을 흔들며 쉰 목소리를 돋구어가며 크게 소리치며 팔았다.
“빨리 구경해요! 털실로 무늬를 짤 수 있는 방법 100가지 구경해요! 클로버․금전화․백련화․버섯구름․맥나비․양색대울타리화도 있어요! 외국에서 짜는 스웨터 무늬 100가지 구경해요! 덴마크식․프랑스식․스코틀랜드식․알바니아식 있어요…… 종류 많고, 디자인 참신, 한 권에 1.35원, 10권 사면 20% 할인이요! 빨리 와서 구경해요, 인쇄 수량이 많지 않아요, 다 팔면 끝납니다, 다시 기회 없어요!”
그녀가 외치는 소리는 번화가의 시끌벅적한 소리의 물결에 파묻혔고, 급히 발걸음 재촉하는 사람들의 물결은 조수처럼 한 차례 한 차례 그녀의 앞으로 밀려 지나갔지만 그녀의 물건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우연히 그녀 옆으로 지나가는 한 두 명의 부녀자들이 소책자를 집고 마음대로 몇 번 넘겨보았지만 지갑을 꺼내질 않았다. 비는 더욱 세졌고, 사람들의 물결(人海)이 움직이는 속도는 점점 빨라졌고, 소리의 파도도 점점 높아졌다. 그녀는 흡사 조금도 실망하지 않은 것 같으며, 쉬지 않고 작은 책자를 휘두르며 또 소리치기 시작했다.
“빨리 봐요! 빨리 봐요! 봐요 털실로 짜는 방법 100가지요! 봐요 외국에서 짜는 스웨터 무늬 100가지요! 봐요 아동복 설계 18가지요! 목도리나 모자를 짜는 양식 12가지요! 봐요 무늬로 짜는 스타일이 세계의 새로운 유행을 이끌고 있는 것을요! ……”
스웨이는 여윈 아내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그녀가 목이 쉬도록 외치는 소리를 들으면서 이 낙천적인 기질의 수척한 남자는 눈시울을 적셨다. 그는 길가 교통초소로 달려가 장바구니를 그 젊은 경찰에게 건네고는 웃는 낯으로 몇 마디 잘 말하고서 길을 가로질러 순식간에 아내의 손에서 소책자와 큰 손가방을 뺏어들고 듣기 좋게 큰 소리를 울리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에이, 좋은 소식이요, 좋은 소식이요! 최근 들어온 서양식 털실 짜기 스타일전집이요! 삽화도 있고, 칼라 사진도 있고, 양식도 있고, 바늘을 쓰는 방법도 있어요. 리건식(里根式)․광부식(光夫式)․효경식(曉慶式)․장유식(張瑜式)……에이, 빨리 봐요! 이 스웨터 얼마나 보기 좋아요!……”
아마도 그 백면서생의 점잖은 모습과 어려운 글자만 쓰는 지식분자의 어조가 갈 길이 바쁜 여성들을 감동시켰을 것이다. 아니면 “리건식․광부식”이 청년남자들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다. 어째든 순식간에 일군의 작은 무리들이 그의 앞을 에워 샀다, 일군의 사람들이 둘러 사기만 하면 당신이 뭐라 외치든 바로 두 번째 무리, 세 번째 무리들이 둘러 살 것이다.
스웨이는 파는데 흥이 나서 소리를 지르면 지를수록 맛이 넘쳤고, 억양고저가 있고, 인심을 부추겼다: “에이, 80년대 외국에서 가장 유행하는 최신 대전람이요! 가장 최신 서양풍경 디자인 대폭로를 보세요! 한 사람당 2권으로 제한합니다, 십 여 권 남았어요! 사고 싶으면 사요, 시간이 돈입니다. 0.35원만 내면 하루 밤에 지식의 부자가 되요! 이것은 사범대학 도서관에서 크게 추천하는 지도성 생활수책입니다, 큰 실용성과 소정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빨리 오세요! 이 촌 지나가면 정말 이런 가게 없습니다! 이 찐빵 다 먹고 나면 정말 소가 없어요! 잔돈을 미리 준비해, 효율을 높입시다!”
류뿌는 흥분하며 끊임없이 급박한 두 손으로 받은 잔돈을 받으며 감동해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놀라며 가끔씩 자신의 능력 있는 남편을 바라보았고, 그들은 사람들의 무리에 들러 싸였다.   
이때 류스는 마침 큰 마스크를 한 왕창을 데리고 거리 맞은편의 사람들의 행렬에서 담소하며 지나가다, 갑자기 낯설기 그지없는 두 사람의 그림자와 소리를 발견했다. 온몸의 뜨거운 피가 순간 한꺼번에 얼굴로 솟구쳐 오르는 것이 마치 사람에게 따귀 한 대를 심하게 맞은 듯 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코트의 깃을 세우고, 머리를 움츠리고, 얼굴을 한번 돌리더니 행인들의 분란한 그림자로 엄호하고는 한 상점의 유리회전문안으로 숨어 들어가더니 순식간에 사람들의 물결 속으로 사라졌다.
앞서 가고 있던 왕창은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류스가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는 자신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고 사방을 둘러보며 망망한 사람들의 물결 속에서 연인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그녀는 결국 실망하고는 억울하고 원망 어린 눈으로 천천히 몸을 돌려 앞으로 갔다.
