幽默雜事/獨孤料理

수정과를 시원하게 먹는 이유

마장골서생 2009. 7. 15. 16:30

해마다 여름이 되면 우리 어머니께서는 수정과를 만들어주십니다. 더위에 지쳐서 입맛이 떨어졌을 때 마시는 시원한 수정과는 식사를 마친 뒤 후식으로도 손색이 없고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음료로도 좋습니다.

수정과를 마실 때마다 느끼는 단맛과 약간의 매콤한 맛은 입안을 상쾌하게 만들어주고 속에 들어가면 어딘가 모르게 차분한 기분이 드는 것 같습니다
.

최근에는 수정과를 음식점에서 후식으로 많이 제공해 주지만 옛날에는 집에서 자주 만들어먹던 흔한 음식이었습니다.

 

 

수정과를 만드는 주재료는 생강과 계피입니다. 물에 생강과 계피를 넣어 매운맛이 우러나도록 끓인 후에 체로 거른 후 설탕이나 꿀을 타서 더 끓인 후 식히면 수정과가 만들어집니다.

여기에 곶감이나 호두, 잣 등을 입맛에 따라 넣어서 먹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수정과를 냉장고에 넣어 시원하게 보관하다가 땀 흘린 뒤나 식사 후 입가심으로 한잔 마시면 아주 그만입니다
.

그런데 일반적으로 수정과는 항상 시원하게 마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차 종류는 대부분 따뜻하게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왜 수정과는 항상 시원하게 마시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을까요
?

그리고 수정과가 생각나는 계절은 대부분 여름입니다. 물론 다른 계절에도 수정과를 만들어 먹을 수 있지만 유독 여름에 수정과를 많이 먹게 되고 대부분 시원하게 해서 먹게 됩니다. 왜 수정과는 주로 여름에 먹게 될까요
?

수정과의 주 재료인 생강과 계피는 우리 몸속을 따뜻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몸속을 따뜻하게 하는 성분의 약이 따뜻한 온도로 들어가게 되면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그래서 따뜻한 성질이 있는 것들은 가급적 따뜻하지 않게 즉, 상온이나 미지근한 상태에서 복용하는 게 원칙입니다
.

한약 중에서도 몸을 데우는 약성이 있는 약재가 많이 들어간 처방은 가급적 데우지 않고 상온이나 미지근한 상태에서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물론 개인적인 상황에 따라서 따뜻하게 복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편적으로는 데우지 않고 복용합니다
.

그리고 여름에는 피부가 뜨거워지는 계절이므로 상대적으로 몸속은 차가워집니다. 그러므로 따뜻한 성질을 지닌 수정과를 마셔서 속이 차서 생기는 문제를 예방하려는 의미도 담겨져 있습니다
.

물론 속이 많이 차가운 사람의 경우는 수정과를 따뜻하게 마셔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한약도 몸속을 시원하게 만드는 약은 가급적 따뜻하게 복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물론 여기에도 개인적인 차이에 따라 복용법이 달라집니다
.

우리 선조들은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 하나에도 자연과 몸의 조화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특정한 시기에 먹었던 음식들은 대부분 그 시기에 병이 생기
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음식들입니다.

인스턴트 식품과 서양 음식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전통적인 음식이 어떤 의미를 지닌지도 모른 채 고유의 음식문화를 서서히 잃어가고 있습니다.

매일 전통 음식만을 먹으며 살 수는 없지만 철마다 먹었던 고유한 음식들을 시기에 맞춰 한 번쯤 먹게 된다면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우리 전통문화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경제 주간지 '이코노믹 리뷰'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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