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건국 과정에 관한 10가지 잘못된 견해(1)라는 제목으로 월간조선에 실린 내용인데 찾아보기 쉽게하기 위해 정리한다.
1.조선건국준비위원회와 인민공화국은 민중의 뜻에 따라 좌우의 모든 정치세력이 참여한 민족통일전선이었다?
해방 다음날인 1945년 8월16일에 구성이 발표된 조선건국준비위원회(건준)는 당시 서울에서 활동 중이던 소수의 좌익분자들이 만든 조직이다. 일제의 조선총독부는 일본의 항복이 임박하자 일본의 항복 후 초래될 한반도에서의 혼란상태와, 그로 인한 한반도 거주 일본인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조선인 정치 지도자에게 치안권을 이양할 것을 계획했다.
조선총독부는 여운형에게 치안권을 이양하기로 했고, 당시 서울에서 활동 중이던 공산주의자들인 정백ㆍ이강국ㆍ최용달ㆍ홍증식 등은 여운형과 접촉했다. 그들은 일본인들로부터 여운형이 치안권을 인수한 것을 근거로 우리 민족의 독립국가 건국을 준비하는 조선건국준비위원회를 조직하기로 합의했다.
출범 당시의 건준(建準) 중앙조직은 좌익세력과 안재홍이 이끄는 중도파의 일부만이 참여한 좌익과 중도파의 연합체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건준 출범 15일 후인 8월31일의 건준 간부진 개편 후에는 안재홍이 이끄는 중도파마저 탈퇴, 건준은 좌익진영만의 조직체로 축소됐다.
건준이 출범 6일 만인 8월22일에 발표한 건준 간부 34명의 명단에 우익진영 인사인 김준연과 함상훈이 포함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간부 명단에 두 사람의 이름이 포함된 것은 우익진영과의 합의는 물론이고 당사자들의 동의도 없이 건준 측에서 일방적으로 도용한 것에 불과하다.
인민공화국(人共)은 조선공산당이 꾸미고 연출한 정치적 연극에 불과했다. 인공(人共의 선포는 철저히 조선공산당 지도자인 박헌영에 의해 계획되고 공산당 내 박헌영파에 의해 실천됐다. 박헌영은 인공의 형식적 모태기관으로 건준을 내세우면서도 건준에서 인공문제를 협의하도록 제안한 바도 없었다.
그는 건준의 위원장이며 인공의 중앙인민위원장으로 내정된 여운형과도 사전 협의하지 않은 채 인공 선포를 추진했다. 박헌영은 인공을 선포하기 이틀 전인 9월4일에야 여운형에게 인공 추진을 통고했고, 인공을 선포하는 회의도 밤중에 좌익계 치안단의 본부가 있는 옛 경기여고 강당에서 개최했다.
우선 국내외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라면 국내외 각계각층에서 공식적으로건 비공식적으로건 회의에 파견할 대표를 인선하는 작업이 있었어야 할 것인데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중국의 중경(重慶)에 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대표한 인사나 연안의 독립동맹을 대표한 인사, 미국의 독립운동 세력을 대표하는 인사는 물론이고 국내에 있던 우익진영 및 중도파를 대표한 인사들이 그 회의에 전혀 참석하지 않았고 초청받은 일도 없다.
그 날 밤 회의에 참석한 회중(會衆)은 조선공산당의 박헌영파와 그들 휘하에 있는 경인지역 노동자들이었다. 이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인공이 민중의 뜻에 따라 선포된 기구가 아니라는 것은 말할 나위 없이 분명하다.
일부 연구자들은 9월5일 밤에 발표된 인공의 중앙위원 명단이나 9월17일에 발표된 인공의 부서 책임자(각료에 해당) 명단에 우익진영 인사들의 이름이 포함된 것을 근거로 인공에 좌우를 망라한 모든 정치세력이 참여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인공의 간부명단에 이승만, 김구를 비롯한 우익진영 인사들의 이름이 포함된 것은 사실이나, 그것은 당사자들과의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이뤄진 것이다. 다시 말해 건준과 인공은 민족통일전선기구와는 거리가 먼 좌익 통일전선기구에 불과했다.
양동안 한국학 중앙연구원 교수
이 글은 양동안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의 ≪대한민국 건국사≫(이승만 박사 기념사업 출판사업부) 중에서 정리한 것임.
입력날짜 : 2006-04-18 (16:02)
'韓文史哲 > 韓國歷史' 카테고리의 다른 글
3.우리 민족을 위해 신탁통치를 받아들여야 했다? (0) | 2009.07.26 |
---|---|
2.미국은 한반도 분단의 원흉? (0) | 2009.07.26 |
'미실'은 존재하지 않았다? (0) | 2009.07.17 |
이두(吏頭) (0) | 2009.07.15 |
김유신 부자의 혈통은 서로 달랐다 (0) | 2009.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