류스는 쇼윈도 뒤쪽에 몰래 나타나 누나와 제부가 길가에서 소리치며 물건을 파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었다. 계속 바라보노라니 쓰라린 지난 일들이 하나하나 그의 면전에 떠오르는 것 같아 눈물이 점점 그의 눈을 흐리게 했다……
주적주적 내리던 가을비가 다소 가늘어진 듯 했고, 거리에는 사람들이 드물었다.
큰 가방의 소책자들은 사람들이 다투어 사는 바람에 텅 비었음에도 뜻밖에도 어떤 사람은 아쉬운 듯 “언제 다시 팔죠?”라고 따지듯 물어, 사람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하였다.
사람들의 무리들이 흩어지고, 온 손에 잔돈만 쥐고 있는 부부만 남았다. 그들 두 사람은 돈을 손가는 대로 가방에 채워 넣고 감시대에 가서 채소바구니를 받아 와서는 서로를 보며 한번 웃고는 다정하게 손을 잡고 우산을 받쳐 들고 집으로 가는 길로 갔다.  
아내는 남편의 어깨에 기대어 다정하게 탓하며 “정말 몰랐네, 당신 저 암거래상보다 더 잘하네. 어디서 배웠어?”라고 했다.
남편은 약간 우쭐거리며 “머리가 좋잖아! 방법이라고 할 게 있어? 몸만 좋으면 그쪽 일 아주 잘 수 있지 않겠어!”라고 했다.
류뿌는 점점 흥이 올라 남편에게 자신의 가정설계계획을 이야기 하며 “알아? 오늘 250 여 권 팔았어, 순전히 근 40 여 원 번 거! 내 생각엔 기껏 해봐야 1년 더 하자, 이 40000권 팔면 6000원을 벌 수 있어. 나는 한번에 고급가전제품을 전부 살 거야, 대형 컬러TV, 대형 냉장고, 고급오디오…… 우리 아이들도 돈 있는 아이들과 똑같이 현대생활에 제공하는 모든 것을 누리게 할 거야! 아이들이 너무 힘들어. 모두 내가 능력이 없다고 탓하고……”라고 했다.
스웨이는 아내를 위로하며 “당신 말이 맞아. 우리 자신들이 조금 고생하고 조금 피곤하더라도 아이들이 불행지지 않도록 해야겠지. 에이! 내가 당신까지 힘들게 하는구려. 내 마음속엔……”
류뿌는 급히 남편의 입을 막으며, 낮은 소리로 “저도 원해요.”라고 말했다.
부부 두 사람은 친근하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흥분과 행복에 빠졌다.
류스가 갑자기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 그는 흥건히 젖은 코트를 감싸고 빗물에 범벅이 된 채 눈빛은 고정되게 누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스웨이가 먼저 동생을 발견하고 놀라 “스토우, 왜 여기 서서 비를 맞고 있는 거야? 빨리 집으로 돌아가자!”라고 물었다.
류스는 제부를 거들떠보지 않고, 심지어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이 예사롭지 않은 행동에 부부 두 사람을 아주 의아했고, 왜 그런지 알 수 없었다.
“스토우! 왜 그래? 웨이 씨가 너에게 말하잖아……”
“누나!” 류스가 누나의 말을 끊고 특이하게 소리를 치고, 눈에 핏발을 세우고 나지막하게 “그 소책자를 꼭 팔아야겠어? 정말 돈이 그렇게 중요해? 돈 때문에 낯가죽도 쨀 수 있겠네, 뿌․얼․스․웨이․커 형제들의 존엄과 강골도 아무 쓸모없는 낡은 책들과 함께 팔아버린 거야? 누난 우리의 누나야! 내 부탁할게, 다시 이러지 마……”라고 말했다.
류스는 한숨에 말을 다하고, 급히 몸을 돌려 빠른 걸음으로 떠나갔다.
류뿌는 충격을 받고 멍했다, 멍하니 동생이 모질게 눈물을 닦는 뒤 그림자를 보면서 입술이 극렬하게 부들부들 떨며 한참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스웨이는 얼른 아내를 부축하며, 연성으로 위로하며 “서두르지 마, 서두르지 마! 동생도 좋은 뜻으로 말한 거야, 우리 천천히 그와 이야기 해보자, 그는 이해할 것이야 이 모든……”라고 말했다.
류뿌의 눈에는 쓴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고, 입가엔 쓴 웃음을 지으며, 혼자 말 하듯 “내가 대작가 동생의 체면을 잃게 했어……누가 나보고 누나라고 하겠어?”라고 하였다.……
날이 조금 밝았다. 스웨이는 마치 큰 병에서 막 호전된 듯 한 류뿌의 허약한 몸을 부축하고 천천히 설렁하고 아무도 없는 사거리로 걸어갔다.……   
 
조선소의 기계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고 있고, 아주 분주하게 생산하는 모습이다.
기름 때로 얼룩진 작업복을 입은 류얼이 한 걸음에 공장조직과 사무실로 넘어들어 오더니, 단독직입 적으로 “호우 과장님, 무슨 일입니까?”라고 한 마디 묻는다.
