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文史哲/中國文化

베이징 오리구이

마장골서생 2009. 7. 3. 17:21

베이징 오리구이


국가(國歌) 국화(國花) 국기(國旗)가 있듯이 그 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어 그 나라를 대표하는 국찬(國餐)이라는 게 있다. 베이징에 가서 만리장성 가보지 않으면 가나 마나라는데, 가서 먹지 않으면 또 가나 마나라는 국찬이 페킹 덕(Peking duck), 곧 베이징 오리구이다.


중국을 방문 중인 김정일 위원장이 100여년 된 오리구이의 본포(本鋪) 취안쥐더(全聚德)에 가서 오리구이를 먹었다던데 이 집은 서태후(西太后)를 비롯, 중국 황제와 수뇌들 그리고 닉슨을 비롯한 200여개국 정상 등의 국빈이 들렀다는 곳이다.


오리구이는 2100여년 전 한(漢)대 고분인 마왕퇴(馬王堆)에서 나온 죽간(竹簡)에 ‘오리구이 한 바구니’란 대목이 나오는 것으로 미루어 역사도 유구하다. 유일한 여황제인 측천무후(則天武后)의 총애를 받았던 장역지(張易之)의 음식 사치에서 이 오리구이가 시작되었다고 ‘조야첨재(朝野僉載)’는 기록하고 있다.


커다란 철롱(鐵籠) 속에 오리를 넣어 놓고, 그 둘레에 숯불을 피워 오리로 하여금 서서히 열에 시달리게 한다. 그럼 그 철롱 속에 넣어준 다섯 가지 양념과 약재로 만든 즙으로 갈증을 풀고 서서히 몸을 익혀가며 죽는다. 양념이 살에 배어 별미일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베이징 오리구이의 원조라는 것이다.


지금도 전압(塡鴨)이라 하여 가두어 기르며 잡기 며칠 전에 고온 장치 속으로 옮기는데, 특별히 조제한 액체 사료를 넣고 열을 가해 산 채로 조미를 시킨 다음 잡는다.


중국 각지에 유명 오리요리가 많으나 베이징의 그것에 따르지 못하는 것은, 더위에 약하고 추위에 강하여 베이징 기후에서만 잘 자라는 소백안압(小白眼鴨)이라는 특수 종의 오리만 산 채로 구워지고 육질을 조미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한다.


한 해에 20만마리를 팔고 전국에 60여 체인을 거느린 이 취안쥐더는 서울을 비롯, 세계 주요 도시에 모두 진출했으며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 연간 600만마리의 오리가 중국으로부터 수입돼 왔고 경향 각지에 오리구이집이 없는 고을이 없을 정도로 번졌다. 생활용품을 점거한 중국이 입맛까지 침범하고 있는 셈이다.

 

 

 


[조선닷컴 이규태코너]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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