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비준 이후] 운동권 아지트로 변한 국회 외통위… 발코니엔 오줌 페트병까지
[민주·민노당 23일간 점거]
휴지·신문지로 카메라 가리고, 문엔 꺾쇠 박고 쇠사슬까지
회의장 앞 화장실 있는데도 실내에서 소변 해결
출입문 담당 수칙 종이엔 '노조, 따딱딱딱딱' 암호… 청소 직원 "쓰레기량 4~5배"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401호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장은 지난 22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이 처리되기까지 23일 동안 민주·민노당 의원과 보좌진에 의해 점령당했다. 지난달 31일 점거를 시작한 그들은 한·미 FTA 비준안이 통과된 직후인 22일 오후 5시쯤에야 철수했다. 그동안 민노당 보좌진이 문 밖에서 출입을 통제하는 가운데 민노·민주당 의원과 보좌관 5~6명이 번갈아가며 회의장 안을 '사수'했다. 23일간 '야당의 해방구'가 됐던 외통위 회의장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출입문을 안에서 쇠사슬로 감아
22일 오후 야당 보좌진은 농성의 '흔적'을 지운 뒤 물러났다. 집기를 원위치시키고 농성용품들은 거의 남기지 않았다. 하지만 철수 직전 그들은 한·미 FTA 표결이 진행되던 본회의장의 상황 때문에 잠시 '농성장'을 비웠고, 당시 어지러웠던 회의장 내부는 외통위 관계자들에 의해 그대로 카메라에 담겼다.
민주·민노당이 가장 신경 쓴 것은 모두 5개인 출입문의 봉쇄였던 것으로 보인다. 소회의실로 통하는 작은 문은 'ㄱ'자형 꺾쇠를 드릴로 박은 뒤 손잡이에 자물쇠를 채우고 다시 쇠사슬로 집기들과 연결시켰다. 다른 출입문에는 열쇠 부분에 펜치를 물려 놓거나, 문 앞에 책상과 걸상을 일렬로 쌓았다. '작업'에 사용된 공구통도 눈에 띄었다. 국회 관계자는 "2008년 12월 외통위 회의실 출입문을 해머로 때려부순 뒤 나무문에서 철제문으로 교체했는데 이번엔 문 손잡이들을 고장 내놨다"고 했다.
회의 상황을 중계하는 5개의 내부 카메라는 신문지로 둘둘 말아 놓거나 젖은 휴지를 붙였다. 아예 천장 쪽으로 카메라의 방향을 돌려놓기도 했다. 외부에서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보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짬뽕·갈비탕 시켜 먹으며 점거
증인석 탁자 아래에는 3~4명이 사용할 이불과 요가 쌓여 있었다. 밖에서 3~4명이 출입문을 통제하는 가운데 내부 점거조가 문을 열어 줄 땐 암호가 이용됐다. 문에 붙은 '출입문 담당 수칙'에 따르면 '노조, 따딱딱딱딱'이란 암호 외의 다른 소리에 일절 문을 열어선 안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민노당 보좌진이 쓴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보좌관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을 반대한다면서 지난달 31일부터 22일까지 23일 동안 점령했던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회의장 책상과 의자 등 집기는 어수선하게 널려 있고 증인석 탁자 아래에는 3~4명이 사용할 수 있는 이불과 요가 쌓여 있었다. 회의장 창밖 발코니에는 소변이 담긴 페트병 10여개가 발견됐다. 드라이버와 망치가 담긴 공구함도 나왔다. 회의 상황을 중계하는 내부 카메라 5개는 신문지나 젖은 휴지로 막아 외부에서 회의실 모습을 보지 못하도록 했다.<사진 오른쪽부터> /남경필 의원실 제공
소변을 회의장 안에서 해결한 흔적도 나왔다. 회의장 창밖 발코니에는 소변이 담긴 페트병 10여개가 있었다. 이 페트병은 23일 현재 그대로 남아 있다. 외통위 관계자는 "회의장을 나서면 바로 앞에 화장실이 있는데 해도 해도 너무했다"고 했다.
23일 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4~5명씩 철야조와 오후조로 나눠 회의장을 점거했고 민노당에선 주로 보좌진이 참여했다. 대부분 민주당이 끼니때마다 식사를 넣어줬고 오후 9시에는 이부자리와 간식이 들어갔다고 한다.
외통위 청소를 담당하는 국회 직원은 "23일 동안 쓰레기가 평소보다 많게는 4~5배가 많이 나왔다"며 "아침에 출근하면 밤사이 시켜먹은 김밥, 도시락, 갈비탕, 짬뽕 같은 음식물 쓰레기가 나와 있었다"고 했다. 이 직원은 "오전 8~9시가 휴식시간인데, 냄새 나는 국물을 하수구에 흘리고 건더기는 밀봉해 버리는데 시간이 걸려 한 번도 쉬지 못했다"고 했다. 국회 경호과 관계자는 "1~2시간에 한 번 순찰하는 것 빼놓고는 할 게 없었다"며 "그래도 의원들이 안에 있으니까 체크는 해야 했다"고 했다.
최재혁 기자 김경화 기자 조선닷컴 입력 : 2011.11.24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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