호우예밍은 바로 일어나 맞이하며, 먼저 은근슬쩍 방문을 닫고, 이어 실실 웃으며 한 다발의 돈 뭉치를 꺼내 유얼에게 건네주었다.
유얼은 그를 힐끗 한번 쳐다보고, 경각심을 가지고 “무슨 의미죠?”라고 물었다.
“조금한 성의야, 조금한 성의야! 번역원고와 논문이 계속 발표됐어, 이 돈 너 제부가 잘 받도록 해 줘, 몸도 보양 좀 하고……헤헤!” 호우밍예는 경건하고 정성스런 얼굴을 하고 다시 지폐를 건네주었다.
류스는 여전히 돈을 받지 않고, 쌀쌀하게 “원고료?”라고 물었다.
호우예밍은 손바닥을 한번 치고서 “봐봐, 이거 정말 원고료야! 총 268원이야. 우수리가 있잖아, 내가 편집장하고 편집부 직원에게서 거나하게 한 턱 냈어, 얼마 간 성의를 좀 보여주었어. 이 200원은 내가 받기엔 당연히 부족하고, 도리상 너 제부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아서……”라고 했다.
류얼은 굳은 표정으로 일어서며 의심할 여지도 없이 “됐습니다! 당신 것은 당신 꺼예요, 겸손하게 사양할 필요 없어요. 이왕 당신에 명예와 이익을 가져 주었으니 우리 제부는 이런 돈은 개의치 않습니다……또 볼일 있습니까? 저는 작업장으로 돌아갑니다.”라고 했다.
호우예밍은 돈을 들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아이쿠, 말한 게……너 제부 직업이 없잖아, 그래도 쓸 곳이 있잖아……”라고 했다.  
“안녕히 계십시요!” 류얼은 담배꽁초를 버리고, 머리도 안 돌리고 가버렸다.
호우예밍의 웃는 표정이 굳어지고, 작은 눈을 돌리며 생각을 좀 하더니 돈을 허리춤에 집어넣고 테이블 위의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점심, 퇴근을 알리는 종이 울렷다.
류얼은 건들거리며 다 달아빠진 차고로 와서, 수리공 몇 명이 마침 정원에 쭈그리고 앉아 밥 먹고 장기 두고 있는 것을 보고서, 인사하며 말했다.
“헤이! 류씨 미제 지프차 좀 사용합시다.”
한 중년의 사나이가 맞장구치며 “사용해, 열쇠는 차에 꽂혀 있고, 방금 기름 너 놨어……큰 귀! 빨리 사용해! 영화공장 쪽 사람들이 몇 번이나 와서 봐두었다 구, 빨리 끌고 가!”라고 말했다.  
유얼은 그 낡고 폐기처분한 미제무개 소형지프차 위로 올라타고, 주유소에서 요란한 소리를 울리고, 핸들을 한번 돌리더니 차고대문을 몰고 나갔다.
호우예밍의 마르게 생긴 그림자가 강가에서 초급하게 배회하고 있다.
잠시 후, 꾸야펀이 내키지 않은 듯 강가로 걸어오고 있음을 보았다. 호우예밍은 얼른 맞이하러 가서 은근히 귤 한 개를 건네준다.
“야펀, 밥 먹었어? 이 단 귤 맛 좀 봐봐!”
꾸야펀은 달갑지 않게 여기며, 차가운 얼굴로 “무슨 일이세요?”라고 물었다.
“야펀!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당신만이 날 구해줄 수 있어” 호우예밍은 울상을 하며 고의적으로 부풀려서 말했다. “너 친한 학우의 얼굴을 봐서라도 어찌되었든 간에 이번에 날 좀 도와줘……”
꾸야펀은 눈살을 찌푸리며 “무슨 튼 일이야, 호가를 이렇게 급하게 만들었나? 훌쩍거리지 말고 잘 말해봐”라고 했다.
“아편아, 이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야, 너 절대 날 도와줘야 돼, 또한 너만이 날 도와줄 수 있어! 좋아 좋아, 내 얘길 들어봐. 고찰을 거듭하여, 시과학위원회에서 나를 정식으로《과기정보연구》잡지 부편집장으로 발령을 내기로 결정했어. 부처급 대우지, 또 방이 세 개 딸린 집까지 있어. 좋은 일 아니겠어? 누가 알았겠어 문제가 생길 줄 말이야, 발령수속이 다 났는데 갑자기 시위조직부의 한 니우라는 부국장이 보류시켜 버렸어, 한사코 나보고 ‘삼종인(三種人)’이라고 하잖아! 이거 너무 억울한 거 아냐? 나는 개미조차도 밝지 않는 사람이라고, 어떻게 ‘삼종인’이 될 수 있어? 후에 내가 겨우 아는 사람을 통해 알아봤는데, 원래 내가 문혁 때 어떤 비판대회에서 한 노 간부의 머리를 받아들었는데, 앙심 품고 있던 이 노 간부가 바로 지금의 니우 부국장이라고 말하더군! 봐봐, 니우 국장이 아마 사람을 잘못 봤던지, 내가 정말 그의 머리를 받았겠지, 그렇지만 이렇다고 ‘삼종인’으로 간주 할 수 있는 거야?”
