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文史哲/韓國歷史

7.김구․김규식의 남북협상은 올바른 것이다?

마장골서생 2009. 7. 26. 23:47

 김구와 김규식의 남북협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두 가지 근거를 제시한다. 하나는 1948년 4월 평양에서 전개된 남북협상이 실제로 성과를 거뒀다는 견해다.

 

  그러나 남북 요인회담의 합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서를 면밀히 검토해 보면 남북협상의 성과라 할 내용이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다. 남북요인회담 공동성명서는  

  ①미ㆎ소 군대의 즉시 철수

  ②미ㆍ소 군대의 철수 후 내란ㆍ무질서 발생 부정

  ③미ㆍ소 군대 철수 후 전(全)조선정치회의를 통한 통일임시정부 수립과 임시정부의 주관에 의한 남북한 총선 실시

  ④남한 단독선거와 그에 입각한 남한 단독정부 불인정 등 4개의 합의사항을 내포하고 있다.

 

  남북협상을 긍정 평가하는 사람들은 그 중 ②항과 ③항의 합의를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내란이나 무질서의 발생은 본질적으로 구두약속이나 문서로 저지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②항의 합의는 무의미한 것이다. 그것은 미ㆍ소군이 철수하고 나면 내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남한 민중들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선전에 불과하다.

 

  ③항은 전(全)조선 정치회의에 참여하게 될 남북한의 정당과 사회단체들의 성격 때문에 결정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③항은 전(全)조선 정치회의에 참가할 남북한의 정당과 사회단체 56개의 명단을 제시했는데 그 명단에는 평양의 연석회의에 참석했던 정당과 단체들만 기재되어 있고, 남한 우익진영에 속하는 정당과 사회단체는 단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 남한 우익진영의 정당과 사회단체들을 전면 배제한 전조선 정치회의를 구성하자는 합의를 남북협상의 성과로 본다는 것은 한반도의 공산화 통일을 위한 중간단계의 조치를 지지하는 것과 동일하다.

 

  김구와 김규식의 남북협상 노력을 긍정 평가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또 하나의 근거는 남북협상을 추진한 김구와 김규식의 민족주의적 의지다. 아무리 고상한 뜻에서 비롯된 행동이라 할지라도 그 행동이 타인이나 공동체에게 큰 피해를 줄 경우에는 긍정 평가해선 안 된다. 북한 공산세력은 공고한 단독정권을 수립해 놓고 북한지역을 사회주의화하기 위한 노력을 확고하게 전개하면서 군사력을 강화하여 그 군사력 을 동원해서라도 남한까지 공산화하려는 태세를 취하고 있었다.

 

  1948년 봄은, 남한만이라도 공산화를 방지하려면 남한 민중의 의사에 근거한 민족정부를 수립하여 남한의 혼란을 방지하고 북한 공산세력의 공산화 기도에 대응해야 했던 시점이다.

 

  김구와 김규식이 추구한 남북협상은 비록 민족분단을 막아야 한다는 고상한 뜻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지라도 남한지역의 공산화 방지 노력에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 어리석은 행동이었음이 분명하다.

 

  김구와 김규식의 남북협상 노력을 당시 남한 중도파의 핵심적 지도자의 한 사람인 안재홍의 입장과 비교해 보면 양김(兩金)의 남북협상 노력이 어리석은 것이었음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안재홍은 김구ㆍ김규식과 동일하게 민족분단에 반대하고 남한의 단독선거에 비판적이었다.

 

  하지만 북한에 이미 단독정권이 수립되어 사회주의화를 실천하고 있으며 공산군의 강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남한에 정부를 수립하여 그에 대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5․10 선거에 불참했으나 남북협상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안재홍은 또한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후에는 그 정당성을 인정했다.

 

  양동안 한국학 중앙연구원 교수

 

  출처 : '대한민국 건국사'(이승만 박사 기념사업 출판사업부) 중에서.

  

 입력날짜 : 2006-05-03 (1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