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경(茶經)』이란 어떤 책인가?
『다경(茶經)』의 저자인 육우(陸羽)는 그의 집안 내력이 자세하지 않다. 옛 기록에 따르면 경릉(竟陵)에 어떤 스님이 물가에 버려진 아이를 얻어 길렀다고도 하고, 또 그가 성장했을 때 『주역』으로 점을 쳤는데 건지점(蹇之漸)의 괘를 얻었고 그 괘사에서 ‘홍점우육·우가용위의(鴻漸于陸 羽可用爲儀)’라는 글귀를 얻어 성(姓)과 이름과 자(字)를 가지게 되었다고도 한다. 이것을 보면 육우는 고아나 다름없다.
육우는 집념의 사나이였다. 이러한 육우였기에 차에 대해 애정을 갖기 시작하면서 차에 대한 경(經)을 짓기에 이른 것 같다. 이 『다경』은 차(茶)의 전문서이며 차와 인간이 처음으로 문화적으로 대화한 기록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다경』은 중국 문화의 양식(良識)을 대표하는 책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저술됨으로써 비로소 차와 융화(融和)되어 살아가는 인간의 생활방식이 본격적으로 솔직하게 다루어지게 된 것이다.
『다경』은 전문서, 특히 실용도서였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문화사상(文化史上)의 고전(古典)으로서 받아들여진 까닭도 여기에 있다. 책의 고전성(古典性)은 영원한 것이고, 인간의 양식(良識)도 또한 영원하다. 그러면서도 경향적(傾向的)으로 영원성을 추구하면 쉽게 고전이 생겨난다는 것은 아니다. 고전에는 전후의 시대와 격절된 개성(個性)이 있고, 또 고전은 그 고전을 낳은 시대의 인간의 마음을 대표한다.
『다경』은 당나라 사람들이 만들 필요가 있어서 만들고 당나라 사람의 소산(所産)이기에 당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걸맞는 대표적인 고전의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런 뜻에서 『다경』은 통시적(通時的)인 중국인의 양식에 대한, 당나라 사람들의 양식의 대화(對話)의 기록이기도 하다. 『다경』이 당나라 사람들의 교양을 잘 구체화한 책으로서 소중하게 여겨지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저자(著者)인 육우(陸羽)는 젊었을 때에 연예인(演藝人)으로서의 훈련을 쌓아, 그 길의 사람으로서 자타가 공인하는 존재였다. 그런 사람이 어느 날 그 사회에서 뛰쳐나와 문인(文人) 사회의 일원(一員)으로서 재편성(再編成)된 것이다.
『다경』에 있어 기술(記述)의 구체적인 설명과 박진감이 있는 것은 고전을 이룩한 그의 위대한 개성 중에서, 마지막으로는 연예인으로서의 훈련에 의해 쌓아올린 젊은 시절에 몸에 밴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반드시 그것만은 아니다. 호주(湖州)의 자사(刺史:도지사)이던, 육우의 직접 상사(上司)인 이계경(李季卿)이라고 하는, 지극히 고전주의적인 인물을 만난 사실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다음은 피일휴(皮日休)라는 벗이다. 이 그림자처럼 언제나 육우를 보좌한 시인(詩人)이 아니었다면 육우는 문인 사회에 정착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어려서 절에서 자란 어렴풋한 기억이다. 멀면 멀수록 그 기억은 확실하게 업적(業績)을 얽어맨다. 『다경』의 구지략(九之略)에 나타나는 사상은, 생각건대 이 일과 인연이 없지 않을 것이다.
『다경』은 전사(傳寫)되는 과정에서 3가지의 이본(異本)이 생겼으나 북송시대(北宋時代) 후기에 진사도(陣師道)라고 하는 학자가 유취(類聚)하여 오늘의 『다경』을 완성한 것이다. 그런 뜻에서 말한다면 『다경』을 중국 고전 문화사의 궤도에 올려놓은 매개자(媒介者)는 진사도다. 오늘의 『다경』이 진사도의 뜻에 의해 어느 정도로 개편되었는지 알 수 없다고는 하더라도 현상(現狀)에서의 인식에 있어서는 당나라의 향취(香趣)를 잘 남기고 있으므로, 그런 뜻에서 『다경』은 송인(宋人)으로서는 가장 좋은 사람을 만난 행복한 고전이었다고 하는 것이 된다.
끽다양생기(喫茶養生記)를 쓴 영서선사(榮西禪師:1141∼1215)는 일본 임제종(臨濟宗)의 개조(開祖)로 천광국사(千光國師)라고도 한다. 11세에 정심(靜心)에게 사사(師事)하고, 14세에 낙발(落髮)하였다. 선사(禪師)가 큰 자취를 남긴 것은 두 차례에 걸친 중국(中國)에의 도항(渡航)이다. 처음은 20세 때 4월에 도항하여 사명산(四明山)·천태산(天台山) 등지를 순회하고, 그해 9월에 귀국하였다. 그러나 임제종을 연 것은, 두번째 송국(宋國)에의 도항에서였는데 선사 47세 때로부터 5년 가까운 체재시기였다.
선사에게는 『흥선호국론(興禪護國論)』과 『출가대강(出家大綱)』등의 저서가 있으나 『끽다양생기(喫茶養生記)』는 일본에 있어 독립된 다서(茶書)로서는 최초의 것으로, 다종(茶種)을 들여온 공적과 함께 선사를 다조(茶祖)로 우러르게 하는 이유도 또한 이 저서에 있다. 그러나 이 책이 저술된 것은 그의 만년(晩年) 때로 처음은 그의 71세 때이고, 두번째로 쓰인 것은 74세 때였다.
이 책은 상하(上下) 2권(卷)으로 나뉘어져 있으나 서명(書名)을 양생기(養生氣)라고 하였듯이, 끽다(喫茶)의 작법(作法)이나 일반적인 마음가짐을 쓴 것이 아니고, 선약(仙藥)으로서의 차(茶)의 의학적(醫學的) 효능을 쓴 것이다. 그 하권(下卷)에는 「끽다법」에 대한 말도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선약(仙藥)으로서의 상(桑)의 효능과 마시는 방법이 쓰여져 있어, 이 책을 『다상경(茶桑經)』이라고 하는 것이 좋을 정도다. 실제로 지난날에 그렇게 부르기도 한 듯하다.
『끽다양생기』는 일본인인 영서선사(榮西禪師)의 저서이다. 중국 고전으로 분류하기에는 반드시 타당하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일본의 다서(茶書)의 선구(先驅)임과 함께 원문은 한문(漢文)으로 되어 있고 그 내용이 차의 효능을 상세하게 기록하였으로 『다경(茶經)』의 부록으로 걸맞는다고 생각되어 감히 여기에 수록하기로 하였다.
그는 오부(五部)의 가지(加持)에 의한 내적(內的)인 치료법과 함께 오미(五味)의 섭취에 의한 외적(外的)인 치료법을 겸합(兼合)하여 안과 밖 양면으로부터 하는 신체의 보전을 설하였다. 이에 불교인(佛敎人)으로서의 영서(塋西)의 면모(面貌)가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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