꾸야펀은 들은 후에 웃지도 울지도 못하며 “내가 뭘 도와 줄 수 있어요? 난 또 그 니우 국장을 몰라요.”
“그렇지만 시위 왕 서기, 왕 시장을 알잖아, 더군다나 그는 너의 제부잖아!” 호우예밍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흥분하며 허벅지를 치며 말했다. “왕 서기가 山城에서 실질적인 제일인자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잖아, 그가 조직부에게 한 마디 해주면 니우라는 사람 처리 안 하고 베기겠어?……야펀아, 왕 서기가 널 좋아하는 거 알아, 한 마디만 해줘! 나 이 호우예밍 다음에 소가 되고 말이 되도 목숨을 구해준 은혜에 보답할게. 부탁해, 야펀……”
꾸야펀은 경멸하듯 그를 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 “관리가 되는 게 이렇게 중요해요? 목숨보다 더 중요해요?”
호우예밍은 억울해하며 소리쳤다. “내가 어디 관리가 되고 싶어서 그러겠어, 우리 모두 지식인이야, 전공과 비전이 가장 중요하잖아! 네가 보기에 내가 정치사상 간부하고 있으면 무슨 희망이 있을 것 같아? 배운 것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청춘을 낭비하잖아, 우리에게 귀중한 10년이 몇 번 있을 것 같아! 목숨 내놓고 다시 분투하지 않으면 역사의 무대로 밀려나……야펀! 내 말 들어봐, 난 네가 류얼을 좋아한다는 걸 알아, 나도 그냥 도와달라는 건 아니잖아? 내가 조선소를 떠나기 전에 류 군의 입당, 간부 승진, 작업장 주임을 맡는 등의 몇 가지 큰일을 원만하게 처리해줄게! 난 내 말에 책임을 져, 절대 식언 하지 않아……”
꾸야펀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고, 식식거리며 몸을 돌리고는 그를 향해 고함쳤다. “당신 야비하네요!……류얼이 이 일과 무슨 관계가 있어요? 내가 뭣 때문에 당신 같은 인간을 도와줘야 하나요? 호우예밍, 당신 정말 하늘 아래 가장 파렴치한 소인배군요! 당신 뭐든 얻고 싶어 하군요, 뭐든 이용하려고 하군요, 당신 정말 이기적 이예요.” 
꾸야펀은 화나고 분해서 울며, 몸을 돌려 모래사장의 작은 길로 걸어갔다. 그녀는 스스로 이미 지저분한 교역에 빠져 들었고, 이 무치한 소인배를 대하면서 자신의 유얼에 대한 그런 비밀스럽고 가련한 감정조차도 이용하고 유린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호우예밍은 낯 두껍게 꾸야펀을 쫓아가 간절하게 설명하며 말했다. “야펀! 야펀! 화내지 마! 내 말 끝까지 들어 봐. 나는 성심성의껏 유얼을 도와주려는 거야, 나는 그와 아주 오랜 친구잖아. 그 같은 우수한 기업관리 인재가 작업장에 틀어박혀 노동을 한다는 것은 정말 애석한 노릇이야, 나는 그의 원대한 포부를 정말 이해하고 동정해! 날 믿어줘, 야펀, 나 호우예밍도 영웅적 기개를 지닌 사나이 대장부라구, 나도 국가와 사회를 위해 천지가 놀랄만한 사업을 할 수 있길 자나 깨나 갈망하고 있어……”
“듣기 싫어! ……저리가!……”
꾸야펀은 아가씨처럼 귀를 막고 머리를 숙이고 질주하였는데, 아주 무서운 전염병을 피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호우예밍 역시 엿 사탕처럼 필사적으로 그녀에게 달라붙으며 놓아주지 않고 끊임없이 설명하며, 애걸하며, 쉴 새 없이 지껄이며 말하고 있었다…… 멀리서 보면 도리어 말다툼하는 부부 같았다.      

바이스(白石) 공항에 양광이 찬란하고, 공중에는 각종 채색깃발들이 펄럭이고 있다.
낡은 미제지프차가 바람 같이 빨리 공항대합실 앞까지 와서 멈추더니, 류얼이 시원스럽게 차에서 뛰어내려 곧장 대합실홀로 달려갔다.
이미 탑승수속을 다 끝내고, 마침 어머니와 큰 형을 모시고 대합실에서 쉬고 있던 지엔샤오링이 익숙한 남편의 모습을 보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눈시울을 붉히며 빠른 걸음으로 남편의 면전에 왔다.
류얼은 다소 낯설게 모습이 변한 아내를 쳐다보았다.
아내는 어깨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파머를 했고, 엷게 화장을 하고, 립스틱으로 진하게 칠했으며, 온몸에 향내가 났다. 값비싼 짙은 색 계통의 바오니(薄呢) 코트와 하이힐을 새로 바꾸었고, 모등핸드백을 팔에 걸고 있었는데, 상류사회의 귀부인 같아, 온몸에 기름때가 가득한 작업복을 입은 남편과 선명한 대조가 되었다.
류얼은 사구려 담배를 피우며 눈은 다른 곳을 보면서 쌀쌀하게 물었다. “할 말 있어? 시간 아껴!”
아내는 머리를 숙이고 계속해서 눈물을 닦고, 콧물을 훔치며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류얼은 도리어 냉혹하고 음침해보였다.
화려하게 옷을 입은 어머니와 큰 형은 멀리서 그들은 바라보고 있었다.
아내가 마침내 눈물 때문 말이 나오지 않은 듯 말했다. “부탁할게……천천을 잘 데리고 있어줘……그린카드를 발급받으면 꼭 그녀를 데리러 갈게……”
류얼은 냉혹하게 그녀의 말을 끊었다. “천천은 미국에 안 가, 당신 그런 생각 단념해! 거기서 생활 잘하길 빌겠어.”
유얼은 말하면서 일찍 감치 다 써놨던 “협의이혼신청서” 한 장을 꺼내, 아내 앞에 건네주며 말했다. “나는 이미 당신과 혼인관계를 끝내기로 결정했어, 아이는 내가 키울테니, 당신 어떤 의무도 질 필요 없어. 사인해.”
아내는 그 종이를 받고, 자신도 모르게 통곡하며 실성했다.
많은 여객들이 놀란 듯한 눈빛을 보냈다.
류얼은 냉정하게 아내에게 만년필을 건네주었고, 얼굴에는 표정이 없었다.
아내는 통곡만 했고, 눈물이 종이 위의 글자를 모호하게 했다.
대청에서 방송이 흘러나왔다. “‘4101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으로 가실 승객여러분들께서는 자신의 짐과 물품을 잘 간수하십시오, 탑승티켓을 바꾸시고 표 검사를 받고 터미널에 들어오신 후 266호 비행기에 탑승해주십시오……”
승객들은 계속해서 일어서기 시작했고, 개찰구로 몰렸다.   
류얼은 가볍게 재촉했다. “사인해, 시간 없어.”
아내는 더 이상 길이 없었다, 눈물을 머금고 종이와 펜을 들었지만 글자를 쓸 곳을 차지 못했다. 류얼은 몸을 돌려 딱 벌어지고 투박한 등을 아내 앞에 내밀었다.
지엔샤오링은 종이를 남편의 등에 대고 떨며 만년필을 들고 눈물을 흘리면서 이혼합의서에 사인을 했다.
류얼은 몸을 돌려 이혼서를 받아 한번 보고, 신선한 필적을 한번 불고 품안에 간직하고 돌아보지도 않고 정문으로 가버렸다.
지엔샤오링은 눈물이 샘물 솟듯 하여 차마 말을 하지 못하고, 다가온 어머니와 큰형에 의해 부축돼 통곡하며 몸을 돌리고 개찰구로 갔다.……
류얼은 미제무개지프차를 몰며 공항고속도로를 내달리며 버스와 자동차를 한 대 한 대  추월하며 고속으로 급하게 몰았다.
보잉707제트여객기가 번개 치듯 쌩하며 저공에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며 경천동지하고 귀를 멎게 할 거대한 굉음을 냈다.
류얼은 순간 차를 세워, 머리를 들어 점점 푸른 하늘로 빨려 들어가는 비행기를 자라보고, 눈에는 갑자기 맑은 눈물이 와락 쏟아져 나왔다.   

급촉한 전기 벨이 울리자, 부풀어 오른 구명조끼를 입은 선원들이 “와아”하는 소리를 지르며 배 중간의 목책 난간문을 당기고, 큰 소리로 소리쳤다. “주의해요! 배가 갑니다!”
밧줄을 풀고 닻을 올리며, 힘찬 고동소리를 내며, “툴툴”하는 모터 소리에 승객을 가득 태운 여객선은 천천히 잔교로 쓰이는 배를 떠나 맞바람을 맞으며 물길을 헤치고, 상류 아득히 바라보이는 티엔롱먼(天龍門) 부두를 향해 나아갔다……
류웨이는 붐비는 승객들 사이를 비집고 헤맨 끝에 배 가 난간 옆으로 밀치고 와서, 떠들썩한 가운데 홀로 강 언덕의 마름다운 황혼경치를 감상하고 있었다. 갑자기 그의 눈빛이 번뜩이며 분명 무엇에 홀린 듯 했는데……        
복잡한 사람들 속에 아리잠직하고 가냘픈 소녀가 있었다. 배를 탄 뒤 묵묵히 난간모퉁이에 기대 책 한 권을 들고 시름에 잠겨있었다. 이 아가씨는 외모가 결코 뛰어나지 않고 심지어는 예쁘다고는 할 수 없었으며, 얼굴이 노래서 영양이 부족한 모습이었고, 아주 속박한 옷차림을 하고, 바지에서 꿰맨 자국이 있어 가난한 집안의 여자아이 같았다. 그러나 무엇 때문인지 모르지만 류웨이는 그녀에게 깊이 끌렸다. 그녀는 턱을 괴고 깊은 생각에 빠져 있어 온갖 근심과 감정이 있는 모양을 하고 있어서 그를 푹 빠지게 했다. 그는 이렇게 한 폭의 명화를 감상하듯 몰래 먼 곳의 소녀를 감상하고 있었다……
여객선이 막 남쪽 기슭에 들어오자, 일군의 신화과의(新華科儀) 공장의 젊은 직원들이 떠들썩거리며 달려왔다. 그들의 우두머리는 “살코기”라고 불리는 호리호리한 사내였는데 지저분한 작업복과 청바지를 입고 담배를 물고 있었고, 단번에 골목대장임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의 동작은 거칠었고, 상스러운 말만 해댔으며 배를 타자말자 자리를 빼앗았다. 원래 먼저 기다리고 있던 승객들을 한쪽으로 밀쳐내고, 광주리를 지고 있던 노인을 엉덩이로 밀쳐 갑판에 엉덩방아를 찧게 하고서도 그들은 오히려 크게 웃었다. 주위의 승객들은 화를 내고 싶었으나 감히 말을 꺼낼 수 없었다……  
배가 다시 움직인 뒤 그들은 또 함께 배현 난간에 엎드려 강기슭에서 밧줄을 끌러 물에 들어간 선부들과 이상한 소리를 내며 장난을 쳤다. 선부들은 리듬감 있고 일사불란하게 선원의 선창을 외치고 있었고, “살코기”는 선창하는 와중에 아주 빠른 속도 날카롭게 “■唱”을 집어넣었다.
“선장! 오늘 아침 뭐 드셨수――?”
그의 형제들은 선부들이 “어이――좌”하는 박자에 맞춰 일제히 소리치며 호응했다. “짠――지!”
“선장! 마누라는 있소――”
“있소!”
“선장! 당신 마누라 바람 피워 애는 놨수――?”
“곱――추!”
“하……!” 한바탕 방자하게 크게 웃고, 휘 바람 소리가 사방에 퍼졌다.
그들은 이렇게 마음대로 떠들다가 마침내 그 아리잠직하고 가냘픈 아가씨를 발견했다. 동료 몇 명이 눈짓을 하고 “엉큼한 말”을 몇 마디하고는 아가씨 쪽으로 가서 그녀를 가운데 처하게 했다. “줄서 앉아, 과일을 먹고, 줄서 앉아, 다정하게……” 노래 부르고 웃으면서 아가씨를 밀치락달치락하며 손을 치고 발을 건드렸다……    
류웨이가 올라가, 손바닥으로 묵직하게 “살코기”의 어깨를 쳤다. “살코기”는 입을 한번 삐쭉거리고 고개를 돌려 보니 점잖고 반듯하며 신체가 그리 크지 않는 착실한 젊은이인 것을 알고 눈빛을 순간 흘겨보며 입의 담배를 내뱉고는 거만하게 류웨이를 훑어보며 물었다.
“왜, 형씨? 몸이 간질거리는 모양이지?”
“너희들 그녀에게 떨어져” 류웨이가 말했다.
“헐! 모르겠네, 형씨 그래도 조수야!”
“살코기”는 실실 웃으며 말하다 갑자기 류웨이 얼굴에 주먹을 날렸으나 류웨이가 왼손으로 막고 오른손으로 치는 것만 보였다. “살코기”가 정신이 돌아오기 전에 벌써 3m 되는 곳의 철 난간에 나자빠져 쇠파이프와 입을 맞추고 있었고, 입안에 피가 나와 순간 얼굴에 묻었다. 류웨이가 약간 무공을 발휘하자 그 눈이 휘둥그레진 청년 직원들이 순간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밀치면서 뒤로 넘어지며 갑판에 한 덩어리가 되어 뒹굴며 무구도 감히 일어서려 하지 않았다……
에워싸서 보고 있던 승객들은 박수를 치며 쾌재를 불렀고, 우스개 말과 즐거워하는 소리가 가득했다.
“살코기”는 강적을 만난 것을 알고 땅에서 일어나 대전문(大前門) 담배를 꺼내 류웨이 앞에 주었다.
“대장부야! 대장부야! 친구합시다! 친구합시다!……”
류웨이는 조금 개의치 않고 담배를 받아 웃으며 말했다. “모두 객지에서 먹고 살고자 하는 건데 왜 하필 사람을 괴롭히는 거요? 당신들 이런 부도덕한 일 다시 하지 않으면 되요……”
이에 형제들은 주눅이 든 채 몰려와 “대장부”로 치켜세우며 말하고 웃으며 친구가 되었다.
밤의 장막이 내려왔다. 티엔롱먼 부두에는 등불이 찬란하다.
류웨이는 “살코기”일당을 보낸 뒤 그를 기다리고 있는 아가씨 가에 와서 가볍게 물었다. “내가 바래다줄까? 괜찮다면――”
아가씨는 말수가 적었지만 류웨이에게 믿음과 호감을 분명하게 드러내보였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등불이 찬란하게 비추는 대로를 지나 경사치고 울퉁불퉁한 골목을 지나갔다.
“이름이 뭐야?”
“꾸오옌. 넌?”
“류웨이. 시표준계량국에 근무하고 있어. 넌?”
“난 일하지 않아. 우리 집은 아주 가난해, 나는 중학교를 마치고 그만뒀어, 지금은 스허(石河)댐 공사장에서 돌을 깨고 있어, 임시직 일을 하고 있어……”
“우리 집도 아주 가난해, 하지만 난 대학을 마쳤어. 우리 누나가 대학에 보내주었어, 그녀는 매월 겨우 60여원 받으면서도 말이야, 제부는 줄곧 일을 하지 않고, 또 아들을 중학교에도 보내야 하는데도……”
“너 누나 정말 좋다! ……식구가 어떻데 되니?”
“다섯 명이야, 5남1녀 지, 난 네 번째고, 넌?”
“우리 집 식구들 굉장히 많아, 열 몇 명되지! 나도 네 번째야, 뒤에 여섯 명의 동생이 있지, 가장 어린 애가 겨우 6살이야……”
“그럼 너 아빠 굉장히 힘들겠다! 뭐하시는데?”
“해방전에는 黃包■를 끌었지, 나중에는 삼륜차를 끌기도 했어, 무슨 일이든 다 하셨어, 가난 때문에 한평생 힘드셨지……”
“우리 아빠 엄마나 일찍 돌아가셨어. 우리 형제들은 누나 손에서 커서, 그녀는 우리들의 환생하신 부모님 같아……”
곧 집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이미 친구가 되었다.
아가씨의 집은 성 가의 한 좁고 지저분한 뒷골목 깊은 곳에 있었다. 그곳은 낮고 너덜너덜한 판자문짝 방으로 찢어질 듯 가난했다. 
꾸오옌의 부친은 문 앞 길가에 凉椅에 앉아 마른 잠두콩을 씹으며 한잔하며, 川劇을 흥얼거리고 있었는데, 약간 취한 상태였다.
꾸오옌은 부친에게 소개하며 말했다. “아빠, 이쪽은 웨이 오빠예요.”
류웨이가 앞으로 몸을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백부님, 안녕하십니까!”
꾸오옌의 부친은 젊은이가 옷을 말끔하고 입고 행동거지가 바르고, 기질이 비범하며 모습이 당당한 것을 보고, 급히 대나무 의자 하나를 끌어와 인사하며 말했다. “응, 앉아요! 옌아, 류군에게 차 한 잔 따라주려무나! 삼화차로 준비하려 무나!”
류웨이는 대전문 담배를 공손히 올리며 “백부님, 여기!”
꾸오옌의 부친은 탁자위의 잎담배를 집고서 “난 이게 더 맞아, 한 입에 다 피우지.” 그는 백주가 가득 찬 투박한 그릇을 가리켰다. 류웨이는 살짝 웃고 술그릇을 받아 대용량의 백주를 마셨다.
꾸오옌의 아버지는 기뻐 웃으며 또 그에게 마른 잠두콩 한 줌을 쥐어주었다.
몇 명의 다 떨어진 셔츠를 입은 거의 다 큰 아이들이 문 안으로 밀치며 류웨이를 보았다. 류웨이는 그들에게 재미난 표정을 지어 아이들을 놀렸다.
“가가가! 어린 녀석들이! 집에 가서 공부나 해.” 꾸오옌의 부친이 크게 손을 한번 내젓자, 몇 명의 머리가 작은 아이들이 바로 움츠러들고 돌아가 보이지 않았다.
꾸오옌은 빨간 기름이 들어간 소면 한 큰 그릇을 들고 나와 두 손으로 류웨이에 건네주며 말했다. “웨이 오빠, 많이 드세요……”
시름시름하던 꾸오옌의 모친도 따라 나와, 공손하게 인사하며 말했다. “집이 가난해서, 뭐 맛있는 게 없소, 류형 그냥 대충 떼우시오……”
꾸오옌의 부친이 마누라를 향해 눈을 부라리고 소리쳤다. “쓸데없는 말이 왜 그리 많아, 들어가.”
꾸오옌의 모친은 한숨을 내쉬고, 소리 없이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럼, 사양하지 않습니다!” 류웨이는 면을 들고 한 젓가락 한 젓가락 먹기 시작하는데, 꾸밈이 없고 경박하지 않았으면 맛깔 넘치게 통쾌하게 남김없이 먹었다.
꾸오옌의 부친은 류웨이를 주시하며 만족스런 미소를 지어보였다.
류웨이는 빈 그릇을 꾸오옌에게 건네주며 그를 보며 말했다. “꾸오옌, 정말 맛있네! 네가 해주는 빨간 기름 소면을 자주 먹었으면 좋겠네! 나는 면발 먹는 것을 좋아하거든……”
꾸오옌의 부친은 흡족한 듯 말했다. “그럼 자주 놀러 와요!”
꾸오옌은 오히려 류웨이 말속의 의미를 들어내고서, 류웨이 눈 속의 진정을 읽고서는 얼굴이 빨게 지며 몸을 돌려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보잘 것 없는 거리 뒷골목의 등불은 암담했고, 소란스런 밤하늘엔 유장하고 귀에 들어오는 천극고강과 떵리쥔(鄧麗君)의 부드러운 애정곡이 떠돌고 있었다.          
꾸오옌이 류웨이를 부두까지 바래다주었을 때 벌써 헤어지기 아쉬워하며 류웨이를 응시하며 바라보았다. 류웨이도 다소 격동되었다.
“또 만날 수 있을까?” 아가씨가 가볍게 물었다.
“있지!” 류웨이는 확신하며 대답했다. “나는 최근에 강북전표고장에서 생산품 품질을 정돈해야 되, 매일 배 타고 강을 넘어와야 되, 아침에 왔다가 저녁에 돌아가, 널 만날 수 있을 거야……”  
“그럼 널 기다릴게!” 아가씨는 말을 내뱉고는 얼굴이 빨게 졌다.
“이렇게 정한거야, 그럼, 간다.”
류웨이가 손을 내밀자, 아가씨는 잠시 주저한 뒤 손을 류웨이게 내밀었다. 두 사람은 손을 꽉 잡고 한참동안 섰다.
류웨이는 잠깐 웃더니 몸을 돌려 등불이 찬란한 대로로 갔다.
꾸오옌은 멀어져 가는 류웨이를 바라면서 마음이 크게 동요했다.

홍색 라다 택시 한대가 휘청거리며 몰아와 길 옆 패스트푸드점 앞에 멈췄다. 검은 가죽에 짧은 콕과 청바지를 입고 있는 미커는 차문을 닫고, 침울한 얼굴을 하고 들어갔다.
새로 연 패스트푸드점의 고객은 구름처럼 많았고, 등 아래에는 생활의 열기가 가득 넘쳐흘렀다. 미커는 모서리 어둡고 조용한 곳의 자리 하나를 찾고서 맥주한 잔과 몇 가지 마른안주를 시키고는 혼자서 훌쩍훌쩍 마셨다.
이곳에 밥을 먹으러 온 사람들은 짝을 이루고 열애에 빠진 젊은 사람들로 그들은 몰래 은밀한 말을 주고받으며 이따금씩 가볍고 부드러운 웃음소리를 냈다.
미커는 갑자기 눈빛을 한번 번뜩이더니, 얼굴색이 험상 굳어졌다――
부드러운 등불아래에 류스와 왕창이 먼발치의 창가 쪽 식탁 옆에 서로 가까이 기대고 친밀하게 낮은 소리로 교담하고 있었다.
미커는 순산 피가 치솟아 오르고, 아연실색하였지만 그는 극력 자신의 기분을 누르면서 차갑게 그의 아내를 주시하고 있었다.
왕창은 눈물을 닦고 있었고, 류스가 다정하게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의 손을 자신에 얼굴에 갖다 대고 있는 것 같았는데, 이 친밀한 동작은 그들 사이의 특수한 관계를 보여주었다. 미커는 종업원을 불러 돈을 내고 조용히 일어서서 문밖으로 나갔다……
라다택시가 술에 취한 사람처럼 휘청휘청 거리며 달리며 강변도로 코너를 도는 곳의 절벽 가에 멈췄다.
미커는 차에서 뛰어내리고, 습한 신선한 공기를 깊이 들어 마시고, 강변의 차가운 바람이 자신의 머리에 부풀어 오른 통증과 뜨거운 몸을 불어주고 있었다.
그는 휘 바람을 불며 휘청휘청 거리며 바위 정상의 정교하고 독특한 전망대로 갔는데, 하는 일없이 빈둥거리는 게으름뱅이 같았다.
막 계단을 오르려고 하는데 갑자기 정자 안에 한 쌍의 남녀가 어둠속에 껴안고 아주 거칠게 키스를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미커는 혐오하듯 서고는 돌아가지도 가지도 못했다.
“하오아요우! 하오아요우!” 그 남자가 갑자기 기뻐하며 소리쳤다. 그렇지만 여인에 대한 족발을 핥는 식의 키스는 그치지 않았다. 두 사람의 외국 여행객이 이곳을 지나며 어떤 사람이 그들에게 인사하는 것을 보자 해죽이 웃고 정자로 들어갔다. 그들은 그 남녀의 추태에 대해 하하 크게 웃기 시작했고, 그 남자의 엉덩이를 치고는 유유히 떠났다.
“구뚜바이! 구뚜바이!……” 그 남자는 우쭐거리며 소리치며, 여인에게 몇 번 시원스럽게 키스했다. 두 명의 외국여행자들은 하하 웃었고, 웃음 속에는 경멸이 가득 차 있었다……
미커의 얼굴색이 새 파래지고, 아무소리도 없이 앞으로 갔다. 그 마침 여인의 얼굴 도처를 마구 핥고 있던 남자의 뒤 옷깃을 잡고 힘을 이용하여 내치니, 그 젊은 사람은 괴성을 지르며 정자 바깥의 계단으로 날아갔다. 여인은 놀란 소리를 지르고 뛰어 물러나며 하이힐도 한쪽을 벗어 놨다. 그 남자는 일어나 미커를 향해 떠들며 고함쳤다.
“에이? 뭐 하는 거야!? 젠장!……”
미커의 침울한 눈빛이 그를 뚫어지라 쳐다보며,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 남자는 맨발이던 여인을 끌며 말하며 물러났다. “건달이잖아!……넌 왜 말을 하지 않아? 나와 같이 경찰서 가자 담력이 있으면? 가자니까?……”
미커는 격분하며 이를 부득부득 갈며 주먹을 꽉 쥐고 다가가며, 겁주자 그 남녀는 놀라 당황하며 서로를 끌며 어둠 속으로 도